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몬테소리의 생애를 그림책 13 장면으로 정리하기 위해, 나는 한국에서 출간된 열 권 남짓한 책을 읽었다. 그 책들 중에서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한 장면이 있다. 몬테소리가 공원에서 한 여자어른과 아이가 산책한 장면을 묘사하는 대목이다. 보모인지 아이의 엄마인지 확인할 길 없는 한 여자는 아이가 조금만 움직여서 흙이라도 한줌 집을라 치면 달려가서 손으로 탁 쳐서 못 집게 하고 손을 털고 닦고 했다며. 이 장면이 뇌에 깊숙히 박힌 이유는, 첫째 아이를 키우며 놀이터에 나갔을 때 내가 바로 그랬기 때문이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위험한 무언가를 만지려 하거나 뭘 좀 만져서 더러워지면 단숨에 달려가 물티슈로 깨끗하게 아이를 닦았던 것이다. 몬테소리는 바로 그 순간을 두고 아이가 배우고 성장하려는 순간을 방해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 장면을 읽었을 때, 나는 이미 두 아이의 엄마였다. 첫째는 세 살, 둘째는 한 살이었다. 그리고 아직 셋째가 태어나기 전이었다. 이 한 권의 책을 글로 쓰는 과정에서 나는 지난 시간 첫째 아이의 양육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간파할 수 있었고 둘째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셋째에 이르러서는 검증된 프로그램을 갖게 되었다. 아마도 내가 간섭하는 엄마에서 한 발 뒤에서 보는 엄마가 된 결정적 계기가 이 사건일 것이다.
그리하여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늘 전정긍긍하며 아이의 뒤를 쫓던 엄마는, 마침내 아이가 스스로 뭔가를 해볼 기회를 주는 엄마가 될 수 있었는데, 사실 이 글을 읽기 전에도 조금은 그러고 싶은 엄마였다. 왜냐면 나는 너무도 바쁜 엄마였기 때문에.
나는 무릎을 쳤고 처음으로 시도한 프로그램 중에 하나는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기저귀를 아이 손에 쥐어주어 쓰레기통에 버리게 한 것이다. 그러니까 돌이 지나서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면 나는 매번 기저귀를 갈 때마다 아이에게 자신의 기저귀를 쓰레기통에 가져다 버리게 했고 아주 우렁차고 신나게 "골인!"을 외쳤으며 아이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아이와 하이파이브를 한 이유는 아이를 독려하기 위해서기이고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식의 스킨십 중에 하나이며 또한 손을 자극하여 뇌발달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놀랍게도 둘째와 셋째에게 이 방법은 놀랍게 통했다. 이런 놀이가 많이 익숙해지면 기저귀를 팬티 기저귀로 바꾸고 아이가 오줌을 누면 스스로 벗어서 휴지통에 버리게 한다. 이것도 매우 흥미진진한 놀이처럼 하는 게 포인트다. 그러면 어느 순간 아이는 오줌을 누었다고 더 이상 나를 부르며 칭얼거리지 않는다. 아이는 기저귀가 어디 있는지를 알고 나에게 가져오고 기저귀를 벗어서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게 된다. 물론 열번 모두 이렇게 완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것은 가르치기 위한 무엇이 아니라, 아이가 즐기는 놀이일 뿐이다. 그렇게 기저귀 벗어 쓰레기통에 버리는 놀이는 조금 더 지나면 화장실 교육으로 이어진다. 이런 놀이로 자란 아이들은 화장실 변기 앞에 스텝을 놓아주면 스스로 밟고 올라가 바지를 내리고 오줌을 누는 것을 또 다른 놀이로 생각할 뿐만 아니라 이 도전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그래서 둘째와 셋째에게는 아기용 변기를 따로 사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셋째의 경우는 화장실 변기에 놓아주는 시트를 따로 구입하지 않고도 이 단계를 넘길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놀이를 했다고 아이가 오줌을 잘 가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첫째와 둘째가 16개월과 18개월에 화장실을 이용하게 된 것과 달리 셋째는 기저귀와 완전한 이별을 하기까지 무려 24개월이 걸렸고 그 뒤에도 일년에 한 두번은 실수를 했다. 무려 다섯 살이 될 때까지 말이다. 그러니까 기저귀를 24개월에 떼고 야뇨증과 결별하기까지 다시 24개월이 걸린 셈이다.
그래도 몬테소리를 알게 된 뒤에, 내가 시도해 본 육아법 중에 기저귀 휴지통에 버리기만큼은 아이의 독립성을 키운데 끝장나게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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