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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Jan 25. 2021

홈코노미와 다크 이코노미의 부각

배달과 창고, 조리에 최적화된 다크스토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집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렸고 배달, 온라인 쇼핑, 재택근무, 재택수업 그리고 OTT 서비스를 활성화시켰다. 한마디로 재택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냈다. 배달의민족, 쿠팡, 마켓컬리 그리고 ZOOM과 구글 클래스룸 등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집 밖을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경제활동은 물론 소비활동까지 불편없이 누릴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 ICT 플랫폼 비즈니스의 트렌드였던 공유경제는 추락하고 재택경제가 새롭게 부상했다.


재택경제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며 코로나19 이전에도 온라인 쇼핑과 배달 등의 서비스는 성행해왔다. 다만 달라진 점은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저변이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20~30대 중심이 아닌 그간 디지털 소외층이었던 40대 이상의 사용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또한 이미 디지털에 익숙한 사용자들도 서비스의 사용 범위가 확장되었다. 30대는 재택근무를 위해 그간 사용하지 않던 ZOOM이나 Slack, MS팀즈를, 10대 청소년들은 재택수업을 위해 구글 클래스룸과 구글독스 등을 이용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이렇게 집에서 인터넷 기반의 경제 활동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홈코노미라 부르며 관련된 서비스와 솔루션들은 코로나19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더 나은 성능의 컴퓨터와 노트북 수요는 늘고 있으며, 온라인 교육과 원격 근무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들이 진화하고 있다. 또한, 집에서 영화보고, 게임하는 등 즐기고 노는 것도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면서 이 모든 것을 담고 있는 클라우드 사업은 갈수록 호황이다. 그 과정에서 이 모든 비즈니스의 혜택을 받는 곳은 ICT 스타트업과 빅테크 기업들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 그리고 MS,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시가총액이 드라마틱하게 상승했다.


그렇다면 기존에 오프라인에서 사업을 하던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해야만 할까. 특히 대형마트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장 판매가 줄면서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베스트바이와 월마트는 코로나19 이전 대비해서 매출이 성장했다. 이유는 수 년전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준비해오면서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유통의 디지털 기술 기반의 효율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창고나 배달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온라인 쇼핑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


실제 미국의 스포츠 아웃도어 업체인 ‘아카데미 스포츠앤아웃도어’는 매장을 창고로 전환하고 매장의 주차장을 픽업센터로 바꾸며 온라인 비대면 쇼핑에 전면 대응했다. 고객이 굳이 오프라인에서 쇼핑을 하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신발과 옷을 고르고 주문 후 인근 매장에 가서 바로 물건을 픽업할 수 있어 기존의 온라인 쇼핑보다도 더 빠른 상품 수령이 가능했다. 이렇게 매장 판매와 배송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곳을 가리켜 세미다크 스토어라고 부른다. 롯데마트 등도 세마 다크 스토어 전환을 위해 배송 전용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고 온라인 배송이 많은 지점의 매장에 물류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쿠팡 등 기존의 온라인 쇼핑 업체가 수도권 인근에 물류 창고를 두고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즉 문 앞 배송을 위한 운송 시스템을 구축해 보다 빠른 배송을 지원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들 다크스토어는 소비자의 거주지 인근 매장에서 주문 즉시 상품을 준비해 픽업해가도록 하거나 퀵 배달을 통해 배송을 해준다.


사실 배달에 최적화된 대형마트의 원조는 중국의 허만셴셩이다. 허만셴셩의 온라인 매출은 오히려 오프라인보다 더 많아 70%를 넘는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는 온라인 매출을 더욱 성장시켜 주었다. 이 허만셴셩의 매장이 바로 다크스토어이다. 허만셴셩에서는 2016년 1호점 오픈부터 캐치프레이를 ‘3km 이내면 30분 내 배송’을 내걸었고 매장 시스템도 이에 최적화했다. 빠른 배송 외에도 안전하고 신선한 식품 배송을 위해 규격을 강화하고 재고, 폐기상품의 실시간 모니터링과 라스트마일 배송과 매장 픽업을 위한 시스템을 최적화했다. 또한, GS25와 같은 편의점도 매장을 근거리 내의 가정에 상품을 배달할 수 있는 작은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고 픽업 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비즈니스를 하는데 온라인을 적극 활용한 O2O 운영을 통해 달라진 소비자들의 온라인 중심의 쇼핑 경험을 지원했다.


이렇게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오프라인 거점을 적극 활용해 온라인 쇼핑몰과는 다른 경쟁 차별화 요소를 발굴해내면서 더 빠른 배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존 온라인 유통업체 역시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B마트를 선보이며 인근 편의점에서 필요로 하는 상품을 즉시 배달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유통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더 나은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프라인 음식점들 또한 매장에서의 판매가 아닌 배달 전문 업체로 변신하며 매장을 조리와 배달에 최적화된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19로 인한 홈코노미 트렌드에 발맞춰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이 기존에 가진 아킬레스건을 오히려 강점으로 승화해 온라인 서비스에 적극 대응하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것이 다크 이코노미이다. 코로나19가 소비자의 변화도 만들어냈지만 기업의 혁신도 가속화하고 있다.

킹크랩 배달과 포장에만 최적화된 다크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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