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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Mar 25. 2024

우뚝 선 nVidia의 성공 비결

IT 생태계를 만들려는 기업들의 노력

처음 엔비디아라는 회사를 만난 것은 1998년 즈음의 용산에서다. 당시 컴퓨터 조립의 메카였던 용산에는 수 많은 종류의 컴퓨터 부품들이 판매되었고, 그중 게임을 위해 컴퓨터를 장만하던 매니아들에게 단연코 인기였던 제품은 그래픽 카드였다. 그래픽 카드의 성능에 의해 화면에 처리되는 게임의 속도와 화질이 결정되기 때문에 더 빠르고 고화질의 그래픽 카드는 인기였었고, 그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 그래픽 카드 칩셋이었다. 그런 칩셋으로 ATi(AMD가 인수), 쳉(Tseng), 매트록스(Matrox), S3 등이 있었고 1990년대 후반부에는 3D 가속 처리 성능을 최적화한 3dfx와 엔비디아가 등장했다. 이후 2000년대부터 엔비디아의 그래픽 카드 칩셋이 큰 인기를 얻으며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에게 부품을 공급하던 1993년 설립된 nVidia가 2024년 나스닥 상장 기업 3위로 자리 잡으며 애플을 쫒고 있다. 이미 기라성같던 빅테크 기업인 구글, 테슬라, 메타를 따돌리고 2000조의 기업가치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그 비결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nVidia의 시작은 그래픽 카드 칩셋이었고, 당시 가장 큰 경쟁자는 3dfx였다. 그런데, 3dfx는 그래픽 카드 제조사에 부품을 공급하며 성장한 이후 독자적인 그래픽 카드를 직접 제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타 그래픽 카드 제조사에 부품을 공급하던 B2B에서 자체적으로 그래픽 카드를 생산해 B2C로 판매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3dfx의 칩셋을 활용한 다양한 특징의 그래픽 카드를 만나볼 수 없게 된데다 되려 3dfx의 그래픽 카드는 더 비쌌다. 그 틈에 nVidia는 철저하게 B2B 칩셋을 여러 그래픽 카드 제조사에 공급하며 시장을 확대할 수 있게 되었다. 초기에 PC 게임 시장에 집중하던 nVidia는 점차 전문가용 그래픽, 모바일 프로세싱 그리고 지금의 nVidia를 있게 한 서버용 GPU로 영역을 확장을 꾀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2000년대 중반에는 nVidia의 사업 영역은 게임 콘솔을 넘어 자동차와 모바일 기기 시장으로 확장되었다. 특히 Tegra 프로세서는 닌텐도 스위치 같은 게임 콘솔에 채택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대형 PC 제조업체와 게임 개발사 그리고 자동차 제조사가 nVidia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PC를 벗어나 영역 확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2010년대부터는 AI 연구와 딥러닝 개발에 nVidia의 GPU가 필수적 도구가 되었다. 이는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라는 개발툴 덕분이다. 2006년 발표되어 100억 달러 이상이 투자된 CUDA는 엔비디아의 지금을 있게 한 기술이다. 엔비디아는 GPU를 필요로 하는 개인이나 기업에 제공하며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지만, 결국 이들이 계속 엔비디아를 찾게 하려면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해 필수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만든 것이 CUDA이다. CUDA는 전 세계의 AI, 자율주행, 데이터 사이언스, 로봇 등의 많은 양의 데이터 처리해야 하는 연산 집약적인 작업을 하는 개발자를 위해 개발된 무료 소프트웨어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컴퓨팅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데 CUDA가 필수재가 되고, 이 쿠다는 엔비디아의 GPU를 이용하기 때문에 CUDA가 더 많이 사용될수록 GPU의 판매도 늘어나 GPU 시장의 80%를 장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엔비디아는 쿠바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독점적 생태계를 갖추었고 이로 인해 인텔이나 AMD와 같은 경쟁자들에게 진입장벽을 만들 수 있었다.

nVidia의 GPU

이렇게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은 빅테크 기업으로의 성장과 경쟁력에 핵심이다. 스마트폰의 성장도 결국은 앱스토어와 플레이 스토어와 같이 보다 많은 개발사와 기업이 자유롭게 참여해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2008년부터 아이폰에서 전 세계 개발자들이 쉽게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SDK(Software Development Kit)라는 개발 도구를 제공하고 앱스토어를 통해서 소비자가 그런 앱들을 만나볼 수 있게 해줌으로써 지금의 독점적인 애플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018년 오픈소스 플랫폼인 깃허브를 75억 달러에 인수하고, 2019년부터 세번에 걸쳐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한 것 역시 그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일환이다. 보다 많은 전 세계의 개발자들과 기업들을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인 애저와 각종 개발툴들의 사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그런 생태계 구축 노력 덕분에 Microsoft와 애플 그리고 엔비디아는 나스닥 상장 TOP 3에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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