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당신의 직업은 안전합니까?

AI 시대의 직업은?

by OOJOO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인간의 일터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특정 직종이나 산업군의 일부 업무를 자동화하는 보조 기술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이 필요하다고 믿어온 영역까지 빠르게 침투하고 있음을 2025년 목격하고 있다. 그림, 사진, 영상은 물론 만화의 콘티 구성과 음악 작곡, 나아가 소설 집필과 뉴스 기사 작성에 이르기까지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이미 인간의 작품과 구별하기 어려운 단계에 도달했다. 일본에서는 AI로 그림을 그린 만화 작품이 등장해 출판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2023년 신초샤(일본 출판사)는 루트포트 작가가 AI로 생성한 만화 《사이버펑크: 피치 존》을 시범적으로 발간한 바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OpenAI의 영상 생성 AI ‘Sora’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 〈The Frost〉가 2025년 칸 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되기도 했다. 이미 페이스북, 틱톡, 인스타그램 그리고 유투브에 AI가 올린 영상과 이미지가 등장하고 있으며 광고와 포스터, 보도자료, 뉴스 그리고 음악 등에 AI가 이용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더 이상 ‘보조 도구’로서의 AI가 아니라 ‘동등한 창작자’로서의 AI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 같은 기술 발전이 인간의 일자리에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것이다. 단순 반복 업무나 정형화된 작업은 이미 AI의 손에 넘어갔다. 고객센터의 응대, 기본적인 리서치, 보도자료 작성, 기초 코딩 같은 업무는 ChatGPT나 Claude, Jasper 같은 AI 서비스가 빠르고 저렴하게 대체하고 있다. 여러 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내 전 세계 일자리의 20~30%가 AI 자동화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특히 언어·문서 기반 직무, 즉 작가, 마케터, 번역가, 기자, 행정직 등은 위험도가 높다. 일부 언론사들은 AI로 작성한 기사도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지방지 등을 중심으로 AI 기사가 증가 추세다. 이러한 흐름은 콘텐츠뿐 아니라 기업 경영의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회의록 요약, 보고서 작성, 코드 리뷰, 고객 응대, 제품 기획 등 과거 인간의 경험과 판단이 필요했던 영역조차 AI의 의사결정 보조 시스템으로 통합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직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AI가 업무를 대체하는 만큼 새로운 역할과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 AI를 활용해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AI 협업형 전문가(AI-collaborative professional)’가 등장하고 있다. 예컨대, 디자인 업계에서는 AI가 제시한 100가지 시안을 바탕으로 인간 디자이너가 최적안을 빠르게 결정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형 직무’가 늘고 있다. 언론사에서는 AI 초안 기사를 바탕으로 사실 검증과 맥락 분석을 담당하는 ‘저널리즘 큐레이터’가 생겨났다. 프로그래밍 분야에서도 AI가 기본 코드를 생성하고 개발자는 이를 통합·검증하며 보안과 구조를 최적화하는 역할로 전환되고 있다. 단, 이들의 역할은 주로 해당 비즈니스 도메인 전문가로서 경력을 갖춘 사람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막 사회 생활 경험을 시작해야 하는 신입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궁극적으로 이런 변화는 결국 ‘AI를 대체하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다루는 사람’이 살아남는 구조로의 재편을 의미한다. 즉, 능력있는 전문가보다 AI를 더 잘 다루는 신입이 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단, 현재의 생성형 AI보다 더 입체적인 작업들을 자기 완결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율형 Agent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 전문가 한 명의 몫을 제대로 할 수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Agent를 선택하고 명령을 내리고 이를 검증하고 최종 의사결정과 판단을 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이다.


결론적으로 AI가 우리 일에 깊게 스며들어가면서 최종적으로 인간의 경쟁력은 무엇을 어떤 AI에게 얼만큼을 위임하고 AI가 처리한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언제 중단하도록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역량이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많은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그 결과가 사회적 의미나 맥락에서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는 판단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가 만든 뉴스가 특정 편향을 강화하거나 허위 정보를 확대 재생산하는 문제는 여전히 인간의 감시와 책임이 필요하다. 따라서 향후의 직업 세계는 ‘AI가 일을 대신하는 세상’이 아니라 ‘AI와 함께 일하는 세상’으로 이해해야 한다. 기술을 거부하거나 두려워하는 대신, 어떻게 활용하고 통제할지를 학습하는 것이 새로운 생존의 조건이 된다.


AI는 분명 위협적이다. 그러나 산업혁명 당시 증기기관이 인간의 노동을 빼앗은 것이 아니라 노동의 형태를 바꾼 것처럼 AI 역시 인간의 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일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AI가 만들어낼 세상을 막는 것이 아니라 AI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즉, 직업이 사라질 것을 걱정하기 보다 내 업무에 AI를 어떻게 쓰느냐, AI를 이용해 부족한 내 업무 전문성을 증강시킬 것인가를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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