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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오네오 Feb 01. 2023

"탐"하는 실력

지적하면 나만 졸렬해지는...


순전히 라면 사리 때문이었다.

주말 저녁 남편과 나 그리고 딸... 

이렇게 셋이서 둘러 앉은 저녁상에 부대찌개 한 냄비를 척! 놓자마자 일어난 일이었다.


아빠 나 라면 많이 주세요.


내 눈엔 종종 염라대왕 같은  우리 남편은 자기 딸에게 전생에 무슨 업을 그리 쌓았는지 따님의 불합리한 한마디 말에 판단력을 잃으시고 한 개 밖에 안들어간 라면사리를 젓가락 허리까지 훅 떠서 따님의 앞접시에 담고 있다.


잠깐잠깐잠깐

"야 라면사리 딱 한개잖아! 삼분의 일로 나눠서 공평하게 먹어야지!"

내 말이 틀리지도 않은데... 우리 딸은 또 촌철살인과 같은 한마디로 이상황을 평정한다. 


졸렬하시긴....

그 욕심의 아이콘인 도경완이 딸 도하영이도 아빠가 자기가 쥔 고구마를 다 없어지도록 베어먹어도 심란한 눈빛을 할지언정  "아빠 맛있쪄?"하고 체면차릴줄 알더만 겨우 일어나 균형잡고 앉던 10개월 시절에도 엄마가 쥐고 있는 곶감 달라고 "아~~"하면 어금니를 꽉 깨물고 노여운 눈빛이 되어 고사리같은 손을 펴 엄마 입을 찰싹 때리던 우주최강 욕심 아이콘 우리 까니께서 또또 결코 '식'에만 국한되지 않는 '탐' 실력을 발휘하려 하신다.


와~ 이렇게 키워도 되나? 

우리 딸의 욕심이 낯선 내가 주변 이웃들에게 종종 다양한 울 까니의 탐욕 에피소드를 얘기하면 다들 웃기는 하지만 애들이 그만은 하다고 말한다. 나 빼고 다른 엄마들은 다 졸렬하지 않은가보다. 우이쉬 종종 간절히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지고 있다는 의미겠지? 


라면은 지가 먹고 졸렬은 내가 해진 이 상황이 우습고 귀엽다. 


그게 뭔진 알고 그렇게 움켜쥐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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