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OJOO Mar 15. 2022

[북리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생존전략

DT, 기술보다 사업 전략의 문제

수학 문제를 풀 때 공식을 알면 문제를 빠르게 풀 수 있습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 파푸스의 정리 등을 이용하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공식이 어떤 근거와 원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해야 이 공식을 다양하게 변형시켜 문제 풀이에 적용할 수도 있겠죠. 바로 이 책이 그런 공식을 소개한 책입니다.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하는 과정에 있어 어떤 문제를 정의하고 전략 수립을 해야 하는지를 여러 공식 즉 프레임을 제시함으로써 쉽게 사업 현장에서 전략 구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저자는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 소속으로 디지털 사업 전략과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기업 교육과 컨설팅을 해서 여러 산업에 적용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를 들어 그만의 이론으로 풀어 공식을 정리했습니다.


▣ 디지털 혁명의 5대 요소

저자는 디지털 혁명으로 다섯 가지 영역이 크게 변화했다고 말합니다. 바로 고객, 경쟁, 데이터, 혁신, 가치가 그것이죠. 이걸 “씨씨-디브”, 즉 Customer, Competition 그리고 Data, Inovation, Value라고 지칭합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에 있어 이 다섯 가지 영역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한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산업혁명을 야기한 동력원의 발전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지만 제약 조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공간의 제한이죠. 수력이나 석탄과 같은 고정된 동력원을 기반으로 증기기관이 동작되다보니 공장을 설립할 때에 위치의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동력원으로 인해 공장의 기계들을 설계할 때 제약이 있어 공장의 형태와 작동 방식이 제한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19세기 말 전기의 보급은 이런 모든 것을 바꾸었습니다. 전기동력으로 공장을 규정하던 제약이 일거에 사라진 것이죠. 공장은 전기가 도달 가능한 어디든 위치시킬 수 있었고 기계의 구성도 작업 순서에 따라 최적화해 배치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기존과 다른 완전히 새로운 공장 디자인이 가능해진 것이죠. 이때 기술 혁신으로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전기 모터를 생산, 판매하던 기업들입니다. 저자는 바로 지금 전기와 같은 것이 디지털이고, 전기모터를 생산하는 스타트업들이 구글과 아마존같은 기업이라고 비유합니다. 참 적절한 비유죠.


바로 전기처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혁신하는 회사들의 전략은 기존과 다른 씨씨-디브가 있다고 정의합니다. 첫째 고객과의 관계가 크게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은 기업과 고객의 관계를 양방향으로 소통하며 늘 연결되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객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제품의 생산이나 마케팅에 참여해 기업의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주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죠.


둘째, 경쟁의 구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디지털은 산업간 경계를 붕괴시키다보니 전혀 다른 산업 영역에 속해 경쟁자가 아니던 기업이 갑작스레 경쟁자가 되기도 하고, 경쟁 관계에 있던 기업간 제휴와 협력이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하죠. 카카오가 메신저 기반의 온라인 마케팅 사업을 하면서 통신사의 SMS와 해외 통화 시장에 위기를 가져다 주고, 카카오T로 SKT의 티맵과 경쟁 관계에 있고, 심지어 카카오페이로 금융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보면 디지털 사업은 무한경쟁의 시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셋째,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의 중요성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음을 언급합니다. 기존에는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은 지극히 특정 기업에서만 특수하게 이용되었지만 디지털 기술 혁신은 이를 바꾸어 놓아 클라우드 기반으로 데이터의 축적과 관리, 분석 그리고 활용이 쉬워졌고 이것이 기업의 사업 혁신에 중요함을 이야기합니다. 저자가 언급한 디지털 혁명의 5대 요소 중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DT의 D가 디지털이 아닌 데이터라고 말할 정도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데이터는 중요하죠. 그 혹자는 알리바바의 회장이었던 마윈이 말한 것입니다.


넷째, 디지털 덕분에 기업 혁신은 이전보다 훨씬 쉬워지고 빨라졌습니다. 디지털 기술로 인해 값싼 비용으로 테스트하고 프로토타입을 통해서 사용자들의 반응을 쉽게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렇게 사용자 반응을 확인해 제품 개선에도 이용할 수 있어 고객 중심의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죠.


마지막은 기존의 기업들도 사업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고객 가치입니다. 단, 디지털 혁신의 시대에 기업이 고려해야 할 고객가치는 편집증적일만큼 항상 고객 가치를 찾아 한계를 넘어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디지털 혁신의 대명사라 불리는 구글, 아마존 그리고 네이버나 카카오 등을 보면 이들의 고객 가치를 향한 노력과 투자는 당장의 기업 이윤을 넘어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때 디지털 혁명의 중요한 요소인 것이 사실이죠.


▣ 비즈니스 가치의 재정의

여러분인 이 다섯 가지 중에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전 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데이터와 관련한 정보는 많아 중요한만큼 참고할 자료도 많습니다. 반면에 고객 가치와 관련한 내용은 그 중요성에 비하면 관련 내용들이 부족한만큼 이와 관련한 저자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이고르 안소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이 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기존 상품을 유지한채 새로운 소비자로 확장하는 것이고, 두번째로는 기존의 소비자 대상으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 마지막은 새로운 시장을 기존에 없던 새가치 명제로 개척하는 것입니다.


기존 상품의 변환없이 신규 고객을 확보한 대표 사례가 모호크 파인 제지입니다. 21세기초 디지털 통신 발달로 모호크 파인제지는 주요 기업들의 회사 소개 브로슈어나 연간 보고서의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을 타개하기 위해 온라인 문구 서비스를 통해 일반 소비자를 신규 고객으로 확보함으로써 매출 손실을 보전할 수 있었습니다. 즉, 축하 카드나 명함과 같은 출력물을 제작해주는 웹 사이트를 대상으로 고품질의 종이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죠.


두번째 기존 고객 대상의 새로운 가치 제공에 성공한 사례로는 브리태니커 대백과 사전을 들 수 있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 보급으로 백과사전의 판매가 하향세를 그리자 사전의 주된 고객이었던 아동 교육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디지털 강습 도구를 포함한 유료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만 교사와 학생 절반이 교실 수업에서 브리태니커의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으며 50만가구가 온라인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아예 브리태니커는 오프라인 출력판을 중단하기로 결정할만큼 온라인을 통해 제공되는 새로운 가치가 기존 출판물을 완전하게 대체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에게 친숙한 마블 코믹스라는 회사의 사례는 고전 슈퍼 히어로물의 조상인 만화책 기업이었던 이 회사가 고예산의 영화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로 탈바꿈하면서 새로운 고객과 가치를 창출해낸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침체된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는 정도로는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경우 아예 새로운 고객에게 신규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대전환을 해야 합니다.


▣ 파괴적 비즈니스 모델의 완성

디지털 기술은 비즈니스의 규칙을 다시 쓰면서 기존 시장의 밸류체인을 파괴시키는 특징을 가집니다. 최초의 웹 브라우저를 개발한 마크 안데르센은 “소프트웨어가 세계를 먹어 치구고 있다”라고 자극적인 말을 남겼죠. 저는 이 말에 십분 동의합니다. 배달의 민족은 상가수첩, 찌라시를 없앴고 멜론은 MP3 플레이어를 없앴으며, 인스타그램은 카메라를 없앴것이 그 증거죠.


디지털 기반의 파괴적 혁신이 갖는 공통점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새로운 기업이 기존 시장을 파괴하며 성장한다는 점입니다. 이같은 파괴적 혁신 기업에 대한 최초의 이론가로 저자는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 요제프 슘페터를 꼽습니다. 이분은 창조적 파괴, Creative Destruction이라는 표현으로 구시대의 산업을 파괴하며 경제 시스템이 진화해나가는 자본주의의 근본 속성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예로 든 것이 미국 중서부의 철도 보급 사업입니다. 철도가 도시에 들어서면서 철도 주위로 새로운 지역 경제가 만들어지고 인접한 황무지를 개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서부의 낡은 농업 지대는 파괴되었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혁신이 만들어내는 파괴입니다.


저자는 이를 더 발전시켜 파괴적 비즈니스 모델의 이론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디지털 시대의 파괴적 혁신을 그저 기술 중심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죠. 즉,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과정에서 파괴적 혁신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하나의 사업이 가치를 창출하고 시장에 유통하며 그 대가로 가치를 얻는 방법에 대한 구체화를 해야 한다고 제시합니다. 이를 위해 두 가지 측면의 해석을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입니다. 계속 저자가 강조한 영역이죠. 고객에게 기술을 통해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해 정의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가치 네트워크입니다. 기업이 고객 가치를 만들고 유통하고 얻어낼 때 관련된 사람, 파트너 기업, 자원, 프로세스를 일컫습니다. 밸류체인과 유사하지만 이보다는 더 포괄적 단어로 이해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대표 수혜주 중 하나인 넷플릭스가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기존의 블록버스터 시장을 파괴한 대표적 기업이라 볼 수 있죠. 넷플릭스는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차별적으로 제공하고, 가치 네트워크를 어떻게 정의했을까요? 우선 넷플릭스는 기존의 비디오 대여와 달리 사용자에게 대여 과정의 번거로움과 반납 그리고 대여료와 연체비 등의 비용을 없애고 언제든 즉각, 어떤 장소에서든 내 모든 디바이스에서 쉽게 영화를 스트리밍으로 시청할 수 있다는 편의를 제공했죠.


더 나아가 넷플릭스의 가치 네트워크는 그 규모가 블록버스터에 비할바가 아니죠. 전 세계의 모든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데다가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콘텐츠 공급사만해도 어마어마합니다. 그렇게 넷플릭스 사용자가 늘어갈수록 이들의 시청 데이터를 분석해서 클라우드에 축적하고 이를 통해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고 시청자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소싱하고 제작하는데 활용합니다. 이것이 넷플릭스의 가치 네트워크죠.


이 책의 맺음말은 “디지털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전략의 문제다”로 귀결됩니다. 기술 그 자체보다 이를 활용해 어떤 전략을 도출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해나갈 것인가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이라는 것이죠. 이같은 전략의 구상에 도움이 되는 원칙과 공식을 잘 정리했습니다.



위 북리뷰는, 고전5미닛(약 5분으로 정리된 책의 시사점을 정리하는 책리뷰 전문 사이트)를 위해 제작된 초본으로 보다 정돈되고 통찰력있게 내용을 정리한 내용은 고전5미닛을 참고하세요.

작가의 이전글 [북리뷰] 모든 것이 달라지는 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