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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Aug 17. 2022

[북리뷰] 새로운 디지털 시대

디지털 기술로 인한 사회 변화

2001년부터 10년간 구글 CEO을 역임하고 이후 2018년까지 구글과 모회사인 알파벳의 회장을 지낸 에릭 슈미트는 MS의 빌게이츠, 애플의 스티브잡스만큼 위대한 업적을 남긴 기술 전문가이자 기업 임원 출신입니다. 그가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실 출신인 외교정책 전문가인 제러드 코언과 함께 집필한 이 책은 저자들의 업력과 역량만으로도 국가, 사회, 기업 그리고 개인의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하기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리뷰해봅니다.


▣ 상호 연결성으로 인한 제2의 세계

저자가 주장한 핵심 메시지는 이 문장으로 귀결됩니다. “우리의 미래 세계는 모든 사회에서 기술 플랫폼들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수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라는 것이죠. 디지털 플랫폼에 의해 주도되는 규모의 효과 때문에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는 모든 일이 지금보다 훨씬 더 빨리 일어날 것이며, 그런 변화는 정치, 경제, 사회, 미디어, 비즈니스, 사회규범을 포함한 사회의 전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미 인터넷 기술은 지구촌 전체의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보다 많은 기기들과 결합되어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 오는 것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미래 사회 전망에서 눈여겨 볼 지점은 이러한 변화는 더 큰 규모로 가속화되어 동시에 두 가지 세상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기존의 현실세계를 뛰어 넘는 가상세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인간은 두 사회를 공존하며 살고, 두 세계간의 충돌과 제약이 커져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주목해서 볼 지점은 이러한 변화에 따라 국가는 국내 정책 및 외교정책을 각각의 두가지 버전으로 실행해야 하는데, 하나는 현실세계 다른 하나는 온라인 상의 가상세계를 위한 버전이어야 한다는 과감한 주장입니다.


저도 인터넷, 온라인 서비스가 우리 일상에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도가 높다고는 생각했지만, 아예 국가 정책까지도 이 가상세계를 위한 버전으로 따로 준비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그렇게까지'라는 다소 의아함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곰곰히 우리의 과거와 현실을 반추해보면 10년 전 컴퓨터로 웹이라는 온라인 사회를 접한 이후,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세상에 갈수록 더욱더 오랜 시간 체류하면서 가상세계는 더욱더 우리 일상 깊숙하게 침투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더욱더 온라인 체류 시간은 늘고 있죠. 그런 변화를 볼 때 저자의 말처럼 가상세계는 현실세계에 이어 제2의 세계로서 우리 일상과 사회 전반에 주는 영향력이 커져갈 것이기에 국가 정책은 물론 기업의 비즈니스 도메인으로서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라크 국민들의 최우선 물품은?

본 책에서는 기술과 사회 그리고 국가의 3가지 앵글로 미래를 전망하고 문명의 발전을 위한 요소를 정리하기 위해, 파괴된 사회의 재건 과정에서의 시사점을 찾고 있습니다. 그 한 사례로 이라크 전쟁을 언급했습니다. 여러분, 1990년 걸프전 발발 이후 폐허가 된 이라크 바그다드 지역의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었이었을까요? 당연히 물, 음식, 침구 그리고 전기 등을 떠오를 것입니다. 그런데, 2009년 저자들이 바그다드에서 사회 재건을 돕기 위한 기술의 활용 방법을 고민하던 중에 경험한 바에 따르면 이라크 국민은 휴대전화를 최우선 순위로 필요로 했다고 합니다. 당시 기본적인 일용품조차 엄두도 내기 힘들 정도라 가격이 비쌌지만 구하기 어려운 휴대폰을 가장 장만하기를 원했다는 것은 '연결'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생존보다 더 중요함을 말해줍니다.


저자는 기술이 악용되어 테러와 전쟁에 이용될 경우 처참한 파괴와 희생이 따르지만, 기술의 발전 덕분에 사회 재건 또한 빠르게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런 재건에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더 건강하고 회복력있는 사회를 구축하는데 핵심임을 주장합니다. 그래서, 붕괴된 사회를 재건함에 있어 최우선순위는 도로, 에너지가 아닌 통신 인프라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사실 사람들간에 소통과 연결이 빈번하게 이루어져야 의사결정이 빠르게 전개되고 복구해야 할 사회 인프라 시설에 대한 합의도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이기에 통신 인프라가 파괴된 도시의 복구는 물론 건강한 사회로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라크 전쟁 이후 바그다드 시민들도 그렇게 소통하고 연결하고자 통신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갈증이 있어 휴대전화를 최우선으로 필요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 원격으로 관리하는 가상의 정부

기술의 고도화로 인터넷에 연결되어 가상의 사회가 중요해지는 미래에 개인은 물론 정부도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백업하고 원격으로 운영하는 가상정부가 대두될 것이라는 내용도 흥미로운 꼭지입니다. 현실세계의 정부와 함께 가상정부도 존재해 필요 시 현실정부의 백업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아예 정부 데이터들이 모두 디지털화되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정부가 운영되고 시민들에게 공공 인프라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전쟁, 기근,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이라는 것이죠.


사실 공장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비효율을 제거하는 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트윈 등의 최첨단 기술이 기업 현장에 적용되고, 블록체인을 통해 위변조가 불가능한 신뢰의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해 암호화폐가 개발되는 일련의 과정을 볼 때 국가, 정부 역시 이같은 기술들을 활용해 국민에게 신뢰와 안전망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임은 자명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개인이 스마트폰을 통해 촬영한 사진들을 클라우드에 백업하고 각종 금융 거래와 자산을 디지털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처럼 국가의 운영도 현실을 복제한 가상 속에서 현실을 백업하고 때로는 현실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목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 미래는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미 우리가 사는 한국 사회는 책이 그리는 미래 사회에 가깝게 위치한 전 세계의 몇개 국가 중 하나일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국가들이 한국 사회처럼 현실보다 가상세계의 영향과 비중이 커져가게 될 것이고, 이미 그렇게 된 한국의 미래 사회는 현실보다 가상세계의 지배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는 그런 미래 사회를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사생활 즉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싸워야 한다라고 책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기술이 진일보한 사회에서 가상세계의 역할이 커지게 되면 해킹, 정보 유출, 빅브라더 등의 이슈는 현실세계의 자연재해나 전쟁보다 더 무서운 사회 파괴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그런만큼 투명한 정보 관리와 철저한 데이터 보호, 안전한 인증을 보장하는 기술과 국가 정책, 사회 통념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위 북리뷰는, 고전5미닛(약 5분으로 정리된 책의 시사점을 정리하는 책리뷰 전문 사이트)를 위해 제작된 초본으로 보다 정돈되고 통찰력있게 내용을 정리한 내용은 고전5미닛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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