12월 12일
12월 12일.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몇 번을 잠들었다 다시 깼다 이불에 둘러싸인 채로 평소 보지도 않던 유튜브를 마음껏 봤다 질리도록 봤다 돌연 정신이 나가서 아찔해진다 시간은 찰나도 멈춰주는 법이 없다 여지없이 지고 또 진다 도망칠 곳은 이불뿐인데 여기에서조차 네 냄새가 풍겨 괴롭다 커피를 사러 나가는 것도 무섭다 요즘 들어 모바일 주문은 너무 편하다 현관 앞에 놓여있는 커피와 빵 그건 도저히 사람이 가져다놓았다고 생각할 수가 없다 이제는 돈으로도 혼자를 산다 살아가는 건 누구나 혼자다 그런 생각을 애써하는 나는 혼자일 수밖에 없다……
―저녁에는 머리카락을 다듬고 왔다. 미용실에 네가 다시 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돌아와서는 글을 쓰고, 책을 읽다가 약을 먹고 잠들었다. 그날 밤 꿈에서 나는 이사를 갔다. 오래된 모텔을 개조한 것처럼 보이는 집이었다. 내겐 몰라볼 정도로 짐이 많았고, 신발장을 열어보니 온통 네가 신던 신발밖에 없었다.
웃어야지웃어야지울면은바보가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