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할 것 기록하지 않을 것

24. 왠지 쑥스러운 금요일

by 이묵돌



마음에 큰 지진이 일면, 속에 품고 있던 우울감이 해일처럼 끌어당겨질 때가 있다. 어제가 그랬다. 스위치가 눌린 건, 우습지만, 국밥이랑 같이 먹은 막걸리 한 병이었다.

재발급이 완료된 여권과 국제운전면허를 받고 돌아오니 네시 쯤이었다. 밥이라봐야 아침에 빵조각 두 개 먹은 것이 전부였다. 식사때는 아니지만 배가 고프니까, 오랜만에 순대국을 먹으러 갔다.

처음부터 술을 마실 생각은 없었다. 어르신들처럼 밥상에 꼭 술이 한 병씩 있어야 한다는 주의도 아니다(절대 아니다). 국밥집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그래서 옆자리 아주머니와 저쪽 구석의 택시기사 일행 분들의 대화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렸다. 그런 분위기에서는 왠지 술을 한잔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마셨다. 막걸리 자체를 오랜만에 마셔서인지 금방 취기가 올라왔다.

어기적대며 집에 돌아오고나니 '젠장. 인생은 하찮고 나는 글이나 써야해.' 라는 생각에 퍽 스트레스를 받았다. 어제의 기록은 바로 그러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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