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화'가 많은 사람이었다. 사회생활에서는 거의 화를 내지 않았지만, 집에서는 쉽게 참지를 못했다.
나와 다른 생활 방식을 가진 아내, 어른스럽지 못한 아이들에게 화가 났다.
생각해 보면 참 어리석었다. 다른 생활 방식이 잘못된 것이 아니며, 아이들의 어린 행동은 나이에 맞는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고쳐야 할 부분이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화를 내는 것은 전혀 효과적이지 않았다.
화를 내지 말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도 이익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화를 내면 화가 난 이유보다 '화' 자체에 매몰되어, 그 이유가 해결되지 못한다. 화난 대상이나 주위로부터 이해를 받지 못하며, 결과적으로 인격이 실추되고 주변의 좋은 사람을 잃을 위험마저 생긴다.
화를 당하는 상대방은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며, 잘못을 했더라도 반성이 되지 않는다.
화내는 상황을 보는 주변인 역시 불쾌감을 느낀다.
작은 일은 그냥 넘어가거나, 내 생각을 차분하게 전달하는 것이 훨씬 공감을 얻을 수 있다.
과거에 비해 화를 덜 내니 가족과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화를 내지 않아도 나를 이해해 주고, 내 기대와 우려를 인정해 주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왜 화를 냈을까? 돌이켜보면 직접적인 이유보다도 나 자신의 에너지가 부족해서 화를 내지 않았나 싶다. 집 밖에서 에너지를 소진하고, 집안에서는 그 피로감을 화로 풀어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과학적으로 화를 내는 이유는 스트레스 대응 호르몬의 영향이라고 한다. 노르에피네프린(노르아드레날린)이라 불리는 호르몬은 분노의 호르몬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이 호르몬이 기분 좋을 때 분비되면 활력을 주지만, 기분이 나쁠 때는 인내심을 잃게 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방해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호르몬의 영향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분비된 후 15초가 지나면 부정적인 효과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노르에피네프린의 영향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행복로르몬은 자기 관리에서 비롯된다. 자신을 존중하고, 식사와 운동에서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화가 나면 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무조건 참는 것이 오히려 화병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화를 적절히 다스리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화를 잘 다스릴 수 있을까?
먼저, 에너지 레벨이 떨어지지 않도록 지나친 양보와 배려는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에너지를 너무 소진하지 않고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평소에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휴식, 그리고 자신을 존중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화를 느꼈을 때 15초를 견디는 방법을 찾아보자. 이 짧은 시간이 지나면 분노를 유발하는 호르몬의 영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화가 진정된 후에는 화가 났던 이유와 감정을 풀어 내자. 입이 무거운 친구가 필요할 수 있다. ^^
나이가 들면 대뇌피질의 감정 조절 능력이 저하되어 쉽게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것이 없다. 그리고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것들을 받아들이면 화를 낼 이유도 자연스레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