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다섯번째
뭄바이의 대로를 거니는 소
햇발에 검은 가죽이 눈부시고
어쩜 다른 나라에서는 고기
상전처럼 모시고 가는 사람들
앙상한 뼈 창백한 구릿빛으로 덮인
흑백사진을 보며 나는 울었다
펑펑 울었다 세상에 사람 이럴 수가
슬픔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슬픔이라니
교과서 속 사람도 성경 속 사랑도
모두가 모두에게 똑같느니라 했는데
쯧쯧 참으로 미개하고 미개하도다
혀를 끌끌 차면서 오르는 서울역 계단
좌우 모서리에 걸터누운 비렁뱅이들
무슨 억울한 일 있는 사람 든 피켓과
무릎 꿇고 누가 쏟은 커피 닦는 아줌마
눈에 들어오지도 않은 채 들어온 역사
평등은 부끄럽고 추악한 자신으로부터
고결한 삶 모두를 에워싸고 있었다
반질거리는 돌바닥과 텅 빈 쓰레기통이
치우는 사람도 없이 저절로 생겨나듯이
<보호색>, 2018. 11
Writing | Mukdolee
Painting | M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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