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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학용 Mar 14. 2021

아마존의 홈서비스 로봇 베스타(Vesta)

과연 2021년에는 출시될 수 있을까?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는 로봇광으로도 유명합니다. 2012년 물류창고용 로봇인 키바(Kiva)를 제작하는 키바 시스템을 인수한 바 있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MARS(Machine Learning, Automation, Robotics and Space)라는 컨퍼런스에 참가하거나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MARS 2018에 참가해서는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인 '스팟미니(Spot Mini)'와 함께 산책을 하기도 했구요, 2018년 7월 말에는 자신의 집에서 발견했다며 아마존 에코 스피커가 파란색 테이프로 로봇청소기인 iRobot의 Roomba에 부착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제프 베조스가 자신의 집에서 발견했다는 에코가 부착된 로봇 청소기


베스타, 홈서비스 로봇의 개발


이런 로봇에 대한 관심은 홈서비스 로봇의 개발로 이어집니다. 에코가 부착된 로봇 청소기 사진을 공개하기 서너 달 전부터 이미 언론에서는 아마존이 가정용 로봇(홈서비스 로봇 혹은 Domestic Robot이라 부름)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존의 홈서비스 로봇 개발 프로젝트는 베스타(Vesta)라는 코드 네임으로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어서 그다지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은데요, 최근 Business Insider에서 내부자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기사를 소개하면서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들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베스타 프로젝트에는 무려 800명이 넘는 직원들이 관여하고 있고 거의 마지막 프로토타입 단계에 들어서면서 관련 인력들이 더 충원되고 있다고 합니다. 베스타 로봇은 아마존의 개인 디바이스 개발 조직인 Lab 126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Lab 126은 전자책 리더인 킨들,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 그리고 음성인식 서비스인 알렉사 등을 개발한 조직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동성이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뒤따르는지 홈서비스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한지 3년이 훨씬 지났지만 출시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아마존에 1조7천억 달러의 손실을 안겨줬던 파이어폰과 같은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스러운 전망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파이어폰이 잘 팔릴 것으로 대량으로 생산해 놓았던 탓에 손실이 컸던 만큼 홈서비스 로봇은 실패하더라도 그렇게 큰 손실을 가져다 주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예상되는 베스타 로봇의 모습은? 


그렇다면 아마존이 개발하고 있다는 홈서비스 로봇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해당 프로젝트에 관한 자료를 입수해서 분석했고 6명의 관련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이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일단 로봇의 크기는 폭이 약 25~33cm(10~13인치) 정도 되고 높이가 85~90cm 정도(성인의 허리 높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카메라가 부착된 접이식 팔이 부착되어 있고, 그 외에도 사용자와 소통하기 위한 스크린과 마이크, 그리고 여러 개의 카메라가 부착되어 있다고 합니다. 평상시의 높이가 성인 허리 정도가 되는 것인지 아니면 접이식 팔을 펼쳤을 때가 그런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 로봇은 에코가 부착된 로봇 청소기처럼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음성명령으로 제어되고 다른 스마트 기기들을 제어할 것으로 보입니다. 로봇에는 집 안의 온도, 습도, 공기상태를 알려줄 수 있는 플러그인이나 위젯이 추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구요, 이런 센서 데이터와 컴퓨터 비전 기술을 결합하여 화재 감지나 가정내 보안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컴퓨터 비전 기술과 카메라가 부착된 접이식 팔은 집 안의 다양한 사물을 확인하고 집주인에게 그 상태를 알려주는 용도로도 활용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집 안에 놓고 나온 열쇠나 지갑을 확인한다거나 창문이나 방문이 열려 있는 것을 확인하는 용도로도 이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디자인은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으며, 심지어는 출시를 포기할 수도 있을 거라고 합니다. 


CES 2021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봇케어(Bot Care)와 봇핸디(Bot Handy)


이런 내용들로 미루어 봤을 때, 베스타 로봇의 모습은 CES 2021에서 삼성전자가 소개한 홈서비스 로봇인 로봇 케어와 로봇 핸디를 결합한 형태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종적인 모습은 나와봐야 알겠죠 ^^;


아마존이 홈서비스 로봇을 개발하려는 이유는?


그렇다면, 아마존은 왜 홈서비스 로봇을 개발하려 하는 걸까요? 그 답은 너무나도 명확합니다. 바로 스마트홈 서비스를 하기 위함이죠. 베스타(Vesta)라는 코드 네임 역시 가정(Hearth)의 신인 베스타에서 따온 것임을 생각한다면 이는 더욱 분명해지죠. 


로마신화에 나오는 가정(Hearth)의 여신인 Vesta


사실 아마존은 미국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3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회사구요 가장 많은 스마트홈 디바이스를 판매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홈 서비스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오래 전부터 아마존 대시 완드(Dash Wand)와 같은 장치를 출시하기도 했고, 2015년부터는 다양한 버전의 에코 스피커를 출시해 오고 있습니다. eMarketer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가정의 70%는 아마존의 에코 스피커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화면이 회전하는 스마트 스크린 형태의 에코 스피커를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음성명령이 들리는 방향으로 화면을 회전하는 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사실, 여기에 이동성과 로봇 팔만 추가가 된다면 베스타의 기본적인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집 안을 날아다니며 모바일 감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니 드론인 Always Home Cam을 출시한 적도 있습니다. 수년에 걸쳐 주방과 침실로 자신들의 도달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동성이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입니다. 


베스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인터뷰한 6명의 익명 제보자 중의 한 명은 현재 개발 중인 홈서비스 로봇은 또 다른 파이어폰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베스타 공급 업체 중 하나를 중국에서 멕시코로 옮기는 과정에서 일정이 더욱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네요. 개발이 지연되는 것도 문제지만, 다른 개인용 디바이스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싸서 보급에 어려움을 겪거나 혹은 보급을 위해 가격을 인하함으로써 아마존에 커다란 손실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파이어폰처럼 아마존에 큰 손실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너무나 많은 수량을 생산한 후 제대로 판매가 되지 않아 손실을 키웠던 파이어폰과는 달리 홈서비스 로봇은 초대 전용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은 2019년에 새롭게 선보이는 제품들 중에서 실패 위험이 큰 제품들, 예를 들면 Echo Auto나 피트니스 밴드인 Halo 같은 제품들은 초대 전용으로 제품을 생산 판매함으로써 제고에 대한 우려를 덜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화면이 회전하는 에코 쇼


문제는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홈서비스 로봇을 구매하느냐일 것입니다. 이미 미국 가정의 70%가 에코 스피커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기능이 제한적인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는데 적극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집안에서 움직이는 로봇이라는 신비로움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우려 때문인지, 아마존 내부에서는 해당 로봇을 홈오피스용 모바일 회의 플랫폼 등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을 고려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즉, 재택 근무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 개인 소비자들보다 지불여력이 있는 업무용 혹은 기업용 서비스 로봇으로 판매하면서 초기 시장을 확보하려는 것이죠. 여러분들이라면 이런 로봇의 가격이 얼마 정도 되면 구입하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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