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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Nov 20. 2019

블록체인을 이용한 BM혁신의 기회

공유경제에 이은 토큰이코노미 생태계

한국에서 전세계 IT 뜨거운 감자로 주목받았던 것이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한국의 바둑 고수를 이긴 인공지능 알파고이고 두 번째가 암호화폐입니다. 특히 암호화폐는 2017년부터 2018년 2년간 한국의 사회 전체에 경종도 울렸을 뿐만 아니라 이 때문에 법적 규제까지 등장했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암호화폐가 주목받은 이유는 욕망의 기술이었기 때문이죠. 인공지능 알파고야 우리 일상에 당장 어떤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고 돈을 벌어주는 것도 아니었지만, 암호화폐는 개인에게 주식보다 더 큰 이윤을 줄만큼 욕망을 자극했기에 이성을 잃고 과열된 분위기에 사회 전체가 들썩였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이야기하면, 우선 관심을 비트코인의 가격이 앞으로 얼마나 더 상승할 것이냐에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죠. 지금이라도 투자를 해야 하는가, 이미 가지고 있는 이더리움을 처분해야 하는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인가 떨어질 것인가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죠.


그런데, 이런 암호화폐 투자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이 암호화폐의 가치는 곧 이 암호화폐로 동작되는 블록체인 플랫폼이 주는 비즈니스의 활용도라는 점입니다. 각 암호화폐로 동작되는 블록체인이 실제 경제 생태계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느냐, 기존 시스템 대비 가치가 더 크고 효율적이냐에 따라 암호화폐 가격은 오를 수도, 떨어질 수도 있죠.


우리 현대차, SKT, 삼성, 네이버 등의 기업에 투자할 때 그 기업의 앞으로의 성장 가치를 보는 것처럼 암호화폐 역시 기업의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 데이터베이스인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국가에서 보증해서 만든 화폐는 법정화폐라고 하죠.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만들어진 화폐를 말합니다. 왜 하고 많은 기술이 있는데 왜 블록체인으로 화폐를 만들었을까요.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에 대한 기술인데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다르게 자발적으로 참여한 전 세계의 컴퓨터를 이용해 파일을 분산해서 저장합니다. 이렇게 여러 대의 컴퓨터에 파일을 복제해서 저장하기 때문에 누군가 임의로 파일을 수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중앙에 저장해둔 파일은 그 중앙의 컴퓨터를 소유한 소유자가 임의로 변경할 수 있지만 블록체인은 그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등에 우리가 기록한 정보는 이들 기업의 정책이나 국가 권력에 의해 법적 판단에 따라 공개되거나 삭제, 변조가 가능합니다. 반면 블록체인을 이용해 기록한 데이터는 심지어 소유자조차 삭제, 변경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어떤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그 내용은 그 누구도 변경할 수 없죠. 이런 기술적 특성으로 인해 블록체인을 탈중앙화 시스템, 위변조가 불가능한 데이터베이스라고 부릅니다.


이런 특성을 금융에 활용한 것이 바로 암호화폐입니다. 즉, 블록체인을 활용해 만들어진 하나의 서비스가 암호화폐인 것이죠. 모바일을 이용해 만든 서비스의 하나로 카카오톡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블록체인으로 만들 수 있는 서비스는 무궁무진하고, 암호화폐는 그 중 하나일 뿐입니다. 즉, A가 B에게 일정 금액을 송금했다라는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이렇게 전 세계 사람들이 서로 간에 주고 받는 금액을 각자의 계정에 기록함으로써 글로벌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로서 암호화폐가 대표적인 블록체인 서비스인 것이죠.


우리가 한국의 은행 계좌에서 미국의 은행 계좌로 돈을 송금하는 것은 두 은행을 믿고서 보내는 것이죠. 그 믿음에 대한 보상으로 송금 수수료를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그 신뢰를 은행이 아닌 기술이라면 어떨까요. 사실 은행이라고 100% 안전하지는 않습니다. 은행이 아니 국가가 도산하는 경우도 있으니 은행을 100% 신뢰할 수는 없죠. 게다가 은행을 이용한 송금은 시간과 수수료라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반면 기술은 그것도 블록체인은 거의 100%에 가까운 신뢰로 검증이 가능하고 속도와 비용면에서 기존보다 낫다고 평가를 받습니다. 물론 아직 블록체인 기술이 미완의 상태다보니 속도나 비용에 있어 개선할 지점이 있긴 하지만, 향후에 진화되어간다면 기존 은행을 이용한 송금과 비교해 상당한 경쟁 우위에 있을 수 있습니다.


기존의 인터넷이 전 세계인이 정보를 주고 받으며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면, 블록체인은 인터넷을 통해 가치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 가치에 담을 수 있는 것은 화폐 뿐 만 아니라 계약, 신용, 보증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A 컴퓨터에서 B 스마트폰으로 음악 파일이 전송되는 것이 기존의 인터넷이라면, 블록체인은 A라는 저작권자가 B라는 사용자에게 정당한 값으로 매겨진 음악을 A와 B가 약속한 규칙에 맞게 특정 기기에서 1년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 성사되어 그에 상응하는 가격으로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같은 이유로 카카오는 클레이튼, 페이스북은 리브라라는 암호화폐를 만들고 있습니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용자간에 금융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고자 함이죠. 특히 페이스북의 경우에는 그 대상이 전 세계인이기 때문에 기존 각 국가의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반가울리 없겠죠. 이들 암호화폐가 단지 송금 뿐 아니라 결제부터 저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통합하기 시작하면 기존 금융 기업들은 큰 위기에 봉착할 수 밖에 없겠죠.


이렇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암호화폐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입니다. 이들 화폐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월렛이라는 지갑에 코인을 예금해두고 이것을 타인의 지갑에 송금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암호화폐 거래소입니다. 국내에는 빗썸, 코빗 등의 거래소가 있으며 이 거래소를 이용하면 좀 더 쉽게 암호화폐를 사고 팔며, 특정인에게 송금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금 즉 원화로 암호화폐를 직접 살 수도 있죠.



▣ 새로운 경제 생태계, 토큰 이코노미

그렇다면 이 암호화폐를 운영하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어느 한 개인이나 기업이 운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 세계의 자발적으로 참여한 단체, 기업, 개인들이 운영의 주체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각자 생각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체계가 필요합니다. 서로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이 거대한 암호화폐를 글로벌로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을 가리켜 DAO라고 부릅니다.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준말로, 탈중앙화 자율조직이라고 부르죠.


이같은 조직의 운영 규약도 블록체인에 기록해둠으로써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합니다. 기존의 일반적인 기업 운영 방식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렇게 기술 기반으로 모든 것을 기록하고 합의를 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이 운영하는 것과 달리 100% 검증 가능하고 임의로 조작이 불가능합니다.


이 시스템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이 돌아갈 수 있도록 참여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합니다. 암호화 화폐인 비트코인, 이더, 리플 등은 이같은 블록체인이 동작될 수 있도록 해주는 참여자들의 자원 투자에 대한 보상입니다. 블록체인이 동작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컴퓨터 파워가 필요한데, 이 컴퓨터 파워를 제공하는 참여자들에게 기존의 화폐가 아닌 해당 블록체인에서 이용될 수 있는 화폐를 줌으로써 블록체인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블록체인은 기존의 시스템을 와해하는 새로운 혁신 기술임은 자명합니다. 이 기술이 작동되기 위해서는 자발적 참여자들이 지속적으로 인입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거름이 암호화 화폐인 것이죠. 그런데, 비트코인 발 암호화 화폐의 투기성 이슈는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기회와 가능성보다는 당장의 욕심을 채우고자 하는 얄팍한 집단 이기주의가 작용해 발생한 것입니다. 블록체인과 이를 지속 가능하게 해주는 암호화 화폐는 향후 10년 내에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것입니다. 단, 그것이 지금의 현실 속 화폐를 대체하는 법정화폐나 세계 공용으로 사용되는 화폐로서 지위를 가져가기엔 어려울 것입니다. 기존의 신용카드 마일리지나 특정 기업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포인트, 도토리와 같은 가상화폐보다는 역할이 더 중요하고 범용적이겠지만 실물 화폐로서의 사용은 제한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개념의 화폐로서 기존 화폐와 함께 새로운 시스템,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촉매제 역할을 하며 점진적 성장을 해갈 것입니다.


이렇게 암호화 화폐는 해당 블록체인이 이용되는 생태계를 성장시키는데 중요한 보상 수단이고 거래 촉매제입니다. 이 화폐를 어떤 경우에 보상으로 주고, 어떻게 발행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를 잘 정의해야 암호화폐를 발행한 블록체인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운영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가리켜 토큰 이코노미라고 합니다. 모든 블록체인이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대한 글로벌 IT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기업들은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토큰 이코노미를 설계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 산업과 기업에 주는 영향

블록체인 시장은 블록체인의 명확한 한계를 이해하고 강점을 활용해 사업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기존 금융기관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송금과 환전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나 물류 시스템의 개선, 개인간 에너지 거래, 의료시장에서의 데이터 거래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이용하려는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죠.


또한, 이같은 기술을 이용한 사용자가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dApp이라 부른다)가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실체가 보다 가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시스템과 서비스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갖습니다. 


  1. 블록체인의 한계보다 강점을 적극 이용해 기존 시스템과 다르게 문제를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갖는 단점을 개선하는 노력들이 한쪽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미 블록체인이 갖는 강점이 명확하기에 이 장점을 이용하여 기존 사업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2. 블록체인을 이용하되 기존의 다른 시스템과 연계하며 호환성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블록체인만으로 해결하려 고집하지 않고 기존의 시스템, 프로토콜, 미들웨어 등의 기술과 조화를 이루어 연동될 수 있도록 시스템 확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3. 모든 참여자들에게 보상이 주어지도록 코인과 토큰의 설계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기존 서비스와 다르게 초기부터 모든 서비스 참여자들, 이해관계자들에게 코인과 토큰의 형태로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보상 매커니즘에 대한 설계를 중요시합니다.


4. 글로벌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투자자의 대상이 전 세계인이며,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함께 일하는 개발자와 파트너사들 역시 전 세계인이며, 이렇게 탄생된 서비스와 사업의 사용 대상자 역시 특정 국가로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합니다.


5. 기존과 일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실체가 나오기도 전에 paper만으로 자금을 모으고, 투자자와 사용자, 파트너 대상으로 실시간 정보 소통을 하며 사업 전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앞으로 2~3년이면 블록체인이 암호화폐를 넘어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도전한지 약 5년이 넘게 됩니다. 이 즈음이면 블록체인이 기존 클라우드 시스템이나 스마트폰 앱과 같은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할만한 반열에 들 수 있을지, PDA나 태블릿처럼 특정 영역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vertical platform 수준에 불과할 것인지 검증될 것입니다. 이 기간동안 다양한 도전을 하는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기업들에 의해서 전자로 평가받을지, 후자로 머물지 결정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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