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확인한 건강 비법

by 굳센바위

사실 ‘비법’이라기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다. 다만, 그 결과를 숫자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이 글을 적는다.

나는 15여 년 전 고혈압 진단을 받고 약을 먹기 시작했다. 부모님 두 분 모두 혈압이 높으셨기에, 이를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그러던 중 10년 전, 지인과 금연을 두고 큰 내기를 하게 되었다. 중간에 몇 번 들켜 내기 돈으로 술자리를 벌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약 3개월간 담배를 끊게 되었다.

그런데 정기검진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혈압이 오히려 저혈압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주치의는 혈압약을 크게 줄여주었다. 그리고 1년 전, 주치의가 바뀌었다. 새 주치의는 매일 집에서 혈압을 측정하며 생활을 함께 관리해 보자고 권했다. 생활 습관에 따라 혈압이 달라진다면, 약을 끊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내 몸의 변화를 ‘숫자’로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분명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혈압은 내 행동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혈압이 높게 나오는 날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과음한 다음 날 — 적당한 음주는 큰 변화가 없었다.

과식한 다음 날 — 특히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했을 때 더 두드러졌다.

해야 할 일이 밀려 있는 날 — 미루어둔 일들이 쌓여 있을 때였다.

부담스러운 일을 앞둔 날 — 괜히 맡았다는 후회가 드는 순간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날 — 수면 시간보다 ‘수면의 질’이 더 중요했다.

결국 답은 단순했다. 술과 음식을 절제하고, 시간을 관리하며, 필요할 때는 정중하게 거절하고, 깊은 잠을 자는 습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이다. 다만 이번에는 그것이 ‘좋은 말’이 아니라, 숫자로 확인된 사실이었다. 결국 건강을 지키는 비법이란 우리가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는 것들을 꾸준히 해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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