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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 태/거의 태 殆

하브루타 24번째

by 투오아

월요일 아침이다. 곤히 자고 있는 아이들의 다리를 쭈까쭈까 해주면서 단잠을 깨워본다.

어제저녁 고장 난 둘째의 비비탄 총을 분해했다가 완벽하지 못하게 조립을 해 놓은 터라 둘째가 일어나자마자 자기 총이 어떻게 되었는지 묻는다.

아직 완성이 안 된 것을 알고 속상해하는 녀석을 보니 나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다른 날처럼 어쨌건 체조하고 꿀 요구르트 먹으며 오늘의 한자 殆 자를 가지고 하브루타를 시작해본다.

일단 크게 한번 쓰고 첫째와 둘째에게 질문을 만들어보게 하였다. 벌써 네 번째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해보니 아이들의 질문 방식이 거의 그대로 고정되어가는 느낌이다.

둘째는

1. 위태한데 왜 입구자가 있지.

2. 그림은 무얼까.

3. 최초의 글자는 어떤 모양일까.

첫째는

1. 입구자가 왜 있지.

2. 대체 왜 위태할자가 된 거야

3. 뭘 보고 만든 거야

4. 옆의 歹 가 칼처럼 생겼다. 무섭다

5. 음이 왜 태이지

라고 질문을 낸다.


그래서 네이버 사전에서 殆 자를 찾고 서로 간에 정리된 것을 보고 각자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본다.


둘째는 설명을 보고는 그림에 歹는 뼈 알이라는 뜻이라고 쓰고 台 는 숟가락이 입에 닿는다 별 태라고 사전에서 제공하는 설명을 가지고 적어놓았다.

첫째는 설명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들려주었다.


여기까지 언제나처럼 시간이 다 되어 마무리하면서

태가 들어간 낱말들로 위태, 태반, 지피지기백전불태 라는 말이 있다고 알려주니 백전백승 아니냐고 묻는다.

그래서 손자가 손자병법을 쓸 당시 위태롭다는 말로 태자를 썼지 이긴다는 말로 승이라는 말은 쓰지 않았다고 말하자 손자가 누구냐고 한다.

그래서 가방을 들쳐업으면서 손무라는 이름이 본명인데 손자병법이라는 책을 썼고 그를 통해 세계 전쟁사에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다라고 나도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을 말해주다 보니 한자에 대한 하브루타는 이렇게 관련된 낱말이나 유명한 말들을 가지고 확장해 나가야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을 나서면서 아이들에게 문 앞 인사를 하는데 둘째가 형에게 절대 총 분해해서 조립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이제 則 자 하나만 더 하면 하고 원래 하려고 했던 논어 문장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를 가지고 하브루타 시간을 가져봐야 하겠다.


아이들이 피곤해하면서도 이 정도 해주는 건 자신들도 은근한 재미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상상해보면서 앞으로의 시간들에 좀 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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