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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Jun 14. 2023

새로운 SNS의 기지개

인스타그램, 틱톡 다음의 소셜 미디어

1990년대 PC통신에서 애용하던 서비스 중 하나가 동호회였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등의 PC통신에서 연령대별, 지역별 그리고 다양한 주제별로 온라인 동호회가 개설되어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들이 서로 소통하는 커뮤니티가 동호회였다. 이같은 공식 PC통신 서비스에 제공되지 못하는 주제는 BBS라는 서비스를 통해 개인이 개설을 해서 운영하기도 했다. 그만큼 사람들은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누군가와 소통하고 여러 주제의 관심사에 대해 떠들고 싶은 욕망을 갖추고 있어 초기 인터넷 서비스에서 이런 커뮤니티가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00년대 웹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다음 카페와 싸이월드 그리고 아이러브스쿨, 프리챌 등의 수 많은 커뮤니티 서비스들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사실 지난 20년 전을 돌이켜보면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에 세계가 주목했었다. 그렇게 주목받던 한국형 인터넷 서비스의 중심에 커뮤니티가 있었다. 특히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도토리는 독특한 서비스 개념과 비즈니스 모델로 세상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모바일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시장에서조차 신토불이 국산 커뮤니티 서비스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이미 모바일 시장에서 커뮤니티는 미국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그리고 중국의 틱톡이 지배하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 네이버의 밴드나 카카오스토리, 제페토 등도 3세대 모바일 커뮤니티로 사랑받고 있지만 페이스북 등과 비교할 때 세계적인 서비스로 우뚝 서고 있지는 못하다.


그렇게 지난 10년간 커뮤니티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이 독보적인 위치에 우뚝 섰다. 그런 커뮤니티 시장에 균열이 가해지고 있다. 새로운 소셜 미디어, 커뮤니티 서비스들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해외에서는 테슬라 CEO 앨런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트위터 전 CEO와 직원들이 트위터 클론을 만들며 반 트위터 서비스들이 주목받고 있다. 전 트위터 CEO인 잭 도시는 '블루스카이 소셜'이라는 앱을 2월에 출시했다. 이 앱은 과도한 수익화와 일방적 운영정책으로 비판받는 현재의 트위터와 달리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화된 시스템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전 트위터의 제품 매니저였던 가버 셀이 'T2'라는 앱을 런칭했다. 트위터보다 더욱 단순하고 혐오 발언이나 과도한 광고가 없는 차분한 소셜 미디어로 차별화를 꾀했다. 그 외에도 역시 트위터 출신 직원들이 1월 런칭한 '스필(Spill)'은 흑인, 퀴어 등의 소외된 소수자 중심의 소셜 미디어로 차별화하고 있다. 또한, 2012년 페이스북에 10억달러로 매각한 인스타그램의 창업자가 2월에 런칭한 '아티팩트'도 AI 기반의 개인화된 뉴스를 주제로 친구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틱톡을 개발한 바이트댄스가 2020년에 런칭한 '레몬8'도 제2의 인스타그램으로 2023년 들어 급부상하며 사용자가 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소셜 미디어가 2023년들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배경에는, 앨런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에 대한 반감과 미국 정부가 제재의 칼날을 휘두르며 틱톡 금지령을 내림으로 인한 틱톡커들이 대안앱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10년 넘은 SNS에 대한 지루함으로 사용자들의 새 커뮤니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제페토, 이프랜드 등의 메타버스향 소셜 파티 서비스가 2022년 큰 주목을 받았고, 카카오는 오픈링크라는 오픈채팅 서비스를 통해서 다양한 주제별 사용자간 대화와 소통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카페, 밴드, 카카오스토리만으로 좀 더 다양한 취향과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의 소통을 담기에 부족하기 때문에 신규 커뮤니티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2020년 코로나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되면서 친한 지인조차 만날 수 없던 사람들의 소통에 대한 요구는 커졌다. 그로 인해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들도 출현하고 더 주목받게 되었다.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로 급부상하고 있는 '문토', 우리 집 공간에 사람들을 초대해 소통하는 공간 커뮤니티 '남의집', 지역과 관심사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찾아주는 '소모임' 등은 2022년 이후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지역 기반의 커뮤니티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가 늘어가며 당근마켓처럼 하이퍼 로컬 커뮤니티에 대한 기대도 커져가고 있다. 동네 이웃들과의 중고거래에서 시작된 당근마켓은 이제 동네의 생활정보를 나누는 지역밀착형 커뮤니티로 발돋움했다. 중고 물품으로 동네 사람들을 연결해준 서비스가 이제는 주민과 소상공인을 연결하는 '내근처'와 동네 주민들간의 만남을 촉직하는 '같이사요' 서비스로 발전하고 '동네생활'에서는 지역의 사건사고와 동네 소식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지도 서비스에서도 방문한 여행지와 맛집 정보에 대한 경험을 사용자들간에 서로 공유, 구독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카카오맵의 '톡친구 위치공유'를 이용하면 각자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 공유하고, 내가 방문한 장소에 대한 기록과 후기를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


또한, 메타(페이스북)는 트위터에 대항할 텍스트 기반의 소셜 미디어를 6월말 출시할 계획이다. 이 새로운 SNS는 내부에서 'P92'라는 코드명으로 불리고 있으며 인스타그램과 트위터가 결합된 형태로 최대 500자까지 작성 가능하며 사진과 영상도 함께 올릴 수 있다. 트위터의 흔들리는 아성에 도전하고자 게시물에 대해 회사의 관리나 검열을 받지 않는 탈중앙화된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 그만큼 기존 소셜 미디어, 커뮤니티 서비스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도 새로운 커뮤니티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의 요구를 적극 전략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P92를 이용 중인 Lia Haberman이 뉴스레터로 소개한 새로운 메타의 SNS

인터넷 서비스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 늘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지난 10년을 지배해온 소셜 미디어 서비스 역시 이제는 변해야 할 때다. 사용자들의 달라진 요구와 시대 변화에 따라 리모델링하지 않으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블록체인, 메타버스 그리고 지역과 초개인화 등의 기술과 시대 화두에 맞게 앞으로의 4세대 커뮤니티 패러다임은 어떻게 바뀌게 될지 주목된다.


※ 작가의 IT 트렌드를 어떻게 읽고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해 기술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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