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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Feb 08. 2022

[북리뷰]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인터넷을 통한 메시지 전파의 법칙


2020년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런데 그때 함께 급속도로 퍼져 나간 또 다른 것이 있었죠. 바로 그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우리 인간의 행동이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에 사람들의 자취가 사라지고, 음식점을 기피하고, 거리를 걸을 때 사람들과 간격을 유지하고, 집에서 일하고 수업하는 우리의 행동도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이 행동 덕분에 질병의 확산세를 주춤해졌죠. 덕분에 코로나19도 조금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그로 인해 사람들의 경계심은 늦춰졌고 바로 행동으로 보여졌습니다. 마스크를 벗고 집단 모임을 가지면서 다시 발병 사례는 증가했죠. 사실 바이러스의 경로 예측과 확산은 기술적으로 분석이 가능하지만 사람들의 행동은 예측이 어렵습니다. 그런 인간의 행동은 어떻게, 왜, 언제 변화하는지를 네트워크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입니다. 다양한 사례 연구를 통해 인간의 행동 변화에 어떤 규칙들이 있는지 나열했습니다. 그 중 흥미로운 규칙들 몇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 트위터의 지진을 통한 확산

2005년말 인터넷 스타트업인 오데오는 애플의 아이튠즈 때문에 그간 해오던 팟캐스팅 사업에 위기를 겪게 됩니다. 그래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했고 그것이 트위터입니다. 그런 트위터가 글로벌 서비스로 발돋움하게 만들어준 계기가 바로 지진입니다. 트위터가 출시된지 불과 몇 달 뒤 2006년 8월 샌프란시스코에 지진이 일어납니다. 진도 3.6의 지진은 경미한 것이었지만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트위터는 일상적인 잡담이나 올리는데 쓰였는데 최초의 지진 진동이 시작되고 나서 몇 분 안에 갑자기 친구와 가족에게 꼭 필요한 구명줄이 되었습니다. 지진이 닥친 이웃 지역들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상황을 보고하고 진동과 여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메시지들이 네트워크에 수없이 오가면서 트위터의 사회적 가치가 입증되기 시작합니다.


몇 주일안에 트워터 사용자는 수백 명에서 수 만명으로 늘어났죠. 이후 2년이 지난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위터는 전국적 규모로 그 위력을 발휘했죠. 트위터는 주류 미디어와 달리 매일 뉴스를 분류하고 조직하지 않았음에도 더 많은 정보 전달을 효과적으로 하는 대체 미디어의 가치를 보여주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사건, 뉴스에 반응하고 경험하는지를 실시간으로 알려주었습니다. 모두에게 중요한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들을 볼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놀랍게도 트위터는 코로나19처럼 퍼져나가지 않고 흑사병처럼 퍼져나갔습니다. 즉, 트위터는 국지적으로 증가해갔고, 강한 유대를 통해 전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트위터는 현대의 바이러스처럼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이나 로스엔젤레스처럼 인구 밀도가 높은 타 지역으로 훌쩍 건너가지 않고 주변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사실 웹은 지리적 위치가 제약 조건이 되지 않기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대도시 중심으로 확산되었어야 하는데 그렇게 가지 않은 것이죠. 그렇게 트위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포톨라에 당도하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습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성장이 멈췄습니다. 대신 전혀 엉뚱한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로 건너 뛰었습니다. 마치 흑사병이 시골 지역을 가로지르며 퍼져 나간 것처럼 인근 도시와 교외 지역 중심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왜 이렇게 상식에서 벗어난 행보를 보여주었을까요. 이는 현대 사회의 독특한 특징을 활용해 퍼져나갔습니다. 그 특징은 바로 사회적으로 가깝지만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라는 점입니다. 트위터는 지리적으로 가깝건 멀건 상관없이 순전히 강한 친구 네트워크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성장했습니다. 즉, 강한 유대감을 가진 사람들을 징검다리 삼아 확산된 것이죠. 지리적 특징이나 사람들이 많고 적음은 변수가 아니었던 셈이죠. 그렇게 이후의 페이스북과 스카이프 등의 소셜 네트워크는 이러한 특징을 기반으로 확대되어 갔습니다.


▣ 아이스버킷을 확산하는 힘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소셜 미디어의 기묘한 전염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 유행은 사전에 예측하기가 불가능했죠.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2014년 여름에 뿌리 내렸는데, 미국 전역에서 그 이후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장면을 자발적으로 촬영해서 실어 날았습니다. 모든 유명인들이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하면서 세계적인 밈이 되었죠.


덕분에 ALS라는 질병에 대한 인식을 유례없이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ALS 자선단체들에 기부금이 쏟아져 들어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왜 이 동영상은 큰 인기를 끌었을까요? 이와 관련해 유사한 사례들을 분석하고 수학적, 통계적으로 비교를 함으로써 그 요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영국의 수학자가 했습니다. 이후 결론은 성공한 사례들은 거의 다 사회적 강화 네트워크로부터 혜택을 얻었다는 뻔항 상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수학자는 다음에 어떤 밈이 유행할지 예측하는 모형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검증을 해보았죠.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복잡한 통계학 기반의 전염 모형은 의외로 소셜 밈의 대규모 확산을 잘 예측했습니다. 온라인 네트워크에서 밈이 어떤 속도로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에게 유행이 전파될지 정확하게 예측했습니다. 심지어 인기 하락까지도 예측했죠. 이같은 연구는 다른 연구로 이어집니다. 이제 단순 예측을 넘어 트위터의 밈을 의도적으로 확산시키는 방법에 이르릅니다. 컴퓨터 과학자는 트위터에서 자동으로 메시지를 전송하는 봇 일종의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이 봇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트위터 메시지를 확신시키는 것을 시도합니다.


인위적으로 봇을 활용해서 특정한 유행을 유발시키는 것이죠. 봇을 여러 개 만들어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확산시키고 또한 봇끼리도 서로 팔로우를 하며 연결을 시켰습니다. 이렇게 봇들간의 네트워크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주어 더 많은 좋아요를 유발시켰던 것이죠. 봇을 팔로우하는 인간, 그리고 봇들간의 팔로잉 네트워크 덕분에 하나의 메시지가 여러 출처를 통해서 지속 노출되면 그 밈의 채택 비율은 크게 치솟게 됩니다.


이처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메시지가 전파되어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대해서 학문적으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앞서 살펴본 예측 모델이나 봇을 활용한 밈의 전파 외에도 성공적인 연결을 가능하게 해주는 요소와 이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법칙에 대해서 다양한 연구와 전략들이 구체화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의 생각에 변화를 주고 정보를 확산시키는 것에 무슨 공식이 있고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어떤 전략이 있을 수 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다양한 연구와 전문가들의 테스트를 통해 성공적인 법칙들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것이 늘 절대적이고 어떤 것에나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성공의 확률은 높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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