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안으로 밖으로의 AI 생태계 전략
애플은 지난 6월 WWDC라는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pple Intelligence라는 이름의 애플식 AI를 발표했다. 애플의 AI는 3가지의 AI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기존의 ChatGPT나 제미나이, 삼성전자의 AI폰과 다른 특징을 가진다. 첫째 애플의 스마트폰이나 맥 등의 기기 자체에 탑재된 AI, 둘째 애플의 데이터센터에 있는 AI 그리고 셋째 오픈AI의 ChatGPT 등 애플이 아닌 외부의 AI 이렇게 3가지 종류의 AI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하나의 AI가 아닌 다양한 AI를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AI를 지향한다. 이때, 이렇게 다양한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통로가 바로 Siri이다. 시리를 호출해 뭐든 물어보면 상황에 따라 적당한 AI를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게다가 ChatGPT 외에도 구글 제미나이와 Meta의 AI 등 새로운 AI가 계속 추가될 예정이라 애플의 AI는 모든 AI들의 허브이자 포탈, 관문이 되는 것이다.
2024년은 OpenAI의 공세 속에서 뒤늦게 구글은 제미나이로, 아마존은 여러 AI 기술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로, Meta는 LLM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면서 AI 표준화를 주도하며 경쟁이 치열하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차를 위해 개발한 AI와 슈퍼컴 도조를 넘어 옵티머스라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LLM을 개발하는 xAI로 다양한 영역에 AI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nVidia는 LLM 구축에 필요한 학습을 위한 GPU 외에 LLM 운영 과정에 필요한 추론용 GPU 개발과 여러 소프트웨어 기업 및 솔루션 기업과 제휴를 통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AI 솔루션들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세계 최초의 AI폰 갤럭시 S24를 통해 온 디바이스 AI 진출과 이런 엣지 디바이스들을 위한 AI Chipset과 마하 칩셋과 같은 추론용 GPU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렇게 AI를 둘러싼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은 치열한데 애플은 왜 기존의 기업과 다른 AI 전략을 들고 나왔을까?
사실 애플의 AI에 대한 투자는 2023년말부터 외부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2023년 말에 공개된 애플의 AI 관련 자료는 기존의 ChatGPT나 구글 등이 준비하고 있는 AI와 달리 LAM이었다. 이 기술은 기존의 LLM처럼 단순 언어 모델이 아닌 아이폰에서 사용자가 화면을 보면서 터치하고 작업한 내용을 인식해서 이를 자동화하고 지능화해주는 새로운 AI라는 점과 On-device AI에서 작동되는 SLM(Small Language Model)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2023년 12월에 공개된 플래시 메모리 속에서의 LLM이나 짧은 비디오에서 3D 아바타 애니메이션을 생성하는 HUGS 이어 발표된 Ferret이라는 AI가 새로운 기술 개념이다.
더 나아가 6월 애플의 WWDC에서 애플의 AI 전략이 구체화된 것이다. Apple Intelligence의 핵심은 2가지다. 하나는 맥, 아이패드, 아이폰 등의 애플 디바이스 내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여 Siri를 통해 디바이스 내의 개별앱 등을 통해 수집된 정보들을 기반으로 맞춤 탐색 서비스와 사진 편집과 통번역, 요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Siri를 활용한 지능한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이를 위해 디바이스 내에 AI chipset(NPU)과 작은 AI 모델(SLM)이 탑재된다. 두번째는 디바이스 내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보다 확장된 범위의 AI 서비스를 애플의 서버와 외부의 AI를 통해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OpenAI와 제휴를 맺어 Siri를 통해 ChatGPT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메타와 구글의 서비스도 연동할 계획이다. 다양한 생성형 AI를 애플의 Siri를 통해 중계하는 것이다.
애플은 디바이스 내에 AI를 구동하기 위해 오픈ELM(OpenELM)이라는 소형 LLM을 개발했고, 보다 빠른 AI 구동을 위해 A17 Pro 칩셋을 최신 아이폰에, M1은 맥 등에 탑재했다. 또한, 자체 AI 서버의 구동을 위해 애플의 실리콘 칩 기반으로 비공개 전용 클라우드를 운영한다. 향후 애플은 B2C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디바이스 내 AI를 쉽게 3rd party SW, app 개발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Siri는 더욱 더 많은 인터넷 서비스들과 연결되어 AI가 작동되어 Siri 안으로 기존의 인터넷 서비스를 담을 것이며 또한, 외부의 생성형 AI 서비스들 역시 Siri를 통해서 접근하도록 함으로써 밖의 모든 AI 서비스들이 Siri에서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애플의 AI 전략에 Siri는 안과 밖의 생태계를 만들며 AI의 중심 역할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애플은 AI의 모든 것을 A부터 Z까지 독자적으로 하려는 것이 아닌 외부의 전문 AI 서비스를 엮어 함께 생태계를 만들려는 것이다. 단, 그런 AI들은 Siri에서 시작하고 사용자의 개인정보와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디바이스 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애플의 맥, 아이폰, 아이패드 내에서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애플 하드웨어의 영향력을 계속 이어가려는 것이다. 이것이 애플의 영리한 AI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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