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1
아들놈이 풀쩍 뛴다.
깊이 3미터 물속으로 아무런 겁도 없이 뛰어내린다. 그리고는 너무나 편안하게 고개를 내밀고 얼굴에 묻은 물을 털어낸다. 여유로워 보인다.
태어나서 잠을 너무도 안 자고 젖도 못 빨아서 지 엄마를 고생 고생시키던 녀석이다. 지금은 엄마만큼 커진 키에 여드름도 나기 시작할 만큼 컸다.
뭘 하자고만하면 다 싫다고 하여 맨날 걱정만 되다가도 이렇게 나는 전혀 못해내던 일들을 툭툭 해내는 것을 보면 마음이 한없이 가득 차는 것을 느낀다.
태국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나에게는 아주 힘든 음식인데도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것을 겁내 하지 않을 만큼 큰 이 녀석을 자유롭게 크게 놔두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삶이라는 과정. 도저히 속을 알 수 없는 그 과정에 이놈아를 어떻게 풀어놓아야 좋을지. 그리고 항상 그렇듯이 그러기도 전에 불안감이 나를 찾아온다.
형이 뛰니 동생 녀석도 풀쩍 뛴다. 통통하고 귀엽게만 보이는 이 녀석도 형이 하는 건 뭐든 자기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물 위에 둥둥 떠서 잘 도 온다.
이구 이 녀석들 그래도 수영 하나는 배워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