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국, 일본 등의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모습을 보고..
지난 주말까지 10일 정도 가족과 함께 파리와 런던 그리고 인근 지역을 여행하고 왔다. 그곳을 여행하면서 내가 가장 우려가 되었던 것은 코로나로 인한 동양인에 대한 우려의 눈길이나 생각지도 못한 폭력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나라 확진자수가 폭증을 한 것이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이러한 우리의 상황에 현지인들은 무관심한 모습이었지만, 우리 가족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아무런 일도 없었고 현지인들의 수많은 친절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의 여행은 마스크 없이 편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귀국 후가 걱정됐다. 출발전 확진자가 30명 정도였는데 귀국 후는 3000명이 훨씬 넘어섰으니.. 그래서 여행 중 약국 마크가 보이면 들어가서 마스크를 찾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재고가 없다고 하고 있는 경우도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쌌다. (낱개 포장도 안 된 것이 개당 4유로 이상)
우리나라에서 그랬던 것처럼 중국인들이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마스크를 싹쓸이해갔고 그나마 유통되던 것들도 아시아 관광객들이 다 사갔기 때문이란다.
우리 가족을 걱정스럽게 했던 또 다른 것은 기침을 해대는 수많은 현지인들.. 우리는 눈치가 보여서 지하철을 타거나 실내에 들어갈 때는 기침을 하지 않으려 조심했지만, 현지인들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아침 지하철에서는 기침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런던에서 라이언킹 공연을 볼 때는 기침 소리에 신경이 쓰여 공연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서 우리 가족들은 아무런 증상도 없지만 귀국 후 2주 정도 자발적인 자가격리를 하기로 했다. 괜히 지역사회에 민폐를 끼칠 수는 없으니..
그런데 지난 주 들려오는 현지 소식은 우울하기만 하다. 코로나 확진자수가 폭증을 하고 있고 (특히 프랑스는 사망자도 9명이나..)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난리가 났다는 소식이.. 정말 난리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어제도 우려의 글을 올렸지만, 다음주에는 유럽, 미국, 일본 등지의 확진자 숫자가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 같다. 우리는 신천지라는 돌발변수가 있었음에도 과도할 정도로 마스크로 잘 쓰고 나름 사회적 거리두기도 잘 실천하고 있지만, 그들이 지금의 우리 수준으로 생활 방식을 바꾸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이 확진자 숫자가 급증할 것 같다.
코로나의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및 심리적인 불안감으로 경제 침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 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라 생각한다. 나도 3월의 모든 강의가 취소(학교는 온라인으로 2주치 진행)되는 등 적지 않은 여파가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가장 단기간에 해쳐나가는 방법은 전세계가 동시에 셧다운을 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생각이라는 것은 잘 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객관적으로 상황을 인지하지 않으려 하고 있고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섣부르다는 지적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심정으로 동시다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한 이 사태는 단기간에 진정되기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배려와 격려의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