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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Apr 26. 2022

[북리뷰] 구독경제 소유의 종말

파는 것에서 경험 소비로의 혁신

구독경제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독해서 사용하는 경제모델을 통칭합니다. 그렇다면 의문이 들죠? 정수기 렌탈은? 차량 리스는? 신문이나 우유 구독은? 매월 정기적으로 내는 통신비나 IPTV 요금은? 이런 것도 구독 경제의 범주에 속할까요? 저자의 구독경제에 대한 기준에 비춰볼 때 제 생각에는 이들 사업은 구독경제라 볼 수 없습니다. 구독 경제는 해지가 자유로워야 하며, 개인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기존에 월 정액제로 가입해서 요금을 지불하는 서비스들과 최근의 구독 서비스는 본질적으로 다른 경험을 제공해줍니다. 구매해서 소유하는 방식에서 필요할 때 저렴한 비용으로 구독하는 소비로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하고 있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모바일앱,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ICT 기술입니다. 구독경제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MZ세대가 열광하는 구독경제

코로나19 이후 2020년 상반기마 단 5주만에 2천6백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구독경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직원들 더 뽑고 M&A까지 하고 있을만큼 성장 중입니다. 구독 사업을 하는 사업자들을 위한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기업인 주오라의 2020년 3월 구독 서비스 회사들의 한 달 가입자 취득률을 보면 1년 전과 비교해 90%나 되는 회사가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되려 성장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구독 사업은 코로나19 위기에도 타기업 대비 안정적인 성장을 했음을 보여주죠.


특히 구독경제는 소비 주체로 떠오르는 밀레니얼 세대에 관심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밀레니얼 세대가 1인 가구인 경우가 많다보니 가격 대비 제품 성능이 얼마나 큰 효용을 주는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소위 가성비에 관심은 많은 것이죠.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 제품을 소유기보다는 적은 금액으로 물건을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유보다는 경험에 초점을 두는 구독경제가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읽고 비즈니스 모델에 접목시킨 기업이 구독경제의 대표 모델로 거론되는 넷플릭스입니다. 한 달에 일정액을 지불하면 영화, TV 프로그램같은 각종 동영상 콘텐츠를 무제한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기존에는 DVD를 사거나 비디오 대여점에서 매번 일정 금액을 내고 빌려서 봤지만 넷플릭스는 TV, 스마트폰, PC, 태블릿 어디서든 즉시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구독자들이 더 나은 영상 경험을 지속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기술을 고도화해서 끊김없이 모든 디바이스에서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고, 구독자들마다 좋아하는 영상이 다를 것이기에 좋아할만한 영상을 추천하는데 이용합니다.


그런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바로 구 경 꾼입니다. 구는 구독적합성, 경은 경제성, 편은 편리성입니다.

모든 것이 다 구독 서비스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보다는 고객 각자에게 맞춤형 제품과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의 취향을 고려하고 숨겨진 불편을 알아내 해결해줘야 하죠. 그렇기에 구독자 각각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고 그렇기에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아이디가 매주 중요합니다. 넷플릭스가 아이디 하나에 가족 구성원을 서로 구분을 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렇게 개인을 특정하기 위함입니다.


두번째 경제성은 기본 중의 기본이죠. 요즘 인터넷 쇼핑의 발전으로 사고 싶은 제품을 검색만 하면 저렴한 곳을 찾을 수 있습니다. 구독 서비스는 이같은 온라인 쇼핑과 경제성 측면에서 차별점이 있어야 합니다. 정기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면서 사용하기 때문에 구독자는 일반적인 상품 구매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느껴야 구독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 경제성에는 재화 즉 돈 뿐만이 아니라 경험 즉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까지 제공하는 가심비도 아울러야 합니다.


세번째 편리해야 합니다. 무엇을 사기 위해 고민하고 찾고 분석할 필요없이 내 취향이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자동으로 추천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고객이 언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 하죠. 그렇기에 구독 사업에는 AI, 빅데이터 등의 여러 고도화된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 ID 경제의 중요성

ID 경제는 초개인화된 상세한 데이터를 활용해 각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많이 팔리는 제품이 아닌 한 사람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 제공의 시대를 의미합니다. 2020년 5월 나이키는 서울 신사동에 조던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습니다. 이곳에서는 티셔츠 인쇄 기계 등의 다양한 수선도구들이 있어 나이키의 여러 제품을 본인의 취향에 맞게 커스텀 제작할 수 있습니다. 참가자들이 오롯한 자신만의 에어조던을 만들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처럼 나이키는 고객에게 맞춤형 신발을 주문 제작하는 Nike ID라는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최근에는 Nike By You로 재편했습니다.


스타벅스도 손님 개인 취향에 맞게 메뉴판에 없는 자신만의 레시피로 주문할 수 있는 커스텀 주문이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ID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예전에는 맞춤 제품을 생산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재고 관리에도 어려움이 컸었죠. 하지만, 최근 고객이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자기 선호 제품에 대한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와 제조 공장에서는 디지털 트윈, 3D 프린팅 기술 덕분에 맞춤 제작이 쉬워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빅데이터, AI 기술로 수요 예측과 재고의 효율적 관리가 가능해져 공급자보다 소비자에 맞춤 비즈니스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구독경제도 이와 같은 맞춤형 개인화와 ID 경제를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 구독으로 변화될 비즈니스 모델

혹시 MAGA가 뭔지 아세요?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 나스닥 시가 총액 1~4위까지 글로벌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의 앞글자를 따서 MAGA라고 합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 중 하나가 구독 서비스 회사로 비즈니스 모델을 진화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MS오피스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프로그램이죠. MS는 오피스를 이전처럼 SW를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오피스365라는 구독 방식으로 월 이용료를 지불하고 사용하는 구독 서비스로 전환한지 오래입니다. 아마존 역시 2004년부터 아마존프라임이라는 유통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프라임 구독 회원이 되면 미국내 2일 무료 배송, 비디오와 음악 서비스부터 수 십가지의 혜택이 제공됩니다. 애플은 애플 제품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 저장된 파일과 소프트웨어들을 쉽게 백업하고 각 기기들간에 동기화해서 사용할 수 있는 iCloud와 애플뮤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마지막으로 구글은 유투브와 구글 드라이브, 구글포토 등을 사용자들에게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죠. 그 외에도 이 4곳의 기업은 모두 기업 대상의 클라우드 사업을 제공 중인데 이것이 B2B 구독 서비스입니다.


심지어 자동차 회사도 구독 서비스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 분야의 독보적 1위 업체인데 이들을 FSD 즉 Full self driving 완전 자율주행을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매월 일정 금액을 내면 완전 자율주행 기능이 제공되는 것이죠. 똑같은 자동차인데 구독을 하면 자율주행 기능이 완벽하게 작동하고 구독을 해지하면 이 기능을 제대로 못쓰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 기능은 AI 기반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지난 달보다 이번달의 자율주행 성능이 더 똑똑해집니다. 현대차도 현대 셀렉션이라는 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월 일정 요금을 내면 다양한 종류의 차종을 스마트폰에서 선택해 내 기분에 맞게 차량을 바꿔가며 탈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기존의 렌트나 리스와는 다르죠. 폰으로 차량을 선택하면 주차장에 있던 자동차가 바뀌는 것입니다. 세차부터 기본적인 차량 관리, 보험 등도 통합 제공되므로 고객은 더 나은 차량 이용 경험을 가지게 되죠.



제 기준으로는 렌탈은 구독이 아닙니다. 구독은 저자도 말했듯이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데 렌탈은 한 번 계약한 후에 매월 더 나은 경험을 얻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구독 서비스는 매월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서비스가 진화되기 때문에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죠. 제가 애용 중인 구독 서비스 하나가 Nest aware라는 것입니다. 이 서비스는 가입을 하면 최근 2개월까지의 영상들을 기록해주고 영상과 오디오를 분석해서 움직임이나 사람간 대화 등으로 구분해 쉽게 원하는 장면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또한, 가족들 얼굴을 등록해두어 모르는 사람이 카메라에 나타났을 때 바로 알람으로 알려주는 지능화된 서비스까지 제공해줍니다. 월 6달러, 12달러로 녹화 기간에 따라 2가지의 구독 요금을 통해서 Nest Aware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특히 현관 문 앞의 카메라에서 택배가 온 것을 인식해서 알려주고 사람 목소리나 특정한 화면 상 변화가 있으면 그런 것까지 AI가 캐치해서 알려줍니다. 무엇보다 네스트 캠의 개수 제한없이 위 요금제로 여러 대의 기기들에서 촬영한 영상을 녹화해주죠. 이처럼 감시 카메라에 AI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구독 서비스의 매력이죠. 우리 사업에서 어떤 것을 구독 서비스화가 가능한지 고민해보면 새로운 관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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