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슬픈 연락을 받은 수요일
출판사로부터 3월에 소설집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속상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현기증이 나서 전화 도중에 마른 세수를 몇 번이나 했다.
편집자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요..." 하고 무안해했다. 이미 상반기 라인업이 확정된 뒤라, 나온다고 해도 이번 연도 하반기나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회사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니 어떻게 해줄 수도 없다. 나는 괜찮다고 했다. 내 소설이 출판에 확신을 줄만큼 훌륭했다면 이럴 일도 없었을 것이다. 문제라면 이쪽이 큰 출판사라는 것이다. 나 말고도 좋은 작가가 많은 거겠지.
분량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글자수로 치면 내가 냈던 책 중 가장 두꺼웠던 『시간과 장의사』 와 비슷했다. 글도 나쁘지 않고, 어느 지점에서는 크게 나아졌다고도 느꼈다. 다만 꼭지수가 십분의 일로 줄었다. 쓰다보니 길어진 것이다. 이야기 종류가 더 다채롭길 바랬던 출판사 측으로서는 아쉬웠을지 모른다. 마감했지만 마감하지 못한 것 같은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