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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Oct 06. 2022

암호화폐 vs 법정화폐

엔데믹, 급격한 자산 유동화 시대

달러 기준으로 지난 16년간 터키의 화폐가치는 달러 기준 1147%나 하락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무려 616%, 러시아는 93%나 하락했다.  물론 대부분의 국가는 이렇게 화폐 가치가 큰 폭으로 변동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일본은 지난 16년간 46%가 상승했고, 한국은 16년 전 최저점 대비해서 55%나 하락했다. 국제 정세와 팬데믹과 같은 외부 요소로 인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국가의 화폐는 큰 폭으로 등락을 거듭 하고 있다.


물론 암호화폐는 이보다 더 큰 변동성을 가지고 등락을 거듭한다. 지난 6년간의 암호화폐 변동폭은 100배가 넘는 등락이 거듭되고 연단위가 아닌 월단위의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 1년을 기준으로 보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한국 등이 20%가 안되는 등락이 있는 반면 암호화폐는 40%의 변화폭으로 하락해왔다.


암호화폐의 하락폭이 훨씬 큰 것은 맞지만, 암호화폐의 짧은 역사와 국가의 법정화폐라는 지위와 신뢰에 비춰볼 때 최근 지정학적, 외부 환경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져 가고 있는 시대에 과연 법정 화폐가 기존과 같은 신뢰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자연재해나 전쟁 등으로 특정 국가의 화폐가 순식간에 아노미 상태에 빠질 수 있어 그에 비하면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의 대장주들은 국가간 경계를 벗어나 범용적 화폐의 지위를 갖추기 충분하다. 아니 정확하게는 모든 국가가 아니라 국가 부도나 위기에 빠진 나라의 국민들이 법정화폐의 대안으로 찾기 적합하다.


그런 암호화폐의 최대 강점은 전 세계 어떤 화폐로든 환전이 가능하다는 점과 송금이나 예치 등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국가의 화폐는 정부의 개입에 따라 가치가 변동되고 은행에 예치된 내 자산 역시 입출금이 중단되거나 제한받을 수 있다. 반면 암호화폐는 온전히 모든 제어권이 내게 있다. 법정화폐는 은행의 지급 거부나 정부의 지급불능 등의 사태로 계좌가 동결되면 입출금을 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누구도 내 월렛에 기록된 자산의 입출금, 송금을 막을 수 없다. 비록 화폐 가치가 유동적일 수는 있지만 내 의사에 반하여 계좌를 동결하거나 강제로 집행할 수 없다. 국가가 지불보장을 하는 화폐나, 기업이 보장을 하는 주식은 국가나 기업이 존재하고 안정적일 때나 지속 가능하다. 위기에 처하면 통장에 찍힌 숫자나 들고 있는 주식은 그저 숫자나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 하지만, 블록체인 분산원장에 기록된 암호화폐의 wallet 주소와 숫자는 화석처럼 선명하게 남아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이 연결되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그 숫자의 소유권과 사용권을 주장할 수 있다. 국가나 기업이 아닌 블록체인에 참여한 전 세계의 모든 네트워크가 그것을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암호화폐는 언제든 어느 나라의 법정화폐로 환전이 가능하고, 다른 암호화폐로도 교환할 수 있다. 또한, 암호화폐를 지원하는 재테크 서비스들이 늘어나면서 그 암호화폐로 물건을 사고 주식을 사고 투자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암호화폐로 지불 수단으로서도 이용 가능한 영역이 늘어가고 있기도 하다.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높다보니 투자 대상으로는 조심스럽지만, 오히려 안정자산을 관리하는 용도로서 적합하다. 지난 6개월간 코스피 1위인 삼성전자의 주가도 20%나 하락했을만큼 변동성이 높은 시대이다. 국가나 기업의 정책과 무관하게 온전히 내가 100% 제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암호화폐가 갖는 신뢰는 명확하다. 문제는 변동폭이 여전히 너무 크고 이 화폐로 거래할 수 있는 사용처가 아직 제한적이라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그럼에도 암호화폐의 짧은 역사와 지난 3년간 DeFi, DEX, NFT 등의 암호화폐를 이용한 금융 솔루션의 등장과 암호화폐를 지원하는 Dapp이 늘어나고, 토큰 이코노미라는 웹3 기반 서비스들의 생태계가 갖춰지면서 앞으로의 암호화폐는 재평가를 받을 것이다. 투기로서의 암호화폐가 아닌 자산관리와 가상경제에서 실질적 가치거래의 수단으로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면서 암호화폐의 실질적 사용성이 입증되기 시작할 것이다.


특히 웹3를 지향하는 서비스들과 게임, 메타버스 서비스 등에서는 토큰을 발행해  보상과 투자의 목적으로 사용하고 자체 서비스 내에서 지불 수단으로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토큰들이 늘어나면 이들 토큰간 교환과 실물경제에서의 사용을 위한 법정화폐로의 환전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모든 토큰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마치 실물경제의 달러와 같은 암호화폐가 등장할 것이다. 그렇게 토큰과 암호화폐가 통용되는 제2의 경제 생태계가 바로 가상경제이다. 가상경제에서 거래되는 것은 실물경제에서 사용하는 자산이나 상품일 수도 있고, 온전히 가상 세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오브젝트일 수 있다. 웹이나 앱으로 구현된 인터넷 경제에서 쿠팡, 배달의민족, 카카오T, 마켓컬리, 당근마켓 등에서 거래하는 것은 실물경제에서 우리가 사고 파는 것들이다. 또한, 넷플릭스나 멜론, 웹툰 등을 통해서 보는 것 역시 디지털 콘텐츠로 기존에 영화관이나 DVD, CD, 만화책으로 보던 것들이 디지털화된 것들이다. 물론 카카오 이모티콘이나 게임 속 아이템 등은 실물경제와 무관한 오직 인터넷에서만 사용 가능한 디지털 굿즈이다. 가상경제 역시 기존의 실물경제에서 거래되던 것이나 인터넷 경제에서 보던 디지털 콘텐츠도 있지만, 무엇보다 디지털 굿즈 즉 디지털 오브젝트의 대상 범위가 훨씬 커질 것이다. 땅, 건물 그리고 공간, 공간을 채우는 각종 디지털 오브젝트 그리고 아바타와 아바타가 입은 옷이나 액세서리, 아이템 등 다양한 디지털 오브젝트들을 가상경제에서는 소유하고 사고 팔 수 있을 것이다. 이 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이때 사용되는 토큰들의 사용량이나 빈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렇게 가상경제 시장이 커지면서 암호화폐의 활용 가치도 커져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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