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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Aug 21. 2022

[북리뷰] 린스타트업

고객 중심의 사고로 작고 가볍게 민첩한 실행

린 스타트업은 저자가 만든 방법론으로 도요타의 린,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자주 거론되는 애자일 방법론을 접목한 제품 개발 방법론입니다. 특히 IT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널리 이용되고 있어 저는 친숙합니다. 사용자의 취향은 점점 다양해지고 고객들의 요구 사항 파악이 쉽지 않다보니 이를 효율적으로 제품 개발에 반영할 수 있는 특별한 테크닉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우선 최초 최소의 기능만으로 시제품을 신속하게 만들어 선보이고 사용자 피드백을 수집해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 확인하고, 바로 그 평가 결과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순환 방법으로서 린스타트업을 제언합니다. 과연 이 방식이 어떤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 또한 이것이 IT 기업을 넘어 다른 산업 분야의 기업에도 적용 가능한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7000명의 린 스타트업

인튜이트라는 미국의 한 기업은 연말 세무 처리를 위해 세무사 사무소에 비용을 내지 않고도 연말정산 서류에 자동으로 정보를 수집해 기록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관련 서류들에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스캐너나 복합기를 이용해서 종이 서류를 스캔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 기기가 있지만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그런 정보는 고객과 인터뷰하면서 알게 된 것이죠. 그러던 중 휴대폰으로 이들 문서를 찍어서 보내는 방안을 찾아 새로운 실험을 전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객들은 아예 휴대폰에서 세무 처리를 모두 끝낼 수는 없냐를 질문을 받게 됩니다. 사실 이건 쉬운 일이 아니었죠. 세무처리를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서식을 작성하고 여러 질문에 답을 해야 하며 서류 작업도 상당합니다. 그렇기에 회사는 우선 핵심 기능만 담은 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해보기로 결정합니다. 그 첫번째 버전이 캘리포니아 거주자 대상으로 세무 신고 서류가 간단한 경우에 한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버전입니다. 당연히 제한적인 기능만 담고 있지만 2011년 스냅택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 앱은 3주만에 35만이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바로 스타트업이란 모름지기 이렇게 고객의 불편함에서 시작해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며 사용자들의 반응을 시시각각 살피며 서비스를 개선하며 혁신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회사는 스타트업이 아닙니다. 인튜이트는 미국에서 재무 회계 세무 관련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로 직원만 7700명이 넘는, 연 매출은 1조가 넘는 오래된 기업입니다. 그런 기업이 어떻게 스냅택스와 같은 스타트업이나 도전할만한 앱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바로 저자는 린스타트업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말합니다. 우선 재미있게도 스냅택스는 인튜이트 내에서 성공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터보택스라는 데스크톱 버전의 소프트웨어와 경쟁 관계에 있습니다. 내부에서 내부의 경쟁자가 만들어진 것이죠. 대부분의 기업은 기존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지속적 혁신에는 강하지만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고객을 찾아내는 파괴적 혁신에는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전통기업은 늘 스타트업의 도전에 위기를 겪곤 하죠. 그런 면에서 보면 인튜이트의 스냅택스는 이런 전통적인 공식을 깨뜨립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스냅택스 팀은 내부 구성원만으로 팀이 꾸려졌고, 기존 내부 경쟁 서비스로 인한 정치적 문제에 전혀 어려움을 겪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팀이 크고 예산도 넉넉히 받은 것이 아닙니다. 달라 5명으로 시작했으니까요. 스냅택스 팀의 성공에는 인튜이트 임직원들의 도움의 손길이 닿을 수 있는 프로세스에 있었습니다. 조직 내에 창업가 정신을 키워나가는 문화가 싹터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죠. 이러한 배경에는 1983년 인튜이트를 창업한 창업자들의 경영 문화에 대한 오랜 고민과 변화관리 리더십이 있습니다. 단 그 리더십은 경영진이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평가해 실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험 프로세스가 움직이는 속도대로 팀들이 일하고 혁신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것을 뜻합니다.


▣ 피드백 순환 시스템

단, 이같은 린스타트업 방법론에 있어 중요한 것은 고객을 중심에 두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측정해서 이를 학습해 제품의 개선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이를 만들기-측정-학습 피드백 순환이라고 지칭합니다. 핵심 기능에 집중한 최소의 제품 이걸 minimum visable product 즉 MVP라고 지칭합니다. 그 MVP를 빠르게 시장에 내놓은 이후에는 필히 고객이 그 제품을 사용하면서 피드백을 주며 데이터가 만들어집니다. 피드백은 정성적이기도 하고 정량적이기도 하죠. 이 과정에서 정량적으로 무엇을 지표로 삼아서 측정할 것인지를 정의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그 지표 정의가 정확하게 되고 측정할 수 있어야 이를 기준으로 학습할 수 있을테니까요.


또, 학습을 하게 되면 이를 토대로 제품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원래의 전략을 고수할지, 전환할지 정해야 하죠. 방향을 전환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주저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을 피봇팅이라고 하는데 스타트업이 더 일찍 방향 전환할 때를 알 수 있어서 오히려 시간과 돈을 덜 낭비하기 때문에 중요한 지점이죠.  단, 이같은 판단을 함에 있어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가정입니다. 모든 사업 계획은 몇 가지 가정으로 시작하는데 주어진 가정을 택한 후 전략을 펼치며 성장해갑니다. 그런데, 그 가정은 사실로 증명되지 않았기에 잘못될 수도 있는만큼 스타트업은 초기 노력을 가정이 맞는지 틀린지를 빨리 테스트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아이팟의 수익모델을 예로 들어볼까요.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에서 음악을 쉽게 다운로드해서 선곡해 들을 수 있는 아이튠즈라는 소프트웨어가 제공되면 음악을 유료로 다운로드할 것이다. 라고 가정했습니다. 사실 아이팟이 나오기 전만 해도 사람들은 이미 워크맨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고, 냅스터라는 공짜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아이튠즈를 통한 아이팟의 유료 음원 사업 모델은 가설일 뿐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증명해내기 위해 수 많은 테스트를 하며 그 가설을 사실로 입증한 것이죠. 이를 위해 얼마나 다양한 사용자 실험을 하며 정량적, 정성적인 피드백을 측정해가며 서비스를 개선했겠습니까.


그 외에도 보다 상세한 린 스타트업 방법론의 원칙과 시행 방안을 다루고 있는데 제가 가장 눈여겨 본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많은 실패한 프로젝트의 문제는 잘못된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는 데서 야기된다. 혁신의 목표는 현재 모르는 것을 학습하는 것이다. 우리는 혁신에서 생기는 낭비 형태는 대부분 그 원인을 이해하면 예방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필요한 것은 이 일을 하는 것과 관련된 집단적 사고 방식을 바꾸는 것 뿐이다.”


저자의 린스타트업은 IT 기업 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핵심은 회사의 경영진이나 의사결정권자의 개인 의견이나 판단이 아닌 사용자, 시장의 평가를 토대로 제품을 끊임없이 개선해가며 전략을 보완해가는 업무 추진 방안입니다.



위 북리뷰는, 고전5미닛(약 5분으로 정리된 책의 시사점을 정리하는 책리뷰 전문 사이트)를 위해 제작된 초본으로 보다 정돈되고 통찰력있게 내용을 정리한 내용은 고전5미닛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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