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목재는 목요일에
전날과 똑같은 패턴의 아침이다. 글을 쓰고 책을 읽다가 다시 글을 썼다.
소파에 멍하게 앉아있다가 'TV위에도 선반이 있으면 좋겠는데' 라고 생각했다. 광명 IKEA에 들렀다 오기로 했다. 바깥은 엄청 추웠다.
차가 막히지 않아 이십 분 정도만에 도착했다. 평일에 이른 오후라 사람이 많지 않았다. 점심을 안 먹어서 식사부터 했다. 미트볼과 야채 볶은 것을 먹고, 후식으로 천구백 원짜리 초코케이크를 먹었다. 커피는 마실 생각이 없었는데 공짜라 그래서 한 잔 했다. 향이 좋았다.
앉아서 매장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살펴봤다. 데이트 겸 가구를 구경하러 온 이십대 커플들이 많았다. 대체로 귀여운 말투를 쓰고, 대화의 주제도 방식도 알콩달콩하다. 어떤 연인은 신혼살림을 장만하러 온 것 같기도 했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얼마나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시기인가. 그 모습들이 영영 돌아갈 수 없는 어딘가 같아서 속상해졌다.
집에 돌아가 선반을 설치했다. 혼자 밥을 먹으며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