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하기 싫은 금요일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 심지어 만화속 캐릭터들도, 영화속 인물도 화면 밖의 내게 그런 일갈을 해댄다. 근처에 있는 현대 오일뱅크 주유소 현판에도 비슷한 게 적혀있다. "해보긴 해봤냐"는 정 회장님의 금언을 궁서체로 써놓은 것이다. 하물며 그리스 로마 시절에도 '행동이 따라오지 않는 생각은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이 있었던 걸 보면. "일단 좀 해봐라"는 일침 자체는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널리 통용되는 레퍼토리 같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내가 "그런 건 못해요" 라고 생각하거나 말할 땐, 해봤자 실현될 가능성이 적거나 내게 그럴만한 능력이 없어서... 라는 이유도 물론 있겠지만. 대부분은 '별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서' 라는 것이다. 가령 이 날은 몹시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깼는데, 부엌에 가보니 아침으로 먹을 빵이 없었다. 그렇다고 빵집에 가자니 문도 안 열었을 것 같고, 뭘 딱히 먹고 싶지도 않아서 다시 누웠다. 구제불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