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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묵돌 May 23. 2019

습작

서른네번째

"어째서 가만히 있습니까? 특별하게 살길 바라면서 왜 평범하게 노력합니까?" 


"아무 노력 할 필요 없어요. 그동안 잘 해왔잖아요" 


"허구한 날 시간을 낭비했던 주제에, 다른 사람과 똑같은 대우를 받고 싶다고요?"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어요. 당신은 그저 때가 오지 않았을 뿐이고" 


"남들과 차별화된 뭔가가 하나는 있어야할 거 아닙니까? 나이를 그만큼 먹었으면" 


"너는 너 자체만으로도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야" 


"보기 싫은 건 둘째치고, 자기관리가 전혀 안 되는 사람 처럼 보여요. 그런 사람을 누가 좋아할까요?" 


"먹고 싶은 걸 왜 참아야하죠? 맛있는 걸 다 먹고 살기에도 짧은 인생인데요" 


"남는 돈으로 저축하는 게 아니라, 저축하고 남은 돈을 쓰는 겁니다" 


"빚을 내서라도 해외여행을 가세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는 젊을 때 봐야 하니까요" 


"남들이 대외활동하고, 학점관리할때 당신은 뭘 하고 다녔나요?" 


"패기롭게 살아라!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 되지 마!" 


"하기 싫은 일도 할 수 있어야하고, 하고 싶은 일도 참을 수 있어야합니다. 그래야 어른 아닙니까?" 


"하고 싶은 건 전부 하세요. 왜 고민같은 걸 합니까? 원하는 대로 살다보면 길이 생기는 법이라니까요" 


"제멋대로 살았으면 책임 정도는 질 줄 알아야지" 


"어쩌면 우리는 우리 삶에서 너무 많은 책임을 지고 사는 지도 몰라요" 


"이왕 태어난 거 큰 물에서 놀아야할 것 아닙니까? 중소기업이나 다니고, 공무원 시험이나 준비하는데 쓸 건가요?" 


"대한민국에 일자리가 없다는 건 순 거짓말이에요. 당장 아무 중소기업, 스타트업에 가봐요. 일손 부족한 곳 천지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죄다 대기업 취직에 미쳐가지고……" 


"잘 모르겠으면 이것저것 참고해서 쓰던가 해야할 거 아니야? 일이 장난도 아니고. 다 정해진 절차라는 게 있는 건데" 


"너무 밋밋하고 개성이 없어. 젊은만큼 좀 패기있고, 열정적인 뭔가를 보여줄 순 없나? 맨날 똑같은 결과물만 내놓으면 기계와 다를 게 뭐야?" 


"너도 이제 나이가 서른이다. 언제까지 그렇게 철없이 살래? 부모님 위해서라도 정신 좀 차려야지" 


"여러분은 이제 겨우 서른밖에 안 됐습니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에요. 도전을 멈추지 마십시오" 


"기회라는 건 몇 번 찾아오지 않습니다. 왔을 때 꽉 붙잡고 놓쳐선 안 되는 거에요"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내는 거야. 네가 가만히 있는데 누가 갖다주는 게 아니라고" 


"약해지지 마세요. 누구도 울고 있는 당신을 위해 슬퍼해주지 않습니다" 


"슬플 땐 울어도 돼.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해질 줄 알아야한단다" 


"그렇게 살 거면 왜 살아? 차라리 죽는 게 훨씬 낫지. 주위 사람들한테 민폐 아니냐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부디 계속해서 살아주세요……" 


열탕에서 빠져나올 무렵이었다. 청년은 별안간 몰려오는 현기증으로 어지러웠다. 두세걸음쯤 휘청거리며 걸어가다가, 이내 목욕탕 돌바닥에 쓰러져 죽었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90년생의 의문사>, 2019. 5 




Writing  |  Mukdolee

Painting  |  M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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