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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달 Jan 24. 2022

오, 예! 그리고 와이낫!

우리들의 자원을 잘 활용하는 법 06

최근 몇 년, 가장 즐겨 쓴 두 문장.


오, 예!

와이낫!


내 인생을 바꿔 준, 짧지만 강력한 두 문장이에요.


이미 여러 번 언급해왔듯 나 또한 스스로의 능력을 믿지 못하고 남의 평가와 대접, 알아주길 바라던 날들이 있었어요. 굳이 다른 사람에게 의견을 물어가며, 그것도 내게 친절하지 않을 그들에게 불나방처럼 스스로를 던져 버리던 그런 날들이요.  '아니야, 넌 잘하고 있어!' 혹은 '이대로 너무 훌륭해!'라고 말해주기를 바라지만 절대 그런 말을 들을 일이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 굳이 왜 그들을 찾아가는 걸까요?  왜 낮아진 자존감을 더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걸까요?

더구나 자존감의 바닥이란, 심해와 같아서 그 끝을 알 수 없어요. 그래서 바닥을 치고 올라온다는 말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죠. 바닥이 없으니까요. 그러면 누군가의 바닥은 살기 위해, 다시 '위로, 업업'을 시작하는 시점이죠. 나를 위로 업업, 끌어 올린 주문이 바로 '오, 예!' 그리고 '와이낫!'이었어요.


그리고 바닥을 친 순간에, 내게 운명처럼 다가온 노래가 있어요. 여기저기 자학하듯이 스스로의 머리를 쥐어 박히며 다니다 엉망이 된 마음을 슬쩍 비춘 날,  G출판사 K편집장님이 카톡으로 유튭 링크를 하나 걸어주셨어요. 장기하와 아이들의 <그건 니 생각이고> 노래였어요. '그냥 니 갈길 가.' 하는 가사에 또 펑펑 울었죠. 스스로에게 충분히 벌을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어요.


그런 마음의 바닥에서 솟구쳐 오르기 시작한 덕분에, 나와 같은 상태의 분들이 훨씬 잘 보이는 건 당연하겠죠? 수시로 울리는 카톡과 문자, 전화, 만나자는 약속들의 대부분은 내가 한 때 듣고 싶었던  '아니야, 넌 잘하고 있어!' 혹은 '이대로 너무 훌륭해!'라는 말을 듣거나 '그냥 니 갈길 가'라는 단호만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대부분의 그녀들은 정말 잘하고 있고 너무 훌륭하고 그냥 자기의 길을 가면 되는 분들인 경우가 많아요. 당장 책을 쓰면 작품이 될만한 분, 당장 서점을 차리면 서점을 차려서 잘 운영하실 분, 당장 수업을 해도 좋을 분들. 하지만 당장은 늘 수년에서는 십수 년의 유보와 함께 묻고 또 묻고를 시연합니다. 그렇게 짧게는 두어해, 길게는 십수 년째, 내게 같은 말을 하게 하시는 여러분!


이 길이 내 길인 줄 아는 게 아니라 / 그냥 길이 그냥 거기 있으니까 가는 거야

원래부터 내 길이 있는 게 아니라 / 가다 보면 어찌어찌 내 길이 되는 거야

(중략)

내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 니가 나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 걔네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아니면 니가 걔네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 아니잖아 아니잖아 어? 어? / 아니잖아 어? 어?

그냥 니 갈 길 가

(중략)

이 길이 내 길인지 니 길인지 길이기는 길인지 지름길인지 돌아 돌아 돌아 돌아 돌아가는 길인지는 나도 몰라 몰라 몰라 몰라 몰라 너도 몰라 결국에는 아무도 몰라 / 그대의 머리 위로 뛰어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너처럼 아무 것도 몰라 / 그냥 니 갈 길 가


그러니까요! 이 길이 내 길인가, 아닌가 고민하지 말자고요.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해요. 와이낫! 그리고 오, 예! 를 외치면서요.  지금 바로 하면 작품이 나오고, 지금 바로 하면 서점이 생기고, 지금 바로 시작하면 학생들이 여러분에게 확인해 거예요. 너무 잘하고 있다고!


그리고 이 이야기에 대해서 여러분은 이렇게 외칠 수 있으면 좋아요.


그건 니 생각이고.


그러면 저는 이렇게 답할 거예요.


와이낫! 오, 예!


이제부터 당신의 자원이 빛나기 시작할 겁니다. 아주, 반짝반짝. 지금이 전성기예요. 다른 전성기는 없어요. 바로 지금이 전성기 시작점!


와이낫! 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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