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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오네오 Aug 14. 2021

브런치 조회수 14만

너무 설레지 말아요. 지나가는 바람일 뿐...



어젯밤 기안84가 전현무 형님과 폐가를 뒤져 봅슬레이를 만들어 타고 있는 광경을 보며 단전에서부터 분노가 끓어오르는 나는 어쩔 수 없는 유치원 선생님인가 보다 하며 깔깔대는 식구들 사이에서 나의 분노와의 괴리감을 묵상하고 있는 사이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브런치가 고장났나보다.


브런치 연지 열흘, 발행 글 다섯 개, 평균 방문자 열 명 남짓... 할 얘기 못할 얘기 다 해도 하나도 걱정 안 되고, 애들 사진 넣으면서도 '누가 본다고' 이러면서 초상권 고민도 안 하는 생초짜 브런치 작가인 나는 이게 무슨 일인가? 브런치 통계가 고장 났나 보네 하며 새벽 한 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어젯밤 815 연휴 동안 부산행 비행기 3만 원 이하짜리가 나오면 가겠다고 검색하다 실망하여 잠드신 피곤한 남편님께 늦은 브런치 한 상 거하게 차려드리고( 상식적인 쇼핑을 좀 해라 남편아~)

언제나 브런치에 진심인 나!


휴대폰을 들여다보니 조회수가 8만을 넘어 10만을 향해 가고 있다. 더럭 겁이 났다. 내가 공개해도 될 만한 글이었던가? '옛날 엄마' 때문인 것 같긴 한데 어디에서 무슨 일이 있기에 이런 조회수가 나올까?


불안함에 지인에게 하소연

조회수 스케일을 보면 포털 메인에 뜬 거 아닐까 의심되지만 나는 일단 내 글을 못 찾았으니 짐작일 뿐이고 반응은 없이 늘어나는 조회수에  불안함이 살짝 밀려왔다. 극단적인 조회수에 비해 반응이 없다는 것이 이상하기도 했다.(하긴 이건 이상할 일은 아닌 듯하다. 나도 매일 인기글을 검색하고 알고리즘에 이끌려 글과 영상을 살피지만 거기에 잘 보고 간단 인사를 해 본 적은 없으니...)


와중에 나의 브런치 커밍 아웃에 남동생이 보낸 메시지...

이 가족방의 포인트는 아빠가 있는 방이라는 것!


가족이 다음 메인에 떠 있는 게 까먹어서 안알랴줄만한 사안이라는 심드렁함이 가득 묻은 남동생의 카톡을 보며 진정하고 더 이상 흥분하지는 말자는 결론을 내리며 동네방네 소문은 내고 있는 나...

이 와중에 우리 딸! 다음 메인에서도 대차다!

오빠 멱살 쥐고 있는 손은 매우 야무지게 나왔네... 


작가의 서랍에서 글을 꺼내 발행을 누르는 일에 큰 무게감을 느끼지  않았는데 이 기묘한 경험이 브런치에서 글 쓰고 발행하는 행위의 무게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브런치 안에서 혹은 답글에 작가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것이 살짝은 낯간지러웠는데 아니 오늘부터 진정 작가가의 자세로 임해야겠다. 



나 14만이 조회하는 김 작가야!



그리고 이 영광을 나를 '옛날 엄마'라 부르시는 우리 따님께 바쳐야겠다.( 깐아 됐지? 엄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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