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소적 낙관주의

14. 조율하는 화요일

by 이묵돌



소설 출간 일정을 문의하기 위해 출판사에게 전화를 요청했다. 살짝 늦은 오후에 벨이 울렸다. 나는 지금까지 나온 초고를 모두 보내고 한 달쯤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던 차였다. 다만 출판사는 연말연시를 기해 상당히 바빴던 모양이다. 나와 계약한 사실을 잊어버린 건 아니지만, 출판이 임박한 원고들 중에서는 우선순위가 밀려있었던 것 같다. 편집자는 전화너머로 무척 조심스럽게, 혹시라도 기분이 상하진 않을지 걱정하는 투로 이야기했다.

나는 "아, 괜찮습니다. 왠지 그럴 것 같았거든요." 하고 대답했다. "말씀드리지만 저는 제 주제를 알고 있기 때문에... 제 책 따위가 주력으로 나올 거라는 생각은 애초부터 안 하고 있었답니다(웃음)."

"아니, 무슨 말씀을... 흑, 작가님. 글도 정말 잘 읽히고 괜찮은데. 피드백도 주고받고 하면서 원고를 다듬어야 하는데, 시간이..."

"역시 3월 중으로는 무리인가요?"

"물리적으로는 그런데요. 팀장님과 얘길 해봐야죠."

계약취소만 하지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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