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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가하는사람 Jun 21. 2024

남자 요가복의 추천

~내 요가 교복을 찾아서~

보시다시피 옷 잘 입는다는 소리를 평생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옷을 구입할 때는 형태보다는 기능에 집중하게 됩니다.

추리닝이 한 벌도 집에 없던 시절을 지나 요가를 시작하고 나서는 추리닝만 구입하고 있습니다.


형형색색 다양한 스타일의 여자 요가복이 나오는 것에 비해 남자 요가복은 그 카테고리 자체가 희미할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지 못합니다. 아마도 룰루레몬과 부디무드라에서 나오는 게 유일한 남자 요가복 라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열심히 찾아보지 않아서 다른 것이 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내 교복

거의 모든 수업과 수련에 입고 다니는, 말하자면 저의 교복입니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상하의 합쳐서 대충 일고여덟 벌 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다른 색 상의를 입기도 하지만, 그때는 까만 티셔츠가 모두 떨어진 경우입니다.


처음 요가를 시작할 때 입던 운동복은 요가복이 아니라 러닝 쇼츠였습니다. 상의는 언젠가 샀던가 기념으로 받았던가 한 기능성 티셔츠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입고 다니기를 여러 번, 요가복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요가복의 필요성

요가는 비틀고 굽히고 젖히고 접는 등 몸을 여러 방면으로 자유롭게 사용하는 운동입니다. 면 소재의 반팔 티셔츠를 입고 팔을 이리 들었다 저리 들었다 하다 보면 티셔츠의 어깨면이 내 팔을 잡아당기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래로 굽힐 때는 티셔츠가 내 등을 잡고 못 내려가게 막습니다. 하의의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이 더 답답합니다. 신축성이 전혀 없는 바지를 입고 앉은 자세를 진행하다 보면, 바지가 내 엉덩이를 조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엉덩뼈를 바닥에 잘 내려놓고 싶은데, 골반을 더 사용하고 싶은데 바지가 그러지 못하게 빳빳이 버티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허리를 더 사용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다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요가복을 고르는 저의 첫 번째 기준은 신축성입니다.


두 번째로는 속건성입니다. 땀이 많은 체질이라 마르지 않는 옷을 입으면 혼자서 빗속에서 요가한 것처럼 젖어버리고 맙니다. 세간의 인식으로는 요가는 그저 레깅스를 입고 매트에 편안하게 앉아서 스트레칭이나 쭉쭉 늘리다 오는 것이지만, 실제 요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땀이 많은 인간은 적셔버리고, 땀이 없는 인간은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게 요즘의 요가입니다. 대부분의 스포쓰 웨어가 속건성은 기본으로 지니고 있기에 열심히 찾아 헤매일 필요는 없어졌습니다.


교복을 찾아서 ~하의 편~

룰루레몬 (제품 명 못 찾음)

첫 요가복입니다. 네이버에 "남자 요가복"을 검색했더니 룰루레몬이 가장 먼저 떴고, 당시에는 팬티 세탁을 많이 해야 하는 게 스트레스였으므로 타이즈가 붙어 있는 모델이 편의상 좋을 것 같아 골랐습니다. 한동안 교복처럼 잘 입고 다녔으나, 바지 안의 타이즈가 불편하게 몸을 붙잡는 느낌이 나서 점점 사이가 멀어지게 됐고, 여러 벌을 구입하기에 가격(대락 10만 원 대)도 너무 부담되어서 다른 제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로 리복, 아식스 등에서 안쪽에 타이즈가 포함된 여러 바지를 구입해 봤으나(팬티 세탁 이슈) 대부분 러닝 쇼츠를 근본으로 한 옷들이었기 때문에 신축성 측면에서 요가와 맞지 않아 불편했습니다.


안다르 스웻프리 조거팬츠(69,000)

요가복이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구입한 것은 안다르의 조거 팬츠였습니다. (아무도 뭐라고 한 사람은 없지만) 반바지를 입고 다니다 보니 매트에 다리털이 너무 많이 떨어지는 것도 신경 쓰였고, 귀찮게 계절마다 반바지·긴바지 바꿔 입을 필요 없이 사계절 내내 같은 옷을 입고 싶어 긴바지를 구입했습니다. 당시에는 원쁘라스원 행사를 하고 있었기에 여러 벌 사기에도 부담되는 가격이 아니었습니다. 이 바지 역시 한동안 열심히 입고 다녔지만, 생각보다 신축성과 속건성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러 번 빨았더니 보풀이, 그런 거 신경 안 쓰는 저한테도 느껴질 만큼 많이 일어나서 결국 집에서 입는 홈웨어 정도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교복입니다.

그러고 나서도 방황이 잦았습니다. 싼 맛에 써보자는 생각으로 쿠빵에서 이것저것 구입해보기도 했고 앞서 언급했던 부디무드라에서도 일시품절된 상품을 기다림 끝에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쿠빵에서 산 건 가격만큼의 품질을 보여줬고 부디무드라에서 산 건 가격 값을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쁘기 때문에 한 번 더 사긴 했습니다.


돌돌나라는 말이 있죠. 돌고 돌아 나이키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브랜드니까 스포쓰 웨어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리고 때마침 당시에 나이키 요가 남자 라인이 생기기도 해서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구입했습니다. 가격이 좀 있어서 망설였지만, 결론적으로는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잘 마르고 잘 늘어나고. 너무 늘어나서 제 핸드폰인 아이폰 프로맥스를 주머니에 넣으면 주머니와 함께 아래로 축축 처지지만, 핸드폰은 손에 들면 되니까요.


샴푸도, 세제도, 음료수도, 볼펜심도, 케이블도, 배터리도, 케이스도 여분을 만들어놔야 안심하는 성격이라 처음 구매한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두 벌을 추가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현재는 판매하지 않는 상품입니다. 판매 중단 소식을 알게 된 후, 재고가 사라지기 전에 오픈마켓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네 벌 정도 추가 구매했습니다. 그때 이후로 영원히 사라지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이번에 검색해 보니 여전히 팔고 있네요. 필요하시면 오픈마켓에서 구매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CZ2209-010라는 코드명으로 검색하면 나옵니다. 혹시 재고가 이번에야 말로 모두 떨어질 수도 있으니 말한 김에 저도 하나 더 구입해야겠습니다.


교복을 찾아서 ~상의 편~

상의는 사실 하의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옷장을 열어서 아무 운동용 티셔츠를 꺼내서 좌우로 잡아당겨봐도 거진 잘 늘어납니다. 문외한이라 모르지만, 속건과 신축의 소재가 비슷한가 봐요. 저 역시 큰 불만 없이 이런저런 티셔츠를 입었지만, 그래도 개중에 나은 것이 있어서 교복으로 선택했습니다.


제가 산 건 이게 아니었는데, 모델이 바뀌었나 봐요.

만두카, 룰루레몬의 요가용 티셔츠도 사긴 했지만, 공통적인 문제점이 가격이 너무 몰상식하게 비쌉니다. 그런 걸 교복처럼 입고 다니면 옷을 상전 모시듯이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정보의 바다를 헤매다가 누군가 이 옷을 추천했습니다. 그 사람의 논지는, 스포쓰 웨어의 소재는 대부분 거기서 거기이고, 공장도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품질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싸고 질 좋은 H&M 거 사서 입어라. 그래서 그 말을 듣고 구입했습니다. 익명의 그분 말대로 싸고 질 좋아서 몇 벌을 더 구입하고 이후로도 열심히 입고 다녔으나, 옷이 참 찰랑찰랑 거립니다. 운동할 때 외에도 입고 다니고 싶은데 너무 찰랑거리고 반짝거리다 보니 평소에 입기에 꺼려진다는 아쉬움이 있어 다른 제품을 찾아봤습니다.


제가 처음 구입할 땐 이 이름이 아니었는데...


그래서 찾아본 게 무탠다드입니다. 무탠다드 스포쓰 내에서도 이런저런 다른 라인들을 하나씩 사보았는데, 그중 이 제품이 요가와 제일 어울렸습니다. 제가 처음 구입할 땐 이 이름이 아니었는데, 리뉴얼되면서 뭔가 조금씩 바뀌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평소에 입기에도 요가를 하며 입기에도 불편한 점이 없어서 교복으로 정착시켰습니다.


번외 ~요가 매트 추천~

매트도 이마트 표에서부터 만두카까지 이것저것 많이도 써봤지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가성비 - 가네샤

손발에 땀이 없다 - 만두카

손발에 땀 좀 있다 - 룰루레몬


마치며

혹시나 싶어서 말하지만, 클럽이나 사원처럼 요가원에 복장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편한 옷이라면 아무 옷이나 입어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수업을 하는, 수업을 받는 요가원들에서도 다양한 옷을 봅니다. 스웻팬츠를 입고도 불편하지 않게 요가하시는 분도 있고, 퇴근하시며 외투만 벗고 바로 매트 위로 올라오시는 분도 있습니다. 이게 불편하다 저게 불편하다 하는 것도 다 제가 모자란 탓입니다.


요가원도 헬스장처럼 유니폼과 수건 그리고 샤워실을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언젠가 요가원을 차린다면 그렇게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으나, 대다수의 요가원들이 그런 걸 제공하지 않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죠. 언젠가 재벌 2세가 된다면(1세는 요원합니다) 그런 시설을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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