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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Mar 21. 2022

[북리뷰] 하이 그로스 핸드북

스타트업 창업자를 위한 사전

저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보고 듣는 것보다 직접 체험하는 것이 더 깊고 넓은 지혜를 얻을 수 있죠. 하지만, 어떻게 세상 만사 모든 것을 다 경험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기에 타인의 경험에서 배우는 것도 병행할 수 밖에 없죠. 단, 그 타인이 실전 경험에서 배워야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구글의 초기 직원이고 트위터가 인수한 믹서 랩스라는 회사를 창업했고, 트위터의 부사장을 하기도 했었으며 에어비앤비, 코인베이스, 핀터레스트와 스퀘어와 같은 미국의 주목받는 인터넷 기업의 투자자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17년간 미국의 성공적인 인터넷 기업의 현장, 실전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 그가 개인의 경험과 링크드인, 페이스북, 스트라이프 등을 포함한 주요 스타트업들의 경영진 14명과 인터뷰를 하며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요구되는 주요 행동 지침에 대한 팁을 170여개로 구분해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중 눈여겨볼만한 것들을 살펴봅니다.


▣ 직원들과의 소통

구글의 수석 부사장으로 재직한 우르스 히즐이나 스트라이프의 COO인 클레어 휴스 존슨은 직원들에게 자신과 소통할 때 효과적인 방법들을 기술한 지침서를 만들어 동료들에게 공유했다고 합니다. 즉, ‘나를 상대하는 법에 대한 가이드’, ‘나와 일하는 법’이라는 문서를 만들어 공유한 것이죠. 덕분에 직원들은 경영진과 어떻게 일하고 대화해야 생산적인지 알 수 있게 되어 효율적입니다. 이 지침서에는 ‘내가 다른 직원에게 듣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내가 선호하는 소통 방식은 무엇인가?’, ‘내가 견디지 못하는 것은’, ‘나는 무엇에 놀라고 불쾌해하는가’ 등의 내용이 담기면 좋다고 추천합니다. 이런 내용을 문서화해두면 신입 임원, 관리자, 직원 등이 창업자나 경영진, 주요 의사결정권자가 어떤 비전과 관점으로 대화하고 어떻게 소통하면 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겠죠.


더 나아가 회사가 커지면 정보를 전달하는 소통방식도 변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규모에 걸맞는 소통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작은 스타트업에서야 전 직원이 한 회의실에 모여서 새로운 제품 출시 정보나 주요 이슈를 공유할 수 있지만 100여명만 넘어가도 그렇게 모두 모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규모가 커지면 그만큼 회사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조직개편도 잦고 제품의 출시나 목표 관리, 전략의 수정도 빈번하게 이루어지다보니 전 직원이 제대로 회사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운영 방식이 중요해집니다. 그런 방식으로 대부분의 실리콘밸리의 IT 스타트업들은 애자일 방식과 OKR을 주로 이용합니다. 민첩하게 성장해가는 스타트업의 특성에 비춰볼 때 단기 목표에 집중하면서도 중장기의 목적에 맞게 사업이 확장되가도록 해야 하기에 이 2가지의 방식이 널리 이용됩니다.


OKR은 Objetives and Key Result의 줄임말로 구글을 포함한 여러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이 조직의 목표 전략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경영모델입니다. OKR은 트위터나 스트라이프에서도 전사 모든 팀이 한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가는데 큰 도움이 되는 툴이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회사의 모든 팀, 모든 직원들이 각자의 단기, 중기 목표를 설정하고 진척 정도를 측정해가며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배가 한 방향으로 전진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OKR을 분기 혹은 반기별로 재검토해서 재조정해야 합니다. 그만큼 IT 시장은 경쟁사의 출현과 고객의 반응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애자일하게 제품을 출시해가면서 중간중간 시장 반응을 보면서 수정 반영해야 하고 그때 OKR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죠.


▣ 공동창업자의 역할

특히 1조 이상의 평가를 받으며 고속 성장한 유니콘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공동 설립자 즉 창업자에 대한 역할의 변화가 요구됩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야 공동 설립자가 모든 결정에 관여하게 됩니다. 하지만 회사의 규모가 커져갈수록 의사결정과 역할에 대한 경계선을 보다 엄격히 정의해야만 회사가 지속 성장할 수 있죠. 그런 공동 설립자 체계는 공통적으로 3가지의 특징들을 가집니다. 첫째 고문의 자리로 일선에서 물러난다. 애플의 스티브 워즈니악이라는 전설적 개발자의 사례가 그거죠. 두번째, 주요 임원으로 남아 CTO나 제품 총괄자 등으로 재직해 회사의 성공을 지속적으로 견인하는데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입니다. 세번째는 창업자의 능력과 회사에서 해당 시기에 필요라 하는 역할의 괴리가 있거나 개인사로 회사를 떠나는 경우입니다.트위터를 창업한 잭도시가 2021년 12월 회사를 떠난 경우죠.


이렇게 회사의 성장 과정에서 공동 창업자에 대한 역할이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더 크게 도약이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서 고려할 사항으로 적어도 1년 이상은 충분히 창업자의 달라진 역할에 대한 심사 숙고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기술이나 영업, 마케팅, 서비스 등의 특정 기능 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나 코칭, 헤드헌터 등의 다양한 역할을 두고 충분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창업자들과만 함께 고민을 나누고 의사결정에 도움과 자문을 받을 필요와 방법 등에 대해 고려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창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의 생각도 들어봐야 합니다. 이후 논의의 시간을 가지며 합의를 봐야 하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중재자를 찾아 조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창업자는 회사의 주요 주주이자 이사진의 일원일 수 있고 창업 아이템을 찾아 초기 회사를 설립하는데 기여한 사람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사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기업들을 보면 공동 설립자 모두가 동등한 지위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즉, 단 한 명의 설립자가 기업을 이끌면서 지배적인 권한을 행사한 경우가 사업 성과가 높습니다. 아마존의 제프베조스, 애플의 스티브잡스, 페이스북의 마크주커버그 그리고 넷플릭스, MS, 오라클, 인텔 등등 대부분의 사례가 그렇습니다. 우리가 아는 인터넷 기업 중 역할과 지분이 평등한 공동 설립자 파트너십을 보여준 사례는 구글의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밋 정도에 불과합니다.


▣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

여러 가지의 팁 중 제가 가장 관심있게 본 부분은 M&A 영역입니다.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투자자가 몰리면서 회사 평가액이 증가되면 회사의 주식은 다른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금전적 통화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기업 인수는 회사의 제품 그리고 채용 계획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쟁사 대비 주요한 전략적 혹은 방어적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페이스북은 왓츠앱, 인스타그램과 같은 기업을 인수하여 업계 강좌로 군림하고 시장 점유율도 대폭 상승했습니다. 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스냅투와 같은 기업을 인수해 중 저소득 국가의 수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모바일앱으로 이용하도록 했죠.


사실 전략적 인수는 조기에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트위터는 서마이즈를 인수해 트위터 서치 즉 검색 서비스를 런칭했는데 이때가 트위터 직원이 15명 밖에 되지 않았고 시가총액도 100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또, 기업 가치가 1조원이 넘어갈 시점이 바로 회사 발전과 기업 가치 상승을 가속화하기 위한 M&A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타이밍이라고 말합니다. 만일 한 스타트업이 1조원 기업가치가 평가받는 시점에 100억원 정도를 주고 다른 회사를 인수하다면 총 주식의 1퍼센트도 안되는 금액입니다. 만일 인수 덕분에 회사의 평가액이 10퍼센트만 오른다고 해도 ROI는 큰 플러스가 됩니다. 그런만큼 회사 가치가 수 조원 이상이 될 경우에는 M&A가 회사의 전반적 전략의 중심에 두고 접근할 수 있게 되는 셈이죠.


그러한 인수 전략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팀의 인수. 둘째, 제품의 인수. 셋째, 전략적 인수입니다. 사실 이런 방식 외에 시너지 창출형 인수도 있지만 이는 성숙기에 접어든 산업 분야에서 기업들이 점유율을 높이거나 비용절감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 고속 성장하는 IT 기술 스타트업에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같은 3가지 방식에 따라 인수 협상과 실행 접근법은 크게 다릅니다. 일례로 스타트업에서 자금이 고갈되거나 제품과 시장의 정합성이 부족하다고 느낄때 창업자가 다양한 연착륙 방법을 알아보다가 절박한 심정으로 소규모 팀을 인수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스타트업이 성장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고도 성장하는 과정에는 여러 난관과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그런 우여곡절을 잘 이겨낸 기업만이 1조 넘는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것이겠죠. 우리 기업도 지금 어떤 고민과 난관이 있는지, 이를 극복하는데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위 북리뷰는, 고전5미닛(약 5분으로 정리된 책의 시사점을 정리하는 책리뷰 전문 사이트)를 위해 제작된 초본으로 보다 정돈되고 통찰력있게 내용을 정리한 내용은 고전5미닛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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