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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오네오 Aug 15. 2021

괘씸함과 안도감

나는 전생에  성철 스님이었나?



우연히 알고리즘에 '옛날 엄마'가 간택을  받으시어 어제 조회수 하루 16만을 넘겼다. 마치 첫사랑한테 고백이라도 받은 양 천, 이천, 삼천을 넘기는 조회수에 설레어하는 나...


내 개인적인 일, 그러니까 아이들 얘기 혹은 가정 경제, 주식, 여행 이런 사안 외신변잡기적 일에 관해서는 남편한테 조잘조잘 얘기하는  편이 아닌데 어제는 넘 기묘하고 신기하여 내가 쓴 글, 브런치가 뭐하는 곳인지 설명하다 보니 평소 잘 안 하던 이야기로 남편에게 떠들 떠들...


인생의 지표가 매우 명료한 사랑스런 남편이 묻는다.


그래서 유튜브처럼 조회 수 높으면 돈이 들어와?



남편과 인생 지표가 하~~나도 안 맞는 내 대답도 명료하다.


아니 그런 거 아니야.



허무하게도 대화는 딱 거기까지...  

어떤 글이냐고 묻지도 검색도 한 번 안 해보는 남편... 스멀스멀 괘씸하다는 생각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워낙 서로 관심사도 다르고 잘하는 것도 다르니  서로를 관찰하며 탐구하는 자세로  살기로 맘먹긴 했으나...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맑고 청명한 기운의 안도감이 나를 감싸는 것이 느껴진다. 


그래!!  마음을 바꿔 먹으면 되는 것을...



됐다!
 남편 욕은 이제 브런치에 맘껏 써도 상관없겠다!



그래 15만이 볼 동안 궁금해하지도 않는 내 글을 앞으로 인들 보겠어? 이리 순식간에 마음의 소용돌이를 나와 남편을 분리하며 잠재우는 나...

 아무래도 전생에 성철 스님이었나 보다.


남편은 남편이요, 브런치는 브런치로다.

 


'슈퍼맨의 탈피' 다음 글로 정리 글을 써보려고 남편의 속옷 장을 사진으로 찍어 놓았는데 갑자기 16만을 넘어가는 조회수를 보며 남편의 빤스 서랖을 16 국민에게 공개해도 되는 것인가 쫄려 있었는데 깨달음을 얻는다.


16만이 알면 어떠랴~ 자기만 모르면 그만이지!


 곧 복수  글 올라간다. 개봉 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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