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 이야기한 대로 아들 두 녀석끼리 하브루타를 해보기로 하고 생각의 근육 하브루타 책의 기부와 관련된 글을 읽어주었다.
둘째는 영 재미가 없는지 계속 엉뚱한 이야기만 (예를 들어 똥꼬라는 말만 한다던지) 하고 있어서 어떻게든 하브루타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둘째가 재미있을만한 것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우선 글의 내용은 어떤 부유한 농부 부부가 있었고 해마다 찾아오는 랍비들에게 많은 자선을 배풀고 살았는데 어느 날 폭풍우와 전염병이 돌아서 가지고 있던 모든 가축이 죽고 농장이 큰 피해를 입게 되었고 그 뒤 채권자들이 와서 가진 재산을 모두 가져가 버렸다. 그 뒤 찾아온 랍비들에게 그나마 남은 땅의 절반을 팔아 기부를 하고 열심히 농사일을 하다가 밭에 묻혀있던 보물을 발견하고 다시 부자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 둘째에게 정리해서 말해달라도 하니 둘째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흘려들은 것이 분명한데 아직 그런 것을 할 수 있을 만큼은 안 커서 그런 것도 있는 것으로 보여서 다시 첫째에게 정리해달라고 하자 잘 정리해서 말한다.
그런 다음 질문을 만들어보자고 하였다.
두 녀석들이 각자 오분 정도 질문을 만들고 난 뒤에 질문을 나누고 첫째에게 스스로 질문을 골라서 그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면 둘째가 그에 대해서 다시 질문하는 식으로 해보자고 하였다.
첫째가 고른 질문은 보물이 땅에서 나왔지만 그 보물은 원래 농장 부부의 것이 아니므로 팔아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둘째에게 질문하라고 하니 뭘 해야 할지를 모른다.
첫째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봐야지 하고 타박을 하여도 자기가 만든 질문에서 뭘 할지를 찾아보고만 있다.
출근시간이 이미 지나가고 있어 마음이 급한 내가 첫째와 이야기를 하며 질문하였다. 그러면서 둘째에게 잘 보라고 말하였다.
내가 한 첫 번째 질문은 그 농장 부부가 원래는 큰 부자였으므로 부부가 숨겨놓은 보물일 가망성이 있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첫째가 그런 말이 적혀있지 않기 때문에 그 농장은 다른 사람에게 산 것일 가망성도 있고 그래서 그 땅에서 나온 예상치 못한 것은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더 이상 출근을 늦출 수가 없어 미안하다고 하고 지하철을 타러 뛰어나왔다.
아침 15분 동안 진행할 수 있는 하브루타 방법이 무엇일지 몹시 고민이 되었고 또 재미없어하는 둘째와는 따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또한 고민이 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