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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Sep 26. 2022

한국 모빌리티 시장의 혁신과 한계

성장 한계에 직면한 한국 모빌리티

스마트폰이 가져다 준 모바일 혁신으로 손 꼽는 것으로 문자 메시지, 결제, 야식과 신선식품 배달에 이어 손꼽히는 영역이 바로 대중교통, 택시 관련 모빌리티 산업이다. 우리는 출퇴근, 통학, 관광 등 다양한 목적으로 우리는 늘 자주 이동한다. 이렇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탈 것이 필요하다. 이때 교통수단이 필요하고, 장소와 시간, 목적에 맞는 교통수단을 즉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것이 모빌리티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데이터가 담긴 서울교통 2021]에서는 서울에서 하루 평균 교통수단별 이용건수는 무려 930만건이었고, 서울시 교통통계 자료에 따르면 하루 평균 택시 탑승 건수는 3440건이며 평균 택시 태기 시간은 33분이나 된다. 이렇게 시민의 발이나 다름없는 교통수단을 좀 더 쉽고 빠르게 이용하는데 스마트폰은 큰 기여를 했다. 스마트폰 덕분에 실시간 빠른 길을 안내받을 수 있게 되었고, 버스가 어디쯤 오는지, 빈 택시가 주변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택시 또한 승객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기를 바라는지 수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손쉬운 모바일 결제 덕분에 이동수단의 결제도 편리하고 빨라졌다. 주변 전동 킥보드나 따릉이 자전거 위치를 확인하고 즉각 사용 후 이용료를 지불할 수 있게 된 것도 스마트폰 덕분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모빌리티 사업 혁신을 주도한 것은 관련 사업자들, 특히 스타트업의 노력도 한 몫을 했다. 세계적으로는 우버,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랩 그리고 국내에서는 타다의 역할이 컸다. 렌터카 기반의 호출 서비스로 운영된 타다는 2018년 10월 서비스가 시작되어 1년이 지나면서 서울에서만 무려 170만명의 회원를 확보하며 성장했다. 기존의 택시와 달리 승차 거부가 없고 스마트폰을 통해서 부르는 즉시 차량이 바로 내 앞까지 오는데다 널찍한 좌석과 기사의 친절함, 택시 내 와이파이에 이르기까지 진정 승객 중심의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2020년 4월 11일 일명 타다 금지법이 실행되면서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중지되었다. 택시 운행과 관련된 규제와 법적 제약을 피해 사업을 운영했지만, 기존 택시기사들 반발의 벽에 부딪혀 타다는 혁신을 지속적으로 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은 것이다.

그 비슷한 시기에 타다와 달리 기존 택시 사업자들과의 제휴 기반에서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 모빌리티가 있다. 카카오는 2015년 김기사라는 내비게이션 앱을 인수하며 모빌리티 사업에 나섰고, 이후 카카오T 앱을 통해 택시를 넘어 대리운전, 바이크, 렌터카 그리고 주차까지 제공하며 이동의 미래라는 기치 아래 타다에 이은 모빌리티 혁신의 주역이 되었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의 2022년 매출은 4425억원이며 흑자전환으로 영업이익은 98억원이며 기업가치 8조원을 넘는 3천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1위의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그런 카카오모빌리티는 2023년 7월 매각 사실을 공식화하며 논란에 휩쌓였다. 그 과정에 뿔난 임직원들은 크게 동요하며 노동조합에 가입하며 반대했고 매각은 철회되었다. 이렇게 카카오모빌리티가 매각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올해 기업공개(IPO)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2022년 국정감사 때 골목상권 침해와 독과점 논란이 커지면서 이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와 사업 영역 확장에 대한 걱정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인터넷 서비스의 성장은 인접 영역의 다양한 사업 기회를 포착하며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택시를 넘어 대리운전과 카풀, 렌터카 등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으로 확장해가며 사업 규모를 키워가야 미래 성장성이 담보된다. 그런데, 택시 시장은 늘 기득권 집단이 택시기사와 택시사업자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택시업계와의 수수료 분쟁에 자유로울 수 없고, 택시 사업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렌터카 사업이나 카풀과 같은 모빌리티 혁신 서비스를 펼쳐가는 과정에 발목을 잡힐 수 밖에 없다. 대리운전 역시나 지난 5월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의 시장 진입에 제약이 가해졌다. 당연히 카카오T를 통해 제공되는 대리운전 서비스에 있어서도 현금성 프로모션이나 마케팅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공유경제의 대표 아이콘인 우버는 2023년 9월 기준으로 575억달러, 78조의 기업가치이며, 그랩은 113억달러, 15조 기업가치로 대표적으로 성공한 글로벌 스타트업이다. 타다나 카카오모빌리티와 같은 모빌리티로 시작한 이들이 이렇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은 무얼까? 이 두곳의 사업 모델은 비슷하다. 우선 두곳 모두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버는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초기에는 우버코리아를 통해 독자적으로 제공하다가 지금은 SKT의 티맵모빌리티와 합작법인인 우티(UT)를 통해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버는 전 세계 900개 도시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이나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한국과 달리 렌터카 기반이 아닌 차량을 소유한 운전자가 택시기사처럼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승차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사실 한국에서처럼 우버는 전 세계 택시기사들의 공공의 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시민들 즉 승객들 입장에서는 기존 택시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실제 교통시장에 편의를 제공하기 때문에 단칼에 이들 사업을 정부가 중단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법적 리스크와 기존 교통 사업자들의 반발 속에서도 꾸준하게 사업 성장을 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교통 중계를 넘어 한국의 배달의민족처럼 음식 배달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우버이츠와 그랩푸드를 통해서 배달 서비스에 진출해 있다. 더 나아가 그랩의 경우에는 빅테크 플랫폼으로 발전 중에 있다. 카카오톡이 카카오페이를 통해 금융혁신을 하는 것처럼 그랩과 그랩푸드를 통해 그랩페이라는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핀테크 기업으로 서비스를 다각화하고 있다. 즉, 이들의 혁신에는 한국을 넘은 글로벌을 겨냥한 진정한 사용자 중심의 사업 정책을 고수할 수 있는 뚝심과 이를 가능하게 해준 미국, 말레이시아의 유연한 규제 잣대 덕분이다. 특히,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혁신의 기회와 가능성을 얼어두었기 때문에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우버는 30개나 되는 국가에 회사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트럭인 우버 화물(Uber Freight)과 사업을 매각하긴 했지만 자회사 Uber Elevate를 통해 하늘은 나는 자동차인 미래의 플라잉카인 UAM(Urban Air Mobility)에 투자하기도 했다. 그랩은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의 대표 모빌리티로 자리 잡으며 차량 공유와 택시 중계, 오토바이와 소형 화물 배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사실 이같은 기술 기반의 와해성 혁신 뒤에는 레거시와의 충돌은 피치 못하게 발생하는 사회적 숙제다. 그렇다고 기존 사업자들의 원성과 도태를 나몰라라 할 수는 없다. 배달의민족 성장 과정에 음식점 소상공인과 배달기사가 받을 불공정이나 과도한 수수료 등의 이슈를 나몰라라 할 수 없는 것처럼 모빌리티 혁신 과정에서 발생되는 후폭풍은 우리 사회가 균형감을 가지고 함께 극복해가야 할 과제이다. 단, 그 과정에는 기존 사업자의 불이익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더 나은 공익과 시민의 편의와 행복도 함께 균형감있게 고려해야 한다. 더 나아가 상장의 한국 시장을 넘어 미래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다는, 검찰의 여객자동차법상 금지된 '불법 콜택시 영업'에 해당된다는 재판에 넘겨진 타다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2022.9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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