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에서는 무자본 갭투기로 유명한 1천여 세대의 빌라왕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하였고,
대구 등 여러 지역에서는 수백세대의 신탁 사기 사건이 발생하였고,
부산에서는 수백세대의 공동담보 공동주택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하였고,
대전에서는 수천가구의 다가구 주택의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하였고,
수원에서는 수백세대의 공동담보 공동주택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러한 가운데 2023년 5월 8일 이른바 빌라왕 전세사기 피해자였던 양천구의 한 청년 세입자는 전세대출금을 갚기 위해 아침, 저녁으로 쓰리잡을 뛰다가 과로사한 사실이 알려졌고, 5월 24일 미추홀구의 78년생 남성은 다중 부채의 부담속에 전세사기를 당해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 미추홀구 대책위의 활동 경험은 전국 각지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전해졌으며, 미추홀구 대책위의 경험을 이어받아 부산, 대구, 대전, 수원 등 전국 각 지역에서 수많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전세 지옥을 함께 이겨내기 위한 연대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 무렵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모두에게는 각자 어려운 사정들이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실직의 아픔이 있고,
누군가에게는 편찮은 가족이 있었고,
누군가에게는 부양해야 할 가족들이 있고,
누군가는 내 건강을 잃었으며,
누군가는 결혼을 미루게 되었고,
누군가는 평생 마련한 종자돈을 모두 날리게 되었고,
누군가는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여 은행으로부터 빌린 전세대출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며,
누군가는 새로 분양받은 집의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여 어렵게 마련한 분양주택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에 놓여 있었다.
미추홀구 대책위도 그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추홀구 대책위는 크게 내색을 하지 않았다.
신기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동네였지만, 누구보다도 이웃들을 걱정했다.
각자의 어려움을 조금씩 미뤄가면서, 미추홀구 대책위는 열심히 싸우고 있었다.
언제나 맨 앞에서 싸우고 있는 미추홀구 대책위 분들도 사람이고, 현실인지라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30분씩 나오던 회원들이 전세사기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에는 20분, 2023년 하반기부터는 각자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10분 정도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2023년 현실의 어려움에 조금씩 지쳐가던 그 분들에게 꼭 전해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당신들의 2023년은 위대했습니다.
미추홀구 대책위 활동은 시민의 사회적 재난을
시민 스스로 함께 극복했던 훌륭한 역사로 남을 것입니다.
당신들이 맨 앞에서 싸워주었기에,
수많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낙담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고,
전세금을 모두 날렸다는 절망에 그치지 않고, 희망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뉴스를 보면, 모두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거 같지만,
부동산으로 인한 전세사기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이웃이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미추홀구 대책위 분들은 모든 전세사기 희생자의 장례식에 참여하였고, 장례비가 부족할 경우에는 대책위에서 부담해주기도 하였으며, 본인의 커다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다른 피해자들의 낙담과 좌절을 더 걱정하기도 하였다. 현대 자본주의 문화와는 거꾸로 달려가는 사람들이었다.
누군가 그랬다.
혹시라도 예수님이 2023년 한국사회에 오신다면, 전세사기로 속앓이와 핍박을 받게 될 거라고
하지만 예수님은 그러한 핍박을 이겨내실 거라 믿는다.
2023년 자본주의 특유의 자산 양극화와 각자 도생의 한국 사회에 큰 희망이 없는 듯 했는데,
끊임없이 희망을 찾는 미추홀구 대책위 덕분에 나는 희망의 기운을 얻었다.
누군가 전세사기로 인해 좌절하고 있다면, 2023년에 미추홀구 대책위가 있었다고,
그리고 2024년 그 분들이 앞장서서 함께 싸우고 있는 전국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원회”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전세사기 피해자 여러분, 힘을 내세요.
전세사기를 당해 겪고 있는 지금의 참담한 고통을 우리는 함께 이겨낼 수 있습니다.
당장 해결하기는 어렵더라도 1년, 2년 안에 더 좋은 대책을 만들 수 있습니다.
힘드시겠지만, 조금만 더 참고 견뎌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신이 계시다면, 신이 그들과 함께 하기를,
신의 가호가 있기를!”
주택세입자 법률지원센터(세입자 114)는 2023년 10월 11일 세입자 디딤돌 대상 수상자로 그들의 위대했던 헌신을 기억하며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1년 후, 주택세입자 법률지원센터(세입자 114)는 2024년 9월 30일 제2회 세입자 디딤돌 대상 수상자로 그들의 위대했던 헌신을 기억하며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를 선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