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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Dec 21. 2023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 한국

수성할 것인가? 뺏길 것인가?

지난 20년간 컴퓨터와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의 보급과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라는 인프라 덕분에 웹과 모바일이라는 IT 플랫폼이 만들어져 삼성전자나 SKT와 같은 제조와 통신 산업 영역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해올 수 있었다. 또한, 그런 플랫폼 위에서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가 만들어지면서 구글, 유투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과 같은 서비스 나올 수 있게 되었다. 국내에도 네이버, 카카오톡 그리고 쿠팡 등과 같은 서비스들이 한국 시장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모든 IT 산업의 뼈대라 할 수 있는 클라우드와 최근 주목받은 챗GPT와 같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 LLM 기반의 AI라는 Core tech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물론 전 세계에서 LLM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나라에 미국, 중국 등에 이어 한국도 포함은 되지만 막강한 언어 데이터와 거대한 트래픽을 가진 초대형 서비스를 갖춘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비하면 경쟁력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유투브나 넷플릭스 그리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서비스가 전 세계를 아울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챗GPT 이후의 생성형 AI 서비스 역시 거대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 위주로 시장의 패권이 형성될 수 있다. 게다가 그런 거대한 LLM(FM. Foundation Model)을 가져다 사용하려면 결국 Cloud를 거쳐야 하는데 그런 Cloud는 이미 미국의 3사(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가 지배적인 위치에 있다.


앞으로의 AI 생태계 역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 보여준 거대한 모바일처럼 거대한 시장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생태계는 모바일로 인한 산업 변화에서 보듯이 눈덩이를 굴리며 거대한 눈사람을 만드는 것처럼 거대한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 것이다. 그런 플랫폼은 크게 4개로 구성되는데, ①LLM과 이를 작동하는 자원인  ②인프라(GPU, 클라우드, 메모리 등) 그리고  ③Gen. AI 서비스와 이를 구현하는데 필요로 하는 여러  ④솔루션들(RAG, 랭체인, LLM 오케스트레이션, 데이터 전환과 관리 등)이다. 또, 그렇게 많은 AI 서비스들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agent(PDA. Personal Digital Agent)나 AI 서비스 앱스토어 등과 같은 통합된 채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그 과정에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어떤 수준일까?


GPU나 TPU처럼 LLM 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AI 칩셋은 경쟁력이 부족하지만, 이런 인프라에 필수적으로 필요로 하는 고성능 메모리(하이닉스의 HBM같은) 경쟁력은 우수하다. 또한, 향후 AI를 탑재한 엣지 디바이스(스마트폰, 스마트 스피커, TV와 MR 등)에 탑재되는 AI 칩셋 경쟁력은 제조 강국인 한국에 유리하다. 하지만, Cloud와 LLM 경쟁력은 묘연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 Gen. AI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역량은 이미 한국의 웹, 앱 서비스들이 갖는 우수한 경쟁력을 볼 때 가장 기대가 큰 영역이다. AI 서비스들로 글로벌 진출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일본에서 선전 중인 라인이나 해외 웹툰 서비스로 주목받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아자르라는 동영상 채팅앱으로 중동과 동남아에서 성공한 하이퍼커넥트, 미국, 일본, 베트남 등 20개국에서 서비스하며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보다 많은 스푼라디오, 전 세계 50개국에서 초중고 수학문제 풀이를 AI로 도와주는 콴다 앱을 개발한 메스프레소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진출의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 그런 AI 서비스 개발 과정에 중요한 솔루션들을 제공하는 다양한 SI 사업과 B2B 스타트업들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2023년 11월7일 OpenAI의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GPTs와 2024년 초 런칭할 GPT Store는 2008년 아이폰의 앱스토어처럼 새로운 AI 생태계의 태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AI 서비스들을 한 데 묶어서 제공하려는 즉 포탈화 그리고 슈퍼앱화하려는 노력도 OpenAI와 AI 스타트업, 글로벌 빅테크 기업 위주로 본격화되고 있다. 그런 AI 슈퍼앱은 마치 유투브나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틱톡처럼 승자가 독식(Winner takes all)의 시장이다. 그런만큼 한국 기업이 네이버 검색이 한 것처럼 수성하지 못하면 유투브가 한국 동영상 시장을 독식한 것처럼 빼앗길 수 있다. PC 기반의 웹에서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IT 산업은 갈수록 글로벌화, 규모화되어가고 있다. 제3의 인터넷 시장인 AI는 이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경쟁력없는 기업 그리고 그런 경쟁력을 육성해주지 않는 국가는 차세대 기술 생태계에서 독자적인 시장을 만들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런만큼, 한국 기업이 차세대 AI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기업들간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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