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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Aug 19. 2022

지갑, 키를 삼킨 스마트폰, 그 다음은?

스마트폰을 넘어설 디바이스

2010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스마트폰으로 인해 사라진 것들이 많다. 우선 2000년대 패션 아이템이자 학생이나 직장인들에게 필수 기기였던 MP3 플레이어와 디지털 카메라는 멜론, 유투브 뮤직 그리고 스노우, 인스타그램 등의 스마트폰 앱으로 인해 사라진지 오래다.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필수품이었던 내비게이션 역시 티맵, 카카오맵 등으로 인해 자취를 감추었다. 2000년대만 해도 PMP라고 불리는 휴대용 비디오 플레이어를 들고 다니며 도서관이나 학교에서 교육 방송이나 영화 등을 시청하곤 했다. 하지만, 그 역시 스마트폰의 유투브, 넷플릭스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공학 계산기, 시계, 보이스 레코더, 손전등 다양한 것들을 스마트폰이 대신하고 있다.


그렇게 스마트폰은 많은 기기들을 삼켜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점차 아날로그와 전통 산업까지도 대체하고 있다. 우선 지갑을 대신하고 있다. 지갑에 있던 신분증, 현금, 카드를 대신하며 스마트폰이 디지털 지갑이 되고 있다. 실제 행정안전부에서는 모바일 신분증 앱을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면 운전면허증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이 앱을 이용하면 실제 운전면허증과 동일하게 관공서나 렌터카, 은행 등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게다가 네비어페이나 토스, 카카오뱅크와 같은 핀테크 앱들 덕분에 오프라인 가게나 노점상에서도 더 이상 카드나 현금없이도 간편결제, 송금 등을 통해서 즉시 계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보니 굳이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방역이 중요해지면서 전자출입기록을 위한 목적으로 스마트폰의 QR코드를 이용한 인증이 널리 이용되면서 수기 기록이나 신분증보다 편리하고 뛰어남을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은 앞으로 또 어떤 것들을 삼켜갈까. 최근 내 스마트폰은 여러 키들을 삼켜가고 있다. 집 현관문 자물쇠를 여는 키와 회사 사무실 출입을 위한 사원증 그리고 전기차를 운전할 때 필요한 스마트키 등을 대신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스마트폰 하나만 가지고 다니면 굳이 현금도, 카드도, 지갑도, 신분증도, 키도 필요없다. 앞으로 또 어떤 것들이 스마트폰으로 들어가게 될까?


더 이상 진화할 것이 없던 것 같던 스마트폰의 폼펙터가 바뀌고 있다. 더 크게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화면을 접고 포개서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임에도 필요할 때는 펼치고 늘려서 더 큰 화면으로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왠만한 키보드나 마우스, 모니터를 연결해서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을만큼 성능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이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이중 삼중으로 여러 디지털 기기를 구입할 필요없이 스마트폰 하나가 이 모든 것들을 대신할 수 있다.

CES 2022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두 번 접는 플렉스S

스마트폰이 디지털 카메라를 대신할만큼 카메라 성능이 좋아진 것처럼 최근에는 스피커 성능이 고도화되고 있다. 아이폰13에는 오디오 앰프가 무려 3개나 들어가면서 보다 입체감있는 음향과 음질을 개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샤오미 역시 오디오 앰프를 4개까지 탑재한 모델을 준비하고 있을만큼 스피커 스펙을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게임, 영상통화, 화상회의 등을 하면서 더 나은 음질을 필요로 하다보니 스피커 성능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스마트폰을 블루투스 스피커로 연결해서 들을 필요조차 없이 스마트폰 그 자체를 고급 스피커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갤럭시 빔이라는 모델명으로 스마트폰에 프로젝터를 내장한 제품을 출시했고 이후 2012년에도 갤럭시 빔2를 선보였다. 그 이후에도 MWC, CES에서는 여러 스타트업들이 빔 프로젝터를 내장한 스마트폰을 선보여왔다. 이들 스마트폰의 프로젝터 성능은 아직 미흡해 기존 프로젝터를 대신할 수준은 아니지만, 앞으로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함께 개선된다면 스마트폰의 최대 단점이던 작은 화면은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프로젝터나 대형 TV를 대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스마트폰은 대화면 디스플레이 시장까지 대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빔

이렇게 스마트폰이 진화하며 여러 기기들을 통합하는 것 외에 오히려 VR, AR과 같은 메타버스 기기들이 기존의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 등을 대체하는 것도 또 다른 미래상이다. 안경처럼 착용하는 AR 등의 기기를 이용하면 가상의 컴퓨터, 노트북,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손 짓만 하면 모든 가상의 디지털로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넘어 모든 디지털 기기들을 대체할 수 있다. 벽 전체를 TV 화면으로 만들 수도 있고, 모니터를 여러 대 펼쳐 놓고 컴퓨팅 작업을 할 수 있으며, 없던 스마트워치를 손목에 가상으로 차보고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스마트폰을, 태블릿을 가상으로 구현해서 모바일앱을 이용할 수 있고 스피커, 프로젝터 그 무엇이든 가상으로 만들어 이용할 수 있다.


메타의 Horizon Workrooms에서 실행한 virtual computer

과연 미래는 스마트폰 중심으로 만들어질까? VR, AR 등의 메타버스 기기를 기반으로 재구성될까.

아니면 여전히 여러 디지털 기기들이 공존하게 될까.


내 답은 공존 속에 새로운 디바이스의 시간 점유율이 커질 거라는 것이다.

아마도, AR > 스마트폰 > VR > PC순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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