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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오아 Apr 10. 2023

이상한 책 벌레

8

지난 이야기

이상한 책 벌레에 감염된 상수는 사라지고 소영이와 귀신 아저씨로부터 거울상 세계라는 너머 세계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미래를 기억할 수 있는 너머 세계에서 곧 일어날 큰 일들이 가억되고 있다는 것을 듣는 동안 상수가 다시 돌아온다.

 

다시 어죽집으로 돌아온 상수가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집에서 갑자기 눈을 떴는데 입안이 다 헐어있고 발목도 아픈 거예요. 그런데 이곳이 기억났어요. 흐릿하지만 책에서 벌레가 튀어나와서 내 몸속으로 들어왔던 것이 기억이 나서 이곳으로 왔어요."라고 귀신 아저씨에게 이야기하자 아저씨는 소영이에게 눈짓을 보낸다.

그러자 소영이가 병풍뒤로 돌아가 모형자전거와 이상한 돋보기를 꺼내어 상수에게 준다.

"이것도 기억나니? "하고 묻자 상수가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그럼 준비되었어?" 하고 묻자 상수가 약간 겁먹은 눈으로 나를 보며 이거 많이 아프냐?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나도 아까 갑자기 귀가 너무 아팠었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괜찮아졌고 상수도 초능력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궁금하기도 하여서 걱정하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다.

상수가 크게 숨을 들이쉬고는 돋보기를 들고 모형 자전거를 확대해 본다.

잠시 뒤 상수가 "으악 몸이 불타는 것 같아!" 하더니 돋보기와 모형자전거를 떨어트린다. 그러면서 바닥을 뒹굴기 시작한다. "으악 너무 아파 아악"하며 괴로워하는 상수를 보니 덜컥 겁이 났다. 그때 귀신아저씨가 "상수 친구 너무 힘든가 보다  얼른 이불을 가져와라!" 하며 소영이에게 다급하게 말하고 소영이가 책상 아래 서랍 속에서 이불을 가지고 와서는 상수 몸에 감는다. "이 장치를 통하면 너의 능력이 좀 더 빨리 완성될 거야"라고 말을 하고 난 뒤 한 1분쯤 지나자 상수가 고통이 좀 줄어드는지 가쁜 숨만 몰아쉴 뿐 더 이상 몸부림치지는 않는다. "상수야 좀 괜찮아?"하고 묻는데 상수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더니 갑자기 이불을 풀고는 벌떡 일어난다.

"기분이 이상해 뭔가 몸이 엄청 가벼워진 느낌이야." 하면서 제자리에서 몸풀기하듯이 폴짝 뛰는데 놀랍게도 머리가 천장을 뚫어버린다.

"아야!" 하는 비명을 지르며 땅에 꼬꾸라 박고는 다시 데굴데굴 구른다. 아야 머리 아파하고 있는데 귀신 아저씨가 달려와 살펴보더니 "별일 없구나. 다행이다. 상수 네가 마지막 기억을 찾은 자다. 너는 신체적 능력이 생겼구나!"라고 말한다. "이제 다른 워프 포인트들에 알리겠다. 프로젝트를 발동할 때가 되었다."라고 말하고 우리를 돌아보고는 "아 잠깐. 미리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 "하고는 이상한 비명을 지르고 나는 정신을 잃었다.


"아들 학교 갈 준비 해야지! 어제 일찍부터 자고 있더니 아직도 자는 거야?" 하며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 놀란 마음에 눈을 번쩍 뜨니 방 안이다. '어제 있었던 일인가? 잠을 얼마나 잔 건가?' 하며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가자 엄마께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팔 벌려 나는 안아주시고는 팔다리를 주물러 주신다. "우리 아들이 밤새 키가 훌쩍 큰 것 같네? 곧 엄마 추월하겠는걸? 아빠보다도 더 크게 우리 아들 쑥쑥 건강하게 자라게 해 주세요!"라며 내 팔다리를 꾹꾹 주물러 주시고는 내 엉덩이를 툭툭 치면서 어서 일어나라고 하신다. 아빠가 방에서 나오시며 "자 체조하자" 하면서 체조를 하고 잠시 뒤 식탁에 앉아서 아침밥을 먹는다. 늘 아침마다 하는 일들인데 어제의 기억 때문인지 낯설게 느껴졌다. '나에게 초능력이 생겼었는데  한 번 시험해 볼까?' 하는 생각에 아파트 놀이터의 소리를 집중해서 들어보았더니 거기서 아침 운동 나온 아저씨가 하나둘 하는 소리가 또렷이 들린다. '진짜 꿈은 아닌가 보다' 하고 있는데 아빠가 이야기한다.

"어제 회사에서 진짜 깜짝 놀랄 일이 있었어. 이건 인류사에 아니 아니 지구역사에 처음 있는 일일 거야. " 라며 흥분해서 말한다. 아빠는 자주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흥분해서 엄청난 일이 있었다고 말하곤 하시고 그래서 여쭈어보면 한 시간 넘게 말씀을 하는데 결국엔 별 일이 아니었었기 때문에 이번 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그런데 오늘은 평상시와 달리 "그런데 말을 해 줄 수가 없어. 이건 완전 기밀이야." 하고는 말을  말아버린다. 엄마와 나는 서로 약간 놀라 서로 눈치를 보다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빠에게 물어보았다. "아빠 오늘은 웬 일로 말씀을 안 하시는 거예요?"하고 묻자 아빠는 말하고 싶은데 억지로 참느라 엄청 힘들다는 표정을 짓다가 "이건 너무나도 놀라운 사실이라서 정부 쪽이랑 학계에 보고해야 하는 건이라서 그래. "라고 하시며 정말 궁금하면 아빠가 딱 한 개만 말해줄게라고 하더니 "거울상이야"라는 말을 한다. "거울상!" 하며 내가 놀라 크게 이야기하자 아빠가 오히려 더 놀라서 나를 쳐다본다.

"거울상이 무슨 뜻인지 아니?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그런 것도 배우나?" 하고 아빠께서 말씀하신다. "아... 아니요 만화경 같은 걸 이야기하는 거예요?" 하고 말을 얼버무렸다. 어제 귀신 아저씨가 말한 거울상이라는 것과 아빠가 말한 것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어제 아빠가 출장 가서 만난 사람들이 아무래도 맛있는 토마토를 연구하는 검은 양복 아저씨들인 것 같고 아빠에게 분석을 의뢰했다는 벌레가 바로 내 몸에서 나왔던 그것일 것 같아서 솔직히 다 말하기에는 뭔가 위험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거울상이라는 말에 왜 이렇게 놀라는 거냐? 어쨌든 만화경이랑은 완전히 다른 거지 만화경은 거울의 반사를 이용해서 특정한 반복패턴을 만들어내는 장치이지만 유기화학에서의 거울상은... 아차차 하마터면 다 말해줄 뻔했다. 나중에 크면 배울 수도 있으니까 그때까지 비밀"하더니 말을 말아버린다. "여보 어쨌든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서 빨리 회사에  가볼게요. 좀 늦을 수도 있어요"하더니 평상시에는 밥알 한 톨까지 다 먹고 또 내 것까지 다 드시던 아빠가 밥을 먹다 말고 부리나케 방으로 가서 출근 준비를 하신다. '유기화학에서의 거울상? 유기화학은 또 뭐지?'하고 궁금증이 일었으나 엄마께서 "어죽이야 오늘 준비물 다 챙겼어?" 하는 소리에 "아 맞다!" 하는 생각이 들어 식탁에서 얼른 일어나 방으로 들어왔다.


부랴부랴 등교준비를 하고 학교에 좀 늦게 도착하여 교실로 들어가는데 상수와 소영이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교실 앞 복도에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어주기야 왜 이제오냐!" 상수가 말한다. 소영이는 조용한 말로 "이제 시작이야. 점심시간에 훈련하러 가자."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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