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같이 가 달라는 둘째와 같이 나왔다. 어제저녁 둘째가 기발한 생각이 났다며 내게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아빠가 회사에 가서 짜증을 많이 내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이 무슨 말이냐고 하니까 그러면 회사에서 잘릴 거고 그러면 집에서 자기를 돌봐줄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인 첫째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데 삼 학년인 둘째는 아직 그런 말을 할 정도로 어린가 싶다가도 참 많이 고맙기도 하다.
살이 많이 올라서 병원에 갔더니 너무 뚱뚱하다며 비만 클리닉이라도 가야 한다고 하였다. 마음이 많이 상한 아이는 여러 가지 걱정을 하였고 아빠인 나는 무엇이든 열심히 연습하면 다 잘하게 되는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대신 오늘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줄넘기하고 계단 걸어 오르기를 하자고 약속을 하였다. 약속대로 아침에 깨워서 줄넘기를 하고 걸어 올라오는데 다른 때는 힘들다는 말만 하던 아이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열심히 오른다. 그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아침 샤워를 끝내고 오늘 줄넘기는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둘째에게 많은 고마움을 느낀다.
아침 등교 때 또 데려다 달라고 하여서 손잡고 걸어가 본다. 친구들과 즐겁게 놀 수 있게 학교를 날마다 가고 싶다는 아이의 소원이 얼른 이루어지길 바라며 아이와 인사하고 헤어지는 짧은 순간 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 글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