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잘러의 회의에서 배우기
회의는 단순히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가장 밀도 높은 학습이 일어나는 현장입니다. 교재나 강의에서는 배울 수 없는 조직의 맥락, 의사결정자의 사고 방식, 각 부서의 이해관계가 질문과 답변 속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 장면을 흘려듣고 지나치면 회의는 시간 소모에 그치지만 의식적으로 관찰하고 정리하면 회의는 최고의 학습 도구가 됩니다. 회의는 발언의 장이 아니라 관찰과 해석을 통해 역량을 키우는 학습의 공간으로 바라보면 압축적인 역량 개발의 장이 됩니다.
그렇다면 회의에서 다른 사람의 질문과 답변을 어떻게 학습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요?
첫째는 질문의 의도를 해석하는 관찰력,
둘째는 답변의 구조와 관점을 분해하는 분석력,
셋째는 회의 이후 복기를 통해 내 것으로 만드는 습관입니다.
이 세 가지가 결합될 때 회의는 단순한 참석이 아니라 성장의 시간이 됩니다.
첫째, 질문의 내용보다 의도를 읽는 관찰력이 필요합니다.
회의에서 던져지는 질문은 대부분 겉으로 드러난 문장보다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회의 주최자 즉 사장님이나 경영진, 부장님, 팀장님이 질문하는 “재무팀과 논의는 되었습니까?”, “리스크는 없습니까?” 같은 물음은 단순한 확인이 아니라 우려나 방향 전환의 신호인 경우가 많습니다. 회의에서 내가 질문을 받을 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질문을 받을 때도 그 질문이 왜 나왔는지를 생각해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나라면 어떻게 답을 했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합니다. 거기에서 학습의 기회가 싹트게 됩니다.
이때 질문이 나온 시점, 질문을 던진 사람의 역할과 위치, 직전까지 오간 논의의 흐름을 함께 고려해야 질문의 의도가 보입니다. 일례로 같은 질문이라도 전략 회의에서 나왔는지, 실행 점검 회의에서 나왔는지에 따라 의미는 달라집니다. 이런 관찰을 반복하다 보면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조직이 무엇을 우려하고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이는 회의에서 발언을 잘하는 능력 이전에 갖춰야 할 중요한 학습 역량입니다.
둘째, 답변의 내용보다 구조와 관점을 분석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회의에서 뛰어난 답변은 말이 유창해서가 아니라 구조가 명확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생깁니다. 다른 사람이 질문을 받고 답변할 때, 무엇을 먼저 말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내용을 정리했는지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경부터 설명했는지, 결론을 먼저 제시했는지, 비용과 리스크를 어떻게 나눠 설명했는지 등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특히 청산유수로 답을 잘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답을 하는지를 잘 진단하고 분석해봐야 합니다.
또한 답변이 개인 의견인지, 부서 관점인지, 회사 전체 관점인지도 구분해봐야 합니다. 같은 질문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은 실행 관점에서, 어떤 사람은 전략 관점에서 답합니다. 이런 차이를 인식하고 기록해두면 다음에 비슷한 질문을 받았을 때 훨씬 더 입체적인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회의는 타인의 사고 구조를 무료로 엿볼 수 있는 드문 기회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셋째, 회의 이후 복기를 통해 학습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회의에서 얻은 인사이트는 회의실을 나서는 순간 빠르게 사라집니다. 그래서 회의 이후 짧은 복기가 필수적입니다. 다른 사람의 질문 중 인상 깊었던 것, 답변이 효과적이었던 이유, 내가 같은 상황이라면 어떻게 말했을지를 간단히라도 정리해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회의 도중에 회의록을 습관적으로 기록하는데 이때..
회의 주최자의 모든 질문은 모두 기록하고, 해당 질문에 대해 만일 나라면 어떻게 생각하고 답을 했을 것인지를 적습니다. 비록 회의에서 발언을 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기록해둔 내용은 회의 이후 복기 과정을 통해서 고스란히 다시금 그 회의를 돌아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온전히 회의의 모든 것을 다시금 새겨 보면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직장생활 26년간 늘 회의록을 작성해오고 있습니다.(모두 다 에버노트에 기록 중이죠) 물론 지금도 작성 중입니다. 누구와 공유하기 위함이 아니라 저를 위한 업무 교과서로서 회의록을 작성 중이죠.
이같은 메모를 할 때 상대의 질문, 실제 답변, 그리고 나라면 이렇게 답을 했을텐데라고 생각한 '나의 가상 답변'을 나란히 적어보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이렇게 비교해보면 내 사고의 한계와 보완점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반복되는 복기는 다음 회의에서의 발언 질을 끌어올리고 회의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회의에서 배우는 사람은 말을 하지 않아도 성장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듣는 사람은 수십 번의 회의에도 그대로입니다. 물론 그렇게 쉴새 없이 기록하고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회의를 하게 되면 그냥 멍하니 회의에 참석하는 것보다 손도 머리도 쉴틈없이 바쁩니다.
정리해보면 회의는 발언 경쟁의 장이 아니라 학습의 장입니다. 질문의 의도를 읽고, 답변의 구조를 분석하며, 회의 이후 복기를 통해 내 것으로 만드는 이 세 가지 습관이 갖춰질 때 회의는 가장 현실적인 교육장이 됩니다. 회의에서 배울 줄 아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질문을 예측하고 더 나은 답변을 준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쌓인 학습이 결국 회의에서의 존재감과 신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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