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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비저블 은정 Apr 08. 2021

사업의 예고편이 될 워크숍

성산일출봉에서 들개 먹이가 될 뻔하다

확실한 계획이 있다면 불안감도 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맞는 트랙에 서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도 쉬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사업에 그런 확실한 계획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



쓰는 사람 EJ


 여기는 성산일출봉이다. 서울에서 뭐라도 쓰기 위해 노트북을 붙잡고 씨름했던 시간들이 무색하게도, 김포에서 비행기가 뜨는 순간부터 엉킨 생각들이 풀리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의 짧은 글에 익숙한 우리들이 이렇게 호흡이 긴 브런치 글을 얼마나 잘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게시글 첫 10개 정도는 읽기가 불편할 정도로 형편없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해시태그를 달아 발행을 눌러버리고 빨리 좋아요가 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은 충동이 든다.


김포에서 비행기가 뜨고 좌회전을 하는 순간


 이번 제주도 워크숍은 큰 틀만 잡고 많은 부분을 빈칸으로 남겨두었다. 그 때문에 매일 밤 그다음 날 뭘 해야 할지 약간의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빈 시간 덕분에 새로운 일들을 할 수 있기도 했다. 그저께는 상스캠 코치님이셨던 완희 님을 뵈었다 또 어제는 서울, 시드니와 zoom콜을 진행하기도 했다.


 방금 전에 성산일출봉 매표소 앞에서 들개의 먹이가  뻔했다. 산에 귀여운 강아지들이 있어서 팔을 벌리니 이내 강아지들이 쫓아왔다.  귀요미들을  안으려는 순간, 매표소 선생님이 돌을 들고 쫓으시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사람을 무는 무서운 들개들이었다. 이들이 뛰어  것은 나와 놀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커다란 먹이가 스스로 다가오니 얼마나 기뻤을까! 집에 백구들을 세 마리나 기르기 때문에 이 개들도 여느 백구들처럼 잘 다룰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이렇듯 때로는 자만과 잘못된 선택으로  스스로를 위험에 몰아넣기도 한다.


줌 10배 당겨서 찍은 성산일출봉의 들개 남매와 어머니


 확실한 계획이 있다면 불안감도 들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지금 맞는 트랙에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도 쉬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사업에 그런 확실한 계획이라는 것은 존재할  없다. 있어서도 안된다. 고객 그리고 시장의 변화에 남들보다 두 배는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우리가 가는 길은 네이버 지도에 나오지도 않는 길이다. 아무도 모르는 시골의 골목길, 아니면 어제 갓 개통한 도로 정도 될 것이다. 어쩌면 오늘의 닥친 과제를 해결하며 직접 길을 닦아나가는 과정일런지도 모른다.


길을 가는 EJ를 같이 길을 가는 MJ가 찍어주었다


 중요한 것은 이 불안감을 우리가 정말 사랑하고 또 이걸 심지어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가고 있는 목적지가 사업 실패자인지, 억만장자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간이 밝혀 줄 것이다.



 민지 님은 지금 한라산 정상으로 가는 길 위에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한 회사의 각자대표로서,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어려운 길을 함께 그리고 때로는 각자 혼자서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아침도 커피도 먹지 않아서 배고프다.


민지님이 보내준 한라산 가는 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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