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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Apr 09. 2022

[북리뷰] 마스터 알고리즘

AI의 학습법을 통해 우리도 어떻게 배우며 살지 이해하자.

차량의 엔진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는 기술자와 정비공만 알면 됩니다. 반면 운전대를 돌리면 차량의 진행 방향이 바뀌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량이 멈춰야 한다는 것은 모든 운전자가 알아야만 합니다. 운전자가 아닐지라도 자동차의 속도와 회전 반경을 보고 위험할 것인지도 보행자라면 누구나 알아야 하죠. 인공지능의 기술 방법론 중 하나로 최근 보편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잇는 머신러닝도 IT 프로그래머나 관련 전문가가 아니어도 기본적인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하루의 일상 속에서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이용되고 있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죠. 머신러닝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과 미래를 바꿔가는지 알아봅니다.


▣ 지상 전쟁에 한 명, 가상 전쟁에 두 명

9.11 테러는 알카에다에 의해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D.C.의 국방부 청사 건물인 펜타곤이 공격당한 테러입니다. 이같은 미국 안보에 위협하는 상황에 효과적인 무기는 정보다. 미국 국가안전국은 매일 10억 통이 넘는 전화 통화와 전 세계로 연결되는 여러 형태의 통신을 가로채고 있습니다. 이걸 사람이 할까요? 방대한 수의 전화 대부분은 결백할테니 소수의 의심스러운 전화만을 골라내는 역할을 머신러닝이 합니다. 실제 의회에서 안전국 국장이 전화 통화에 대한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10여건의 테러 위협을 분쇄했다고 증언했을만큼 머신러닝은 안보에 큰 역할을 하죠. 테러분자들이 미식축구 경기의 관람객 사이로 숨더라도 머신러닝이 그들의 얼굴을 찾아내고, 희한한 폭탄도 알아챕니다.


이제 가상 공간의 사이버 전쟁에 대비해 공격 역할을 하는 보병의 역할을 봇에게 이들을 키우는 사관학교는 머신러닝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또한, 무자비한 공격 징후를 감시하는 것도 머신러닝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수 많은 정상 행동에 대한 모형을 기반으로 이에 벗어나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하면 깃발을 올려 기병대 즉 사람 시스템 관리자에게 알리는 것이죠. 장군의 역할은 사람이 맡고, 보병 임무는 머신러닝이 맡는 것입니다. 그런 머신러닝은 마치 레이더같은 존재입니다. 1940년 런던 상공에서 벌어진 영국과 돌일의 공중전에서 영국 공군은 수적으로 매우 열세였지만 나치의 독일 공군을 막아냈습니다. 독일 조종사들이 어디로 침투하든 영국 공군이 항상 나타났었죠. 그 비법이이 바로 영국의 비밀무기 레이더였습니다. 레이더 덕분에 독일 비행기가 영국 영공으로 건너오기 훨씬 전에 알아채고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었던 것이죠. 머신러닝은 미래를 내다보는 레이더입니다.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의 알파독이라는 로봇은 병사의 짐을 운반해줍니다. 드론은 머신러닝의 도움을 받아 자동 비행이 가능하고, 앞으로는 한 사람이 더 많은 드론 무리를 감독하게 될 것입니다. 미래의 군대는 머신러닝으로 조정되는 로봇이 사람 병사보다 많게 되고, 로봇끼리 인간의 대리전을 치루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머신러닝은 9.11 테러 이후 테러와 벌이는 전쟁의 최전방에 배치되었습니다. 사실 그 이전 1980년대 말에는 주가의 등락을 예측하는 금융분야에, 이어 1990년대 중반까지 기업의 마케팅, 고객관리, 신용등급 평가, 회계 부정 적발 등에 머신러닝이 이용되었습니다. 이후에 인터넷 시장이 성장하면서 인터넷 검색과 온라인 마케팅, 전자 상거래에 이용되었습니다. 그렇게 머신러닝은 기술 동향의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하게 성장해왔습니다.


▣ 머신러닝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

만일 당신이 암에 걸렸고 전통적 의학 치료는 모두 실패했다고 가정해보면 죽기만을 기다려야 할까요? 매사추세츠 주 캠프리지에 있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암 유전체 관련 기업인 파운데이션 메디슨은 암환자의 종양 샘플을 받아서 유전체에 있는 암과 연관된 변이들의 목록을 찾아내 가장 효과적인 맞춤 약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하지만, 그 약이 한 번에 적중할 수 없고 부작용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여러 번에 걸쳐 처방을 달리 해가면서 의료 기록과 유전 정보에 맞춰 최적의 처방을 도출해내야 합니다. 그런 일을 의사가 해낼 수는 없습니다. 바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그런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할 것이고 그런 알고리즘이 보다 보편화되면 저렴한 가격에 인류의 생명을 구하는데 공헌하게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 일상의 다양한 영역에서 머신러닝이 작동하면서 우리 삶은 더욱 편해질 것입니다. 그 결과 경제 성장이 빨라지고 빈곤은 급격히 감소할 것입니다. 반복되는 일은 자동화되고 사람들은 더 흥미있는 일을 맡게 되겠죠. 더 잘 훈련된 사람에 의해서든 컴퓨터에 의해서든, 둘의 결합에 의해서든 모든 일은 지금보다는 더 잘 수행될 것입니다. 이어 지구환경도 변화의 방향이 바뀌어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질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합니다.


단 그렇게 머신러닝이 인류의 희망이 되는 것과 동시에 재앙이 되지 않도록 사회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머신러닝을 이해하고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죠. ‘머신러닝으로 무장한 관리자는 초월적 능력의 관리자가 되고, 과학자는 초월적 능력의 과학자가 된다’라고 말하며 미래를 차지할 사람은 자신의 독특한 전문지식을 머신러닝이 가장 잘하는 것과 결합하는 법을 매우 깊은 수준으로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머신러닝이 악당의 손에서 무엇을 할지 걱정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첫째. 좋은 사람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얻도록 해야 합니다. 누가 좋은 사람인지를 분명하지 않는다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공개해야 합니다. 둘째. 머신러닝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사용할 데이터가 좋은 만큼만 머신러닝이 좋아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데이터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머신러닝도 지배합니다. 단, 공익을 위한 데이터 공유는 윤리적 의무로서 지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머신러닝만으로는 암을 치료하지 못합니다. 암 환자의 데이터가 공유되어야 미래의 환자의 암 치료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 선생님없이 배우기

머신러닝을 통해 인공지능이 똑똑해지는 방법 즉 알고리즘은 다양하고 그런 알고리즘의 하나가 강화학습입니다. 우리 인간은 즐거움을 찾고 고통을 피합니다. 우리의 손이 뜨거운 난로에 닿으면 본능적으로 손을 치우게 됩니다. 이건 즉각 반응하는 쉬운 일이죠. 어려운 것은 이런 일을 당하고 난 이후 다시는 난로에 손을 대지 않도록 학습하는 것이죠. 그러려면 아직 느끼지도 못한 심한 고통을 피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두뇌는 고통을 난로를 만지는 순간과 연결하지 않고 그런 순간에 이르게 되는 행동에 연결시켜 학습을 해냅니다. 이런 종류의 학습을 인간이 동물보다 잘하고 이것이 인류 문명의 성공에 결정적 기여를 해왔습니다.


직접 경험해보고 나서 상벌을 받고 학습하는 것이 강화학습입니다. 이 학습 알고리즘은 때로는 최선의 행동을 선택하다가 때로는 무작위로 행동을 선택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주로 체스나 바둑을 둘 때 이런 강화학습 알고리즘이 널리 이용됩니다. 굳이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아도 기계가 여러 수를 두면서 어떨 때 지고, 어떻게 두면 이기는지를 학습해가면서 터득해가는 것이 이런 방법입니다. 인공지능 이전에는 지도학습이라고 해서 일일히 바둑을 두는 방법과 어떤 경우 이기는지를 알고리즘에 알려줘야 했지만 강화학습이라는 머신러닝의 한 알고리즘 덕분에 이런 수고가 줄어들게 되었죠.


하지만, 강화학습으로 AI가 만족스럽게 성장하기는 어렵습니다. 즉, 아이는 할 수 있지만 강화학습으로는 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죠. 문제 풀기와 서너 번 시도한 끝에 문제를 더 잘 풀기, 계획 세우기, 점점 더 많이 추상적인 지식을 습득하기 등은 강화학습으로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필요한 마스터 알고리즘으로 저자는 청킹 즉 덩어리 나누기라는 알고리즘을 제시합니다. 1-723-458-3897이 17234583897보다 훨씬 기억하기가 쉽습니다. 전화번호에 하이픈을 넣으면 사물이 덩어리로 구분되어 외우기가 훨씬 쉬워지죠. 신발끈을 매려면 첫 매듭을 묶고 한쪽 끈으로 둥글게 원을 만들어 다른 쪽 끈으로 이 원을 둘러싼 뒤 가운데 구멍으로 빼내야 합니다. 이 과정을 구분을 해서 나누면 이 전체의 과정을 보다 수월하게 학습할 수 있죠. 다섯살 짜리 아이에게 이 과정은 너무 복잡하고 어렵지만 청킹을 통해 동작을 구분해서 행동하다보면 금새 이 과정을 한 번에 해낼 수 있게 됩니다. 청킹 알고리즘은 그렇게 인공지능이 사물을 덩어리로 구분해서 복잡한 문제를 보다 수월하게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저자는 머신러닝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어떤 법칙들이 이용되는지를 소개했고, 마스터 알고리즘이라는 5가지의 이론도 정리했습니다. 이 내용들을 토대로 데이터를 지식으로 바꾸는 과정에 기계가 어떻게 학습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런 알고리즘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AI가 학습을 하는 과정이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며 배우고 커가면서 끊임없이 학습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들 알고리즘이 결국 인간의 학습방법을 모방하고 있다는 것과 아직 머신러닝이 미쳐 배우지 못한 우리 인간의 학습방법들이 다양하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이들 알고리즘을 토대로 우리의 학습 방법을 다시 돌아보고 또 AI보다 더 나은 학습방법을 가진 우리의 가능성을 믿고 더 나은 AI를 발명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그것이 이 사회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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