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지 않은 같은 반 친구 소영이는 어주기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무언가를 알고 있고 학교가 끝나고 집에 상수와 소영이 그리고 어주기가 모인다. 그리고 이상한 돋보기와 자전거를 통해서 어주기는 작은 소리마저 들을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기게 된다.
옆에서 상수가 이야기한다.
"야 왜 그래? 그리고 소영이 너는 왜 이렇게 작게 이야기하는 거야?"
나는 그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귀를 틀어막는다.
"상수야 소리치지 마 귀가 너무 아파"
소영이가 옆에서 다시 작게 이야기한다.
"상수야 일단은 내 말 들어. 기억을 찾은 자는 네가 가진 자전거와 내가 가진 돋보기를 통하면 초능력이 생기고 어주기는 지금 막 굉장히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겼어. 적응할 때까지는 일상의 소리는 폭죽 터지는 소리를 듣는 것처럼 들리게 된다. 한두 시간 지나면 적응이 될 거야"
그 말을 듣고 상수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영이와 나를 번갈아 쳐다본다.
소영이가 잠시 고민을 하는 듯하더니 입을 연다.
"너희 둘 모두 이 일과 연관 되었으니 한 가지 더 보여줄게."
라고 하면서 가방에서 또 다른 이상한 책 벌레 그림을 꺼낸다. 이번 그림은 벌레를 위에서 그려놓은 그림인데 아무리 봐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상한 모양이다. 소영이는 이미 여러 번 해본 듯한 솜씨로 이상한 한복의 남은 한쪽 소매에 그 그림을 넣는다.
"이 한복은 벌레 그림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장치야. 이게 왜 운동장에 떨어져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침에 등교하다 보니 어주기가 이 한복과 특히 저 벌레 그림을 무척 무서워하면서 한복으로 감싸길래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그때 상수가 갑자기 말한다.
"그런데 그림이 벌레 한 마리를 앞에서 옆에서 위에서 그린 그림이다?"
나는 상수 소리에 귀가 아파 다시 틀어막는다.
"상수야 제발"
상수가 얼른 목소리를 작게 하며 미안하다고 말하며 다시 물어보았다. 그러자 소영이가 묻는다.
"어주기야 혹시 집에 피아노 있니? 피아노 소리를 들으면 너의 능력이 빨리 완성이 된다."
그 소리에 나는 소영이와 상수를 데리고 거실로 나와서 피아노를 보여준다. 소영이가 조심스럽게 피아노를 열고 슈베르트의 자장가를 연주한다. 그러자 귀에 들려오던 이 세상의 모든 소리가 줄어들면서 고통이 가라앉는다.
"아 살겠다. 이제 좀 괜찮아졌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소영이가 다시 이야기한다.
"너는 기억을 찾은 자로 기억을 찾은 자는 상수의 자전거와 내 돋보기를 통하면 특별한 능력이 생기게 된다. 너는 소리와 관련된 능력을 갖게 되었어. 이제는 네가 집중해서 듣고 싶은 소리라면 무슨 소리든지 들을 수 있을 거야. 평상시에는 들리지는 않을 거고."
그 말을 듣고 상수가 흥분해서 이야기한다.
"이게 뭐야? 갑자기 초능력? 무슨 영화 보는 것 같다! 나도 초능력을 가질 수 있을까? 어주기야 지금 학교 운동장에서 무슨 이야기하는지 들어봐 봐"
그 말에 나도 혼란스러우면서도 진짜 가능한지 궁금하기도 하여 학교가 보이는 아파트 베란다로 나가 학교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친구들에게 집중해 본다.
"나 엄마 몰래 편의점 가서 라면 먹고 싶다. 우리 엄마는 라면을 못 먹게 해. 진짜 맛있는데 왜 못 먹게 하는지 모르겠어"라는 학교 꼬맹이의 이야기가 또렷이 들린다.
나는 깜짝 놀라 상수를 바라보고 말한다. "라면이 먹고 싶데. 엄마 몰래. 우와 진짜 들려!"
그 이야기를 들은 상수가 갑자기 소영이를 바라보며 애원하듯이 모형 자전거를 들며 말한다.
"나도 초능력이 갖고 싶어. 이거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빨리 돋보기 줘봐!"
그리고는 소영이의 돋보기를 들고서는 모형 자전거를 열심히 들여다본다. 하지만 아무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왜 나는 아무 일도 없는 거야? 그나저나 이 자전거는 확대가 되어서 보이네. 저 벌래 그림처럼. 도대체 왜 이러지? 이 자전거 그나저나 엄청 정교하다. 꼭 진짜 같아. 체인도 그대로 있고 심지어 기름도 묻어있어. 내가 이렇게 작아지면 타고 앞으로 갈 수도 있겠는걸?"
소영이가 다시 설명한다.
"상수야. 어주기는 기억을 찾은 자야. 즉 초능력을 가질 자격이 있다는 말이지. 그리고 귀신들은 이러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찾기 위해서 이 벌레 그림들을 여기저기 두고 있는 거야. 너도 초능력이 갖고 싶으면 먼저 기억을 찾은 자가 되어야 해."
상수가 머리가 복잡한 얼굴이 되어서 이야기한다.
"그래 아까부터 기억을 찾은 자라고 하는데 도대체 기억을 찾은 자가 뭐야? 그리고 너는 뭔데 이런 것들을 다 알고 있는 거야?"
그러자 소영이가 갑자기 일어난다. 그리고는 상수에게 말한다.
"그렇게 궁금하면 귀신을 만나러 가자. 내가 귀신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 다만 상수 네가 기억을 찾은 자인지 아닌지는 가봐야 알게 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가가 따르지"
그 말에 나와 상수는 소영이가 약간 무섭게 느껴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 현관문 비밀 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아빠가 들어오신다.
"어? 아빠? 오늘 왜 이렇게 빨리 오세요? 여기는 같은 반 친구 소영이랑 상수예요"
아빠가 말한다.
"어이구 우리 어주기 학교 갔다 왔어? 그리고 친구들도 안녕. 처음 보는 친구들이네. 아빠 오늘 회사 출장이 있어서 서울 갔다가 좀 빨리 퇴근하게 되었다. 뭐 먹고 싶은 것 있니? 치킨 시켜줄까?"
"아니에요 아빠. 이제 친구들과 나가보려고 하였어요. 어디 들리기로 하여서요"
"어디로 가니? 너무 멀리 가지는 말아라. 오늘 아빠가 출장을 가서 들으니까 요즘 지난밤 일을 기억 못 하는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발견되고 있데. 그리고 그 일과 관련된 이상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더라고. 조심해야겠더라"
그 말을 듣고 소영이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는다. 기억을 잃는 아이들이 내가 지난밤에 경험한 것과 비슷한 것 같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