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냥 금요일
정오 무렵에 일어났다. 수면제를 많이 삼켜서인지 일어나자마자 헛구역질이 났다. 그렇게 많이 먹은 줄도 몰랐다. 약기운이 약을 더 많이 먹게 만드는 약이라면 골치가 아프다. 짜증이 확 나서 파란색 수면제를 죄다 변기통에 내다버렸다. 당장 오늘 밤부터는 약발안서는 흰색 약으로만 버텨야 하겠지만. 아무렴 새해 첫날부터 《무연고 20대 작가 극단적 선택, 변사체로 발견돼 충격》같은 기사를 읽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해피뉴이어에 걸맞은 소식도 아니거니와 딱히 충격도 아니다. 하기야 나 같은 삼류 인간의 죽음은 어디 보도될 일도 없을 것이다. 솔직히 작가도 아니다.
지난 한 해가 어땠느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나는 거의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았다. 지난 인생을 시계열로 보는 습관이 없다면, 아마 2021년이라는 해가 있었다는 사실도 잊고 말 것이다. 오래된 영화를 많이 봤다는 점, 책을 마구 읽어댔다는 점을 빼면, 오늘 밤도 똑같다. 파란 약을 마음껏 못 먹는다는 걸 빼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