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 (SKT NUGU) 개봉기 후기
누구(NUGU)는 SK텔레콤이 2016년 8월 31일 발표한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 서비스와 서비스 장치를 말합니다. 누구 디바이스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이 램프와 스피커가 결합되어 있는 형태이구요, 9월 1일부터 SK계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초기 준비 수량이 얼마나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문 폭주로 지금은 더 이상의 주문을 받지 않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도 9월 1일 오후에 주문을 했는데, 중간에 주말이 있기는 했지만 5일이 지난 후에 제품을 받아 봤습니다.
누구는 상당히 큰 택배 박스에 포장되어 배송이 되었는데요,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포장박스의 크기는 커터칼의 3배X1배 정도로 큽니다. 무게도 묵직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아마존 에코의 무게와 비슷했구요, 크기는 에코가 조금 더 크더군요.
제품의 구성은 위의 사진과 같습니다. 누구 본체가 있구요, 전원 아답타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 설명서와 멜론 90일 체험권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마존의 에코처럼 명령어 소개서가 들어 있었는데, 사진에서는 빠졌네요 ^^
누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어플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해야 합니다. 아이폰의 경우도 iOS 8.0 이상은 된다고 하구요, (아직까지는) 국내 앱스토어에서만 다운받을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스마트폰을 와이파이에 연결한 상태에서 누구 어플을 실행시킨 후, 디바이스에 있는 시리얼 번호를 입력하면 됩니다. 그러면, 스마트폰이 연결되어 있는 와이파이의 비밀번호를 입력하라고 나오는데요, 그걸 입력한 후 스마트폰의 와이파이 설정에서 'NUGU_시리얼번호' 형태의 SSID에 연결하면 모든 것이 끝납니다. (실제로 스마트폰과는 와이파이를 통해서 연결되는지 블루투스를 통해서 연결되는지 모르겠네요.)
누구를 와이파이에 연결한 후에는 누구를 통해서 이용할 서비스를 연결해야 합니다. 스마트폰 어플을 보면, 멜론 서비스 연결하기, 스마트홈 연결하기, 구글 캘린더 연결하기, 알람 및 긴급알림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개별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ID/PW를 입력하고 연결하기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아마존 에코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알렉사Alexa' 혹은 '아마존Amazon'이라는 스타트워드를 이용하는 것처럼, 누구는 '아리아'라는 스타트워드와 함께 음성명령을 하면 됩니다. 그 외에 '레베카', '크리스탈', '팅커벨' 같은 디바이스 이름을 이용할 수 있는데, 솔직히 좀 깹니다. 차라리 사용자가 디바이스 이름을 설정하도록 하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첫번째 음성명령은 '오늘 날씨는 어때?'였습니다. 그러자, 서울 중구 명동의 날씨를 알려주더군요. '용인 날씨는 어때?'라고 하니 용인 지역의 날씨를 알려줍니다. 그래서, 스마트폰 어플에서 지역을 리프레시 하니까 오늘 날씨를 물어도 제가 살고 있는 용인시 수지구의 날씨를 알려줍니다. 에코도 날씨를 물으면 시애틀 날씨를 알려줬던거 같은데, 비슷한 거 같습니다.
다음에는 멜론에서 음악을 플레이 해봤습니다. 치얼업(Cheer-Up)을 들려달라고 하니 트와이스TWICE의 치얼업을 들려주더군요. 노라존스의 음악을 들려달라고 했는데, 제대로 알아들었습니다. 영어 단어도 나름 잘 인식하는 것 같더군요. 음악을 플레이하는 중에 '아리아'라고 불러봤는데요, 그 소리도 잘 인식합니다. 하지만, 소리를 크게 작게 혹은 플레이를 중단하라는 명령어는 지정된 명령어만 인식하는 것 같았습니다. '스탑' '스톱'이라는 명령어는 안 먹히더군요.
이번에는 2~3미터 떨어진 곳에서 명령을 내려 봤습니다. 아리아라는 말은 잘 알아듣는데, 다른 명령어는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제가 한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며 미안하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검색 명령을 내려봤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누구지?'라는 질문에, 역시나 잘 이해하지 못했다며 미안하다고 합니다. 뭐 솔직히 알 필요도 없는 사람이라서 괜찮기는 했지만, 다른 여러 질문들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면 미안하다고 합니다.
다음으로는 구글 캘린더를 연결시킨 후 일정을 물어봤습니다. 대답을 잘 해줍니다. 에코의 경우 일반 질문에 대한 답변 목소리와 일정을 알려주는 목소리가 다른데, 누구는 동일합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누구의 목소리가 덜 기계적인 느낌입니다. 음악을 들려주는 스피커의 품질도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스마트 디바이스 제어도 해보고 싶었지만, 제가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없어서 이것은 테스트 해보지 못 했습니다.
클라우드 검색이 되지 않으니 솔직히 더 이상 할게 없어지더군요. 우리말을 인식한다는 것 외에 특별한 장점은 없어 보입니다. 솔직히 지금의 기능만으로는 할인가인 9만 9천원도 아깝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냥 5만원 내외의 무선 스피커 역할밖에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SKT 중심의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멜론뿐만 아니라 엠넷이나 벅스뮤직 같은 다른 음악 서비스도 연동시키고 다른 통신사 혹은 개별 디바이스 제조사의 스마트 디바이스를 연동해서 이용하도록 한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과거처럼 폐쇄적인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보다는 개방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능하면 많은 디바이스와 서비스가 연결되도록 하고 사용자의 이용 패턴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전략일 것 같습니다.
뭐 저처럼 테스트가 목적인 분들은 사셔도 무관하지만, 뭔가 제대로 이용하려고 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에코 사셔서 영어 공부하시는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10월 31일까지 9만 9천원이고 12월 말까지는 14만 9천원, 그 이후에는 24만 9천원에 판매한다고 하는데요, 14만 9천원으로 올리는 순간 누구는 망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