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환경에 관심이 없을까?

4가지 걸림돌 - 1. 지구

환경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환경 문제의 원인과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산업 발전으로 인한 대량 생산과 소비는 형식적인 원인일 뿐이다. 우리 모두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구조는 원인과 영향의 연결고리를 이해하는데 장애물이 된다. 주제가 너무 거대해 보여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가 어려운 점, 친환경 제품하면 비싼 가격 구조 역시 환경에 대한 무관심을 부추긴다.      

알면 달라질 것이다. 

문제는 환경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점이다. 더불어, 환경 문제의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몇 가지 걸림돌이 존재한다.  

그것은 “지구”, “노력”, “불편”, “특별”이라는 개념들이다.      

“지구”

사실, 지구가 실제 얼마나 아픈지 알 길이 없다. 우리는 환경오염이 지구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만약 지구가 하나의 생명체라면, 환경오염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 교수는 1979년 출판된 저서 가이아(GAIA)에서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설명하면서, 인간이 야기하는 오염이 지구에게 큰 위험이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오염은 지구에게는 동물들이 숨을 쉬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수준의 산업 활동이나 가까운 미래의 공업 발달이 가이아(지구)의 생명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는 판단을 뒷받침할 수 하는 증거는 사실상 대단히 적은 편이다.” 

물론 이 내용은 40년 전 이야기이므로 지금과는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지구 입장에서 큰 차이는 없다고 판단된다. 

러브록 교수가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규정한 이유는 한 마디로 “자기 조절 능력”이다. “생명”을 에너지와 물질의 사용을 통해 자기 조절 능력을 가진 개체로 정의하면서, 지구가 자신에 속해 있는 생물들을 위하여 적당한 수준의 물리적, 화학적 조성을 스스로 조정하고 유지해 나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기의 경우 적당한 수준을 벗어나면 생물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산소와 암모니아의 농도가, 바다의 경우 해양 생물들의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염분의 농도가 주변 상황의 변화에 관계없이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유지가 생명체로써 자기 조절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구에 미치는 환경오염의 영향이 크다고 해도 지구의 환경 문제가 인간의 마음에 심각하게 와닿지 않는다. 북극곰의 안타까운 이야기나 태평양 한가운데 플라스틱 섬, 무분별하게 파헤쳐지는 원시림은 우리 몸에 생긴 작은 생채기나 늘어난 세금보다 덜 실감 난다.            

환경오염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가 보자. 

전문가와 지식인들은 환경 문제가 인간에게 정말 중요한 이슈라고 말하고 있다. 

2020년 2월 세계 52개국 222명의 사회 및 자연 분야 과학자들이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30가지 세계적 위험 중 기후변화(Climate change), 기상 이변(Extreme weather), 생물다양성 감소(Biodiversity loss), 식량 위기(Food crisis), 그리고 물 위기(Water crisis)를 세계 5대 위험으로 꼽았다.

이 결과는 발생가능성과 심각성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상위 위험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한 번 발생하면 그 영향이 매우 심각할 것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환경 문제에 '지구'라는 단어를 끌어드리는 것은, 환경이 우리의 당면한 문제라는 사실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지구를 지킨다'는 홍보나 광고 문구를 볼 때면 그 속에 담긴 위선이 느껴 저 채널을 돌리게 된다. 만약 지구가 아프다면, 우리의 진짜 문제는 지구가 인간들에게 자기 조절 능력을 사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