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3위,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

by 굳센바위

쿠팡이 ‘일하고 싶은 직장 3위’에 올랐다는 기사를 보고 말문이 막혔다.
소비자 입장에서 쿠팡의 편리함을 쉽게 놓지 못하는 마음은, 이해하려 들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산재 1위, 최근 5년간 네 차례의 반복된 개인정보 유출, 노동자 과로사 문제에 더해, 최근에는 대관 로비 논란(5년간 고위 공무원 44명 영입 보도)까지 이어지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는 사실이 나를 멍하게 만든다. 공정을 그토록 외치는 MZ세대가 실제로는 이런 선택을 한다는 것인가, 하는 씁쓸함과 함께, 한편으로는 내가 아직도 세상 이치를 모르는 순진한 책상물림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는 학교에서 ‘ESG의 이해와 실천’이라는 과목을 맡고 있다. 그런데 이번 뉴스를 접하면서, 솔직히 앞으로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진다. 기업이 ESG를 제대로 실행해야 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로 흔히 ‘인재 유치’를 든다. 좋은 인재들이 ESG를 잘하는 회사를 선택하고, 그 선택은 기업들이 더 책임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하는 이유를 제공한다. 그런데 지금 이 현실을 보면, 그 전제가 과연 유효한지 다시 묻게 된다.

억지로라도 이해해 보려 했던 ‘소비자 입장’도 정말 신중히 되짚어 봐야 할 문제다. 기업이 사람을 귀하게 여기도록 만들려면, 결국 소비자가 먼저 반응해야 한다. 그 ‘사람’ 안에는 나와 내 가족, 내 이웃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편리함을 누리는 손가락 하나가, 누군가에겐 목숨까지 갈아 넣는 노동과, 반복되는 위험과, 그리고 그 위험을 외면하는 사회 분위기 위에 서 있는 건 아닌지…

‘ESG’라는 거창한 용어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는 우리가 선택하고 있는 세상을 말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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