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브루타 26번째
첫째가 이모집에 놀러 가고 처제네 둘째가 우리 집에 와서 지내고 있는 중에 진행하였다. 조카와 우리 집 둘째는 한 살 차이인데 어릴 때부터 세상 둘도 없는 형제처럼 지낸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는데 조카가 대뜸 물어본다.
이모부 공기가 얼면 어떻게 되나요?
바로 하브루타식으로 접근해야겠다 싶어서 정말 멋지고 중요한 질문을 했다며 조카를 칭찬해 준 뒤 책상에 자리를 잡으며 옛날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었다.
예전 어떤 허풍쟁이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을이 겨울에 더 춥다고 주장하면서 한 사람은 겨울에 너무 추워 마을 사람들이 벙어리가 된다고 말하였다. 왜냐하면 공기가 얼어 소리가 전달이 되지 않아서라고 주장하였고 다른 한 사람은 그건 추위도 아니라며 자기 마을은 겨울만 되면 호롱불 기름 값이 안 든다며 왜냐하면 불이 얼어붙어서 겨울 내내 그대로 밝게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를 가지고 계속 옥신각신 하였는데 마을 원장님이 나타나서 판결하길 불이 공기보다 뜨거우니 불이 언 마을이 더 춥다고 해주었다는 이야기였다.
이를 말해주고 나서 질문 만들기를 시작하였다.
난생처음 이것을 해보는 조카가 약간 어려움을 느끼는 동안 둘째는 여러 번 해봐서 익숙하다며 자신 있게 질문을 써 내려간다. 표정에 자신만만함이 묻어나는 것이 웃기다.
조카는 공기가 얼면 눈이 내릴 것 같다며 공기가 왜 얼까? 주변 온도가 내려가면 왜 손의 온도가 내려갈까? 라며 내가 볼 때는 열역학의 중요 질문에 해당하는 질문들을 하였다. 둘째는 공기가 얼면 숨을 못 쉴 것 같다며 왜 숨을 못 쉴까? 어떻게 불이 언다고 했을까? 공기가 뭘까? 공기가 숨 쉬게 하는 것 말고 다른 기능이 있을까? 를 질문한다. 그리고 사촌 형이 질문한 것을 듣고 주변 온도가 왜 내려갈까?라는 열의 개념에 해당하는 질문을 하였다.
내가 볼 때 오늘 질문들은 열역학 관련된 질문들로 보여 조카와 둘째에게 정말 깜짝 놀랄만한 중요한 질문이라고 칭찬해 주었다.
그래서 우선 공기가 뭔지 설명을 해 주어야 할 것으로 생각이 들어 공기는 실제로는 한 가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우리 주변에서 바람이 불 때 느껴지는 공기에는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수증기 같은 것들이 섞여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런 다음 수증기란 것이 무얼까하고 둘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둘 다 물이 끓은 것이라고 답한다. 그래서 그럼 물이 얼면 어떻게 될까 하고 물으니 얼음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럼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뭘까 하니 그것은 물이 언 것이라고 답한다. 그래서 아까 조카의 질문 중 공기가 얼면 눈이 내린다고 할때 실제로 어는 것은 공기의 성분 중 수증기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다음 물질의 고체 액체 기체의 형태 변환에 대해서 돌과 용암을 가지고 설명해 주었다. 그런 다음 질소와 산소는 기체 상태인데 언제쯤 얼 것 같은지를 물어보았다. 아이들은 온도가 많이 내려가야 할 것 같다고 하여서 그럼 온도가 언제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 같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둘 다 어려운지 생각에 잠긴다.
그래서 온도라는 것은 열이라는 것이 얼마나 있느냐의 문제가 되는데 열이 하나도 없는 상태의 온도는 정해져 있다고 아이들에게 설명해주며 둘 때가 질문한 온도는 왜 내려갈까의 설명은 바로 이 열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조카의 질문에 대해서는 열이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흘러가는데 그래서 주변의 열이 없어지면 나의 열이 거기로 흘러가기 때문에 온도가 내려간다고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러면서 너희들의 질문이 매우 중요한 질문이라고 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열에 대한 개념을 직접적으로 묻고 있어서 그렇다고 설명해 주었다.
여기까지가 시간이 약 삼십 분이 지나서 아이들에게 오늘은 이만하자고 이야기하고 소감을 물었다.
둘째는 이번이 진짜 재미있었다며 기뻤다고 한다. 왜냐하면 질문도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카도 재미있었다고 씩씩하게 대답해 주어 무척이나 고맙다.
비슷한 나이 또래와 함께하니 상당히 진행하기가 수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진정한 놀라움을 표현하는 칭찬에 아이들이 상당히 많이 고무될 수 있다고도 느꼈다
그래도 내가 너무 설명을 하려고 한 점이 마음에 걸렸는데 그것과 상관없이 아이들이 재미있었다고 하여 적절한 설명이라면 아이들이 즐거워 하기도 한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다음 하브루타는 다시 우리 첫째와 둘째랑 같이 해야 할 텐데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