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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Dec 10. 2019

클라우드가 삼킨 게임산업

게임산업의 스트리밍화

여러분은 게임 좋아하세요? 저는 1990년대 초반에는 집 근처 오락실, 1990년대 중반에는 콘솔게임, 1990년대 후반에는 PC 게임을 즐겨서 하다가 손을 떼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들어 다시 플레이스테이션과 PC 게임을 간간히 하고 있습니다. 게임산업은 종합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공존하고 타 산업과 탄탄한 연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 게임산업에도 클라우드 기술로 인해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 게임 시장의 밸류체인

게임 산업은 다양한 밸류체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선 게임을 구동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 장치가 있고, 게임 콘텐츠가 있으며, 이런 것이 가동되는 PC방이 있습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게임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게임 서버가 있고, 이들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에이전시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같은 게임을 방송으로 송출하는 게임 방송과 대회도 있습니다. 또한, 이같은 게임 과정을 개인들이 방송 중계하는 게임 전용 방송 플랫폼도 있습니다. 여기에 언급한 것들만 해도 얼마나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참여해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있죠.


게임을 제작하는 제작업체 외에도 이 게임을 둘러싼 산업 도메인이 상당히 광범위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음을 알 수 있죠. 게임산업에서 게임기 즉 하드웨어를 만들어 공급하는 기업들로는 MS, 소니, 닌텐도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콘솔 게임 시장에서 게임기를 기반으로 게임 개발 업체 즉 콘텐츠 업체들과 거대한 게임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게임기가 필요없는 생태계에는 스마트폰의 경우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게임 생태계의 주축이며, PC용 게임의 경우에는 PC방과 게임 퍼블리싱의 플랫폼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게임 그 자체가 아닌 게임을 기반으로 파생되는 콘텐츠 즉 게임 방송과 게임 대회를 통해서 새로운 비즈니스의 확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구글의 유투브와 아마존의 트위치가 대표적인 게임 방송 플랫폼으로 게임과 인접된 콘텐츠, 마케팅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는 사례입니다.


이렇게 여러 기업과 사업 모델이 혼재되어 서로간에 긴밀하게 연계된 게임 산업에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어 닥치고 있습니다. 바로 클라우드 게임이 돌풍의 주역입니다. 클라우드 게임의 출현은 기존의 게임산업의 복잡한 밸류체인과 기업들간의 카르텔을 깨뜨리고 새로운 시장 재편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 클라우드 게임의 와해성 혁신

구글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스타디아를 발표했는데, 이는 별도의 하드웨어에 게임을 구매하거나 다운로드하지 않고 인터넷에 연결해서 언제 어디서나 어떤 디바이스에서든 실시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이 있는데 유료의 경우 월 약 1만2천원으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마존, MS, nVidia 그리고 여러 통신사들이 이와 같은 클라우드 게임 시스템 개발과 투자를 해오거나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게임은 기존 게임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하려면 클라우드 게임이 게임의 경험을 어떻게 바꾸는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기존에 우리가 특정 종류의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게임에 최적화된 하드웨어가 필요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게임 콘솔기나 컴퓨터도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나 특별한 부품이 있어야 하죠. 그런 게임은 그렇게 설정해둔 기기가 없으면 동작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특별한 게임은 하드웨어 판매에도 큰 도움을 주죠. 또한, 네트워크 게임을 즐기려면 게임 서버에 연결해서 사용료를 지불하고(경우에 따라 무료인 경우도 있습니다) 게임을 하게 됩니다. 게임 내에 수 많은 아이템을 구매할 때에도 비용을 지불해야죠. 그렇게 새로 나온 게임에 대한 정보와 필살기를 얻기 위해 게임 대회나 게임 방송을 보게 되고, 이 모든 것은 훌륭한 마케팅 창구로서 거대한 게임 광고 시장입니다. 클라우드 게임은 이와 같이 서로 탄탄하게 얽혀 있는 밸류체인을 깨뜨리게 될 것입니다.


클라우드 게임이 확산되면 굳이 별도의 하드웨어나 게임기가 필요없어집니다. 대부분의 자원은 클라우드 컴퓨터를 이용해서 처리되기 때문에 게이머는 그저 디스플레이 화면과 편리한 게임 입력 장치만 있으면 되죠. 별도의 게임 서버를 찾고, 등록을 할 필요도 없죠. 클라우드 게임에서 제공하는 수 많은 게임은 클라우드에 연결할 때 사용한 계정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게임 서버 역시 클라우드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별도의 게임 서버를 찾을 필요가 없어집니다. 각 게임별로 별도의 게임서버가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클라우드 그 자체가 이미 게임 서버기 때문이죠. 사용 요금 또한 클라우드 게임의 월 사용료를 지불하면 게임기와 게임 소프트웨어, 게임 서버 사용료 등이 포함됩니다. 각자 서로 다른 기업이 사업 모델을 가져가던 것이 클라우드 게임 하나로 통합되는 셈이 됩니다. 그만큼 기존 밸류체인이 철저하게 깨뜨려지게 되죠.


더 나아가 게임을 홍보하는 마케팅 또한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클라우드 게임을 운영하는 구글과 같은 회사의 미디어 서비스인 유투브에 클라우드 게임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바로 업로드할 수 있고, 유투브 게임 방송을 보던 중 바로 클라우드 게임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게임방송과 게임간의 연결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지면 기존보다 훨씬 게임 마케팅 효과가 커질 것입니다. 물론 그런 게임 마케팅은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하는 기업에서 함께 추진하면서 클라우드 게임 기업의 헤게모니 주도권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 게임산업의 4차 산업혁명

게임 산업의 4차 산업혁명은 클라우드로 인해 기존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 네트워크 게임 플랫폼 - 마케팅 채널" 등으로 밸류체인이 분리된 도메인을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영역간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통합된 플랫폼을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하는 기업 하나가 지배하는 것이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클라우드 게임 시장을 지배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합니다.


구글이 스타디아라는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발표하기 전에 nVidia라는 그래픽 카드 칩셋 제조업체도 지포스 나우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도전장을 냈다. 게임기 시장의 양대 강자인 소니는 PS나우, MS는 xCloud로 구글의 클라우드 게임 시장 진출 이전부터 본격적 대응을 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게임 산업에서의 헤게모니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기존 게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공고히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LGU+, KT, SKT 등과의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수성 전략에 본격 나서고 있습니다. 소니와 MS는 적과의 동침을 추진하며 차세대 클라우드 게임 솔루션 개발에 제휴 협력을 맺었습니다.


게임 산업을 둘러싼 새로운 변화의 바람은 아마존, 넷플릭스도 클라우드 게임 사업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만큼 게임산업에 있어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가 주는 혁신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문, 방송의 미디어 시장이 인터넷과 함께 거대한 변화가 만들어진 것처럼 게임 콘텐츠 산업 또한 클라우드와 함께 커다란 변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를 둘러싼 기업들간 치열한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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